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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나는 왜 야(野)측에 서 있는가?

by 장복산1 2013. 2. 18.

지역 모 일간신문의 편집국장은 어쩌다 나를 만나면 나를 “멀티인간”이라고 표현합니다. 멀티(multi)란 영어로 「많은」 「다양한」 「다수의」의 뜻으로 표현합니다. 쉽게 말하면 좀 복잡한 인간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내가 60년 넘게 세상을 살면서 흔히 말하는 골통보수로 세상을 살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시민운동을 한답시고 여기저기 시비를 걸면서 사사건건 트집이나 잡는 것 같은 모습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생각해도 내가 언제부터 왜 이렇게 변했는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대한민국은 누구에게나 거주이전의 자유가 있는 사회입니다. 내가 진해에 살다가 내일이라도 창원으로 이사를 가면 창원사람이 되고 서울로 이사를 가면 서울 사람이 됩니다. 그런데 진해, 마산, 창원이 통합이 되건 지방자치가 어떻게 운영을 하건 내가 나서야할 이유가 없습니다.


마치 내가 혼자서 진해를 사랑하는 것 같이 행동하고 진해사람들을 대표하는 것 같이 나서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내가 나선다고 세상이 당장 바뀌는 것도 아니고 내가 나서지 않아도 세상은 나름으로 바뀌고 변화하게 되어 있습니다. 마치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식으로 나서서 정치인들이나 공직자들에게 원칙을 따지고 상식을 따진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모릅니다.


어쩌다 가깝게 지내던 오래된 지인들을 만나면 나를 위로 한다고 하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래도 이 선생 같이 바른 말을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뒤 돌아서서 하는 이야기들은 나를 고집불통이라고 하거나 타협의 여지가 없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하기가 쉽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거주이전의 자유가 있는 것 같이 정치나 종교적 자유도 보장되는 것이 대한민국입니다. 내가 내일이라도 새누리당에 입당신청을 해도 북한 노동당 같이 나의 당성을 심사받거나 입당을 거절당할 특별한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나에게 어떤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면 입 다물고 조용히 좋은 것이 좋다고 사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고 삶의 지혜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내가 야당(野黨)에 입당한 사실도 없습니다. 그러나 나는 항상 내가 야(野)측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진해지역의 모 시의원은 나에게 여권의 정치인들이나 공직사회에서 잘하는 것도 잘한다는 칭찬을 하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나는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이나 국민의 세금으로 급료를 지급하는 공직자들이 국민을 위해서 모두가 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당연한 일을 하는 것을 칭찬한다는 것은 좀 이상하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러나 국민을 대표한 정치인들이나 공직자들이 잘못하는 일을 지적이나 비평하는 것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 내가 해야 할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항상 정치권이나 공직자들을 칭찬하기 보다는 잘못을 지적하거나 비판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나는 항상 여()측보다는 야()측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공직사회에서 하는 일들을 비판하는 것이 반복되다보니 언제부터인가 내 스스로가 공직사회와 적대적관계가 성립하는 느낌마저 느끼고 있습니다. 지역 정치인들도 나를 그렇게 만들고 있는지 모릅니다. 똑 같은 상황도 서로가 다르게 바라보고 다르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세상은 항상 찬성하는 의견이 있으면 반대하는 의견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지역 정치인들은 마치 내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무슨 이유로 지역 시민단체들이 야당의원들이나 야권 정치인들과는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여권의원들이나 정치인들과는 대회조차 하기가 어려운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야당을 특별히 지지하거나 야권에 입당한 사실도 없지만 내가 항상 야(野)측에 서 있는 모습으로 비취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나는 진해사람이고 진해 사는 지역주민입니다. 진해지역 새누리당 시의원, 도의원, 국회의원들은 진해지역 주민들의 의사결정권을 위임 받은 주민대표들입니다. 지역주민이 지역주민 대표를 만나고 토론하고 협의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내편이 아니면 적이라고 편 가르기를 하는 지역정치권의 인식이나 시민운동 하는 사람이 여권정치인들을 만나면 “사쿠라”로 매도되는 문제는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찬성과 반대가 공존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입니다. 찬성만 강제하거나 반대만 고집하는 세상은 갈등만 있습니다. 나는 머리에 띠 두르고 대모 하는 사람들을 이유 없이 증오하고 비판하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들이 머리에 띠를 두르고 대모를 하도록 소통하지 못하고 원칙과 상식마저 무시하는 정치권과 공직사회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내가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멀티인간이 되어 야()측에 서 있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