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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결국은 진해가 두 동강 나고 마는가?

by 장복산1 2011. 11. 2.

갈등하는 대한민국

지금 대한민국은 여와 야가 갈등하고 진보와 보수가 갈등하는 일반적인 정치적 갈등의 한계를 넘었다. 갈등의 폭은 아주 구체적으로 분화하고 사사건건 갈등하는 형국이다. 촛불집회로 시작한 국민적 욕구가 분출하면서 국가의 지도를 바꿀 4대강 개발문제가 국민적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자본주의사회의 구조적 모순으로 양산한 비정규직 문제는 희망버스로 갈등하고 있다.


정부는 서로 다른 국민들의 주장을 국가적 어젠다(agenda)로 다루어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할 능력을 이미 잃어버린 상황이다. 국민들이 대통령이 하는 말을 믿지 못하고 국회의원이 하는 말을 믿지 못하는 세상이다. 창원시민이 시장의 말을 믿지 못하고 있다.  창원시의회 의원들은 통합청사 소재지 선정을 놓고 마산, 진해,  창원 시의원들 간에 갈등이 본격적으로 분출되고 있다.   

 

국민의 대표를 자처하는 의원들이 몸싸움하는 추한 장면들을 이제는 국회에서 뿐 아니라 지방의회에서도 거침없이 연출하는 세상이다. 무엇이 갈등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었는지 고민할 시점이다.

 

나는 얼마 전 TED Conferences에서 웹에 영향력 있는 인물25인 중의 한 명인 클레이 셔키 교수의 동영상 강의를 들었던 기억 속에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시대적 변화를 이야기하던 한 대목이 생각난다.


‘나 꼼수’가 주목받는 세상

지난 2008년 5월 중국 사천성 지역에는 진도 7,9짜리의 끔찍한 지진이 일어나 넓은 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그런데 이 지진은 발생하던 그 순간 보도되었다. 사람들이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네고, 무너진 건물의 사진을 찍었다. 건물의 흔들리는 동영상을 녹화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사진과 동영상들은 중국  최대의 인터넷사이트 QQ에 업로드 되었다. 사천성 주민들이 트위터로 말하면서 지진이 일어나는 중에 뉴스가 보도되게 되었다.


중국에서 그 정도 지진이 일어났던 지난번에는 그런 일이 발생했다고 시인하기까지 3개월이 걸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진이 일어나는 순간에 전 세계의 사람들이 이 뉴스를 듣고 있었다. BBC는 트위터를 통해서 중국의 지진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트위터에서 지진의 존재가 알려지게 된 것은 미국의 지질조사국이 온라인에 보고서를 올리는 것보다도 수분 전 이었다.


클레이 셔키 교수의 강의가 이제는 정부의 정보독점시대는 끝이 났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부는 계속 국민을 속이려는 ‘꼼수’를 쓰고 있다는 생각이다. ‘꼼수’를 국어사전은 쩨쩨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원래 꼼수란 사전적 의미보다도  더 쩨쩨하고 치졸한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다.

 

‘꼼수’는 상대방도 내용을 다 아는 빤한 사실을 상대의 순간적 방심이나 판단착오를 이용하여 속이려는 속셈이다. 그러니 자연히 상대의 눈치를 살살 살피며, 한 없이 비굴하고 쩨쩨하게 행동하게 된다. 빤한 거짓말을 하는 사람에게는 괜스레 짜증도 나고 갈등하게 되고, 어쩌다 꼼수가 들키기라도 할라치면 낭패를 당하기 마련이다.


꼼수로 보이는 창원시 행정

나는 지자체 통합과정에서 통준위가 의결한 진해육대부지와 마산공설운동장을 통합청사부지 1순위로 정한 사실을 교묘한 방법으로 피해가려는 창원시 행정의 꼼수가 보인다. 부지선정 용역을 1년이 넘게 잡는 이유도 알 수 없지만 행안부 지침을 핑계로 현창원시청의 리모델링 안을 슬며시 끼워 넣는 심사도 알 길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 뿐이 아니다 한나라당 안홍준(경남 마산을) 의원이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합의 사항으로 청사는 마산에 와야 한다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박완수 창원시장이 균형발전 차원에서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있다는 발언까지 나오면서 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박완수 창원시장이 의회의 결정이 있다면 청사 소재지 용역을 앞당길 수도 있다고 했다. 이는 자신의 책임회피를 위해서 용역기간을 1년이 넘도록 잡은 ‘꼼수’라는 사실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은 진해가 두 동강 나는가?

나는 진해, 마산, 창원이 지자체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민투표를 거치지 않는 불법부당한 지자체통합 반대운동을 한 사람이다. 진해는 마산, 창원과 장복산이라는 거대한 가림막이 있는 지리적 여건으로 불리한 문제도 있다.

 

그리나 더 큰 문제는 이미 정부에서 추진 중인 지방행정체제개편 내용이 광역자치단체인 도와 광역시를 해체하고 단층 지배구조라는 큰 틀을 짜고 있었기 때문이다.


광역자치단체인 도와 광역시가 해체되는 지방행정체제개편의 구조라면 진해는 당연히 해안선을 따라 진해, 부산신항과 함께 부산 일부지역이나 김해와 통합을 하는 것이 지리적 여건이나 경제적 효과 면에서도 최선의 방안이라는 생각은 누구나 하기 마련이다. 이미 진해 용원지역은 주민들의 생활권이 부산 사하구로 편입 된지가 오래다.


그뿐이 아니다.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는 이미 전국을 23개 지방청으로 광역자치단체를 개편하는 안을 준비하고 추진하는 중이다. 창원지방청은 의창구 동면과 대산면을 진영시로 편입하고 진해 웅동 2동을 김해시로 편입해서 8개의 기초자치단체로 편성하는 것으로 지도를 그리고 있다.


창원지방청은 창원시, 밀양시, 통영시, 거제시, 진영시, 창녕군, 함안군, 고성군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지방청에는 양산시와 김해시가 포함되면서 자연스럽게 진해, 부산 신항은 부산 신항이 되고 결국은 진해가 두 동강 나는 것은 빤하게 보이는 정부의 ‘꼼수’라는 생각이다.


경상남도가 해체되면 현 도청청사를 창원지방청 청사로 사용해야하는 것도 빤한 ‘꼼수’다. 창원시 의원들은 괜스레 몸싸움까지 하며 창원시민들을 더 이상 피곤하게 만들지 말았으면 좋겠다.


차라리 클레이 셔키 교수의 동영상 강의나 보고 들으면서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나 알았으면 좋겠다. 이제 국민들은 서로로부터 단절되어있지 않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이제 모든 정보는 국민들이 서로 공유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왜냐하면 이제는 정치프로들보다 아마추어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온라인의 발전으로 네트워크의 크기, 네트워크의 복잡성은 사실 참여자 숫자의 제곱으로 늘어나고 있는 세상이다. ‘꼼수’는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세상이라는 사실을 정부가 알아야 갈등하는 대한민국은 제 자리를 찾을 것이다. 진해가 두 동강 난다는 사실은 이제 진해의 정체성은 완전히 살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를 만나다.

클레이 셔키 교수의 강의는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만날 수 있습니다.

 Clay Shirky: How social media can make history | Video on TE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