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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의 大陸記行 [4]

장복산1 2006. 12. 5. 14:11

 

           ---2006년 11월 27일 (월/밤)

 

저녁식사 치고는 좀 늦은 시간에 ~

단동의 압록강변에 위치한 북한식당 송도원에 도착하였다.

단동은 T.V 에서 자주 보아온 탓도 있겠지만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접하여 북한무역이 가장 활발한 도시라는 생각이 나를 더욱 흥분시키고 있었다.

식당에 도착하기 전에 현지 가이드인 황금호가 일러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북한식당이나 종업원들에 대한 궁굼증과 호기심이 더 하면서 서둘러 차에서 내렸다.

 

단동에있는 북한식당은 국가에서 직접 운영하는 직영식당도 있고

개인이 운영하거나 중국인이 운영하는 한중 혼합형 식당도 있다는 설명이다.

오늘 저녁식사를 예약한 송도원은 북한 직영식당이며 내일 점심은 북한직영식당으로

운영하다가 운영난으로 중국인이 인수를 한 한,중 혼합형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예약을 하였다는 설명이다.  

 

 

         < 입구에 인공기가 꽃혀있는 "송도원" 북한식당앞에서 현기휘 새마을금고 이사장과 함께 >

 

입구에 인공기가 꽃혀있는 <송도원>이라는 북한식당을 들어 서면서

이상한 호기심과 흥분이 내 가슴을 바쁘게 노크하면서 나는 무척 설례이고 있었다.

그리 커 보이지 않는 한 3~40여 평의 아늑한 분위기의 식당안에는

중국인으로 보이는 손님들이 이미 서너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우리 일행이 6명씩 세개의 테이불을 더 찾이하자 식당은 꽊~차버리고 말았다.

우리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며 음식을 나르는 종업원들이 유난히도 예뻐 보인다.

가이드의 이야기로는 여기 종업원들은 북한에서 최소한 대학을 나오고

한가지 이상의 특기를 가지고 있는 고급인력들을 선발하여 2년을 주기로

교체하며 근무를 한다는 설명이다.

처음에는 무척 어색하고 조심스러웠으나 이제는 종업원들의 태도도 세련되고

자연스러워졌으며 함께 사진도 찍고 농담도 하면서 자유스러운 분위기를 유지한단다.

 

북한식당에서 나오는 음식은 대체로 깔끔하고 정갈해 보였다.

특별히 쓰락지 된장국이 입맛을 당기면서 북한산 특주라는 <들쑥주>를

테이불마다 한병씩 주문을 하는 바람에 연속 서너잔을 마시며 기분이 좋았다.

누군가 무심결에 써빙하는 종업원에게 "Thank You~!!" 를 하자

"좋은 우리말 두고 왜 영국 말을 사용하십니까.?" 하는게 아닌가..?

ㅎㅎㅎ

 

저녁식사가 끝날 무렵이 되자

이제까지 써빙을 하던 종업원들이 작으마한 무대에서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드럼과 키타 마이크가 준비된 식당 전면의 벽면에 커텐을 드리운 간이무대에서

<반갑습니다> 라는 북한가요를 시작으로 고향의봄 노래가 식당에 울려 퍼지며

모든시선들이 공연석을 향하여 박수를 치며 호응하고 있었다.

 

한국노래를 부를 때는 우리 일행이 따라 부르며 박수를 치는가 하면

중국 노래가 연주될라치면 중국인들이 경쟁적으로 따라부르며 박수를 치면서

한국노래와 중국노래가 몆번을 번갈라 가며 장내를 흥분시키고 여기 저기서는

카메라 후레쉬가 터지면서 장내는 어수선해져 있었다.

 

 

    < 연주가 진행되는 북한식당에서 이정치 번영회 회장과 포즈를 취해 보았다. >

 

내 나이가 60이 되도록 인공기가 꽃혀있고 북한사람들을 지근에서 만나며

그들이 제공하는 술과 음식을 먹어 보기는 처음이라는 생각이다.

그만큼 우리는 같은 민족이지만 길고도 먼 세월을 떨어져서

각기 다른 문화와 다른 사회에서 다른 습성들을 익히며 살아왔다는 사실이 아닌가..?

너무도 자연스러운 Thank You~!! 라는 말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북한식당 <송도원> 종업원의 행동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이 간다.

 

식당을 나서자 주변은 캄캄한 밤이었고 ~

가로등과 건물들에서 세어 나오는 불빛들만 주위를 감싸고있었다.

불빛이 휘황찰란한 이쪽은 중국의 단동이고 캄캄한 저편이 북한의 신의주라는데

양 국경을 이어주는 다리까지도 반쪽은 불을 밝히고 반쪽은 어둠에 쌓여 있었다.

 

           ---2006년 11월 28일 (화)

 

단동역이 내려다 보이는 <홍원대주점>이라는 호텔에서 하루밤을 묵고

아침일찍 일어나 나 혼자 카메라를 메고 단동역을 구경하기로 했다.

단동역 광장은 한참을 걸어갈 만큼 넓은광장에 모택동 동상이 우뚝 서 있었다.

중국은 유난히 광장이 많이 눈에 띄는데...도심 어디에나 <중산공원>이라는 광장이 있고

중산공원은 우리에게 "손문" (孫文)으로 알려진 "손중산"(孫中山)을 기념하는 공원이란다.

 

공원마다 우뚝 선 모택동의 동상은 항상 오른손을 들고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는데

어느 도시에서나 그가 가리키는 손의 끝은 북경을 향하고 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다.

 

압록강변을 유람하기 위하여 버스에 올라 차창을 보니

부부인듯 한 늙은 중국인 두명이 한글로 쓴 북한산 담배같은

붉은색 담배를 자전거에 실고와서 우리 일행에게 천원짜리 지패와 함께 내밀며 흔든다.

처음에는 담배 두갑과 천원지페를 흔들다가는 별로 관심을 표하지 않자

이내 10갑이 든 담배 한보루와 천원짜리 지페를 함께 흔들어 데는 것으로 보아

두갑에 천원하는 시세인데 한보루에 천원에 바겐세일을 하겠다는 이야기인 모양이다. 

 

우리 일행이 모두 차에 오를 때 까지 그 늙은 중국인 두사람은

단돈 천원의 매출도 올리지 못하고 우리돈 천원짜리 지페를 정성스레

투명 셀로판종이 봉투에 담는 모습을 보면서 중국의 현실을 보는 듯 하였다. 

 

갑작이 어느 T.V 프로에서 들은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우리 기업인과 중국 기업인이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우리 기업인은 중국 기업인에게 "당신 나라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가 맞나요..?"

하는 질문을 하게되고,  반대로 중국 기업인은 우리 기업인에게

"당신 나라 한국은 시장경제를 운영하는 자본주의국가가 맞나요..?" 하는

질문들을 서로 하게 된다는 에피소드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만큼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를 표방하지만 시장경제에 익숙 해 있고

기업활동이 자유로우며 빈부의 격차가 심하고,  반대로 우리나라는 시장경제를

운영하는 자본주의 국가이지만 정부의 규제와 통제가 심하다는 이야기인 모양이다. 

 

오늘 아침 우리가 탄 버스의 차창 밖에서

우리 돈 천원짜리 지페를 고이 접어 투명셀로판지 봉투에 담는

늙은 중국인의 모습과 드넓은 대지에 중국의 발전을 상징하듯 솟아 오르는

높고 고급스러운 도심의 빌딩숲들은 묘한 대조를 이루면서 내 뇌리를 스친다.  

 

   < 단동역앞 중산광장에 둥근 조형물과 모택동 동상이 대조를 이루고 서있다.>  

 

입록강변에서 유람선에 올라 강 중앙을 국경으로 설정한

중국과 북한의 국영을 유람하며 북한의 신의주 쪽을 관찰하고 있었다.   

유람선은 단동편의 압록강 반쪽을 한바퀴 돌면서 중국과 북한을 열결하는

다리 아래를 지나 북한을 가장 가까이서 관찰 할 수 있는 지점까지 운행하고 있었다.

캄캄한 밤에 불빛만 관찰하던 어제밤 모습과는 또다른 모습이 시야에 들어 온다. 

유람선 관광이 끝나고 중국과 북한을 잊는 두개의 다리 중 하나는 현제도 사용을 하고

또 다른 하나의 다리는 6,25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다리의 반이 무너지면서 중국쪽만

도보관광이 가능하다면서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중국과 북한을 이어주는 다리를 압록강 철교라고 하고 반쪽만 남아있는 다리를  압록강

단교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런데 ~ 그토록 철저하리만치 압록강 이쪽과 저쪽이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동토의 땅으로 변해버린 북녁하늘을 보면서 T.V 에서 보던 모습과는 또 다른 감정이

전신을 타고 흐른다.

신의주쪽 압록강변은 시가지가 아니고 조선소가 있다가 요즘은 페쇄되었다고 하지만 ~

시커먼 강변에 가끔씩 눈에보이는 페선들이 덩그러니 모래사장에 올라와 있는 모습을

이리저리 구경을 하면서 카메라 셧터를 누르는 모습들은 마치 동물원 숲속에 숨어있는

이상한 동물들을 찾아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카메라 셧터를 누르는 모습과도 같았다.

 

세기의 구경거리로 변해버린 북한의 압록강변을 바라보면서

그들이 우리의 동포며 우리와 같은 한 민족이라는 사실에 만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 압록강 철교와 압록강 단교가 멀리 배경으로 보인다.>

 

 

      < 압록강변에서 중국의 단동쪽을 향하여 잡은 카메라 엥글이다. >

 

 

      < 압록강변에서 북한 신의주쪽을 향해서 잡은 카메라 엥글이다.>

  

이어서 북한과 무역을 하기위해서 장이 선다는 북한무역시장 상가를 방문하였다.      

높고 큰 입구를 지나자 2층으로 연결된 계단을 올라 2층 상가를 돌아 보았지만

너무도 썰렁하고 자주 비어있는 점포들로 보아 거래가 활발한 상가는 아니라는 예감이다.

북한식당을 중국인이 인수하여 운영한다는 또다른 북한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는

이네 심양을 향하여 달리는 차창에는 이제까지 보던 풍경과 다른 높고 깊은 산맥들이 

달리는 차창을 가리고 있었다.

아마도 여기가 백두산 줄기가 내려앉는 길목인 듯 싶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