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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zzy 선풍기

장복산1 2005. 11. 2. 15:58

 

이 글도 1996년도에 쓴 조금은 오래된 글이다...

당시 지방에서 발행하던
경남신문사 편집부국장의 천거로
<촉석루> 라는 코너를 여섯명이 한달을 쓰기로 했는데...
내가 써야할 원고는 일주일에 한번씩 네번만 쓰면 된다는 생각으로~
별 생각도 움씨~ 그냥 덜렁 대답을 하고는 어찌나 혼이났던지..
지금 생각해고 끔찍허다는 생각이 드는 글이다.

생각 같아서는
일주일에 단상으로 한편정도씩 쓰는거야~ 하고 생각 했는데~
글이라는 거이 그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때 절실하게 깨달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허다.~

어쩌다 글쓰는 작업이 잘 풀릴 때면 ~
수~울 술 한 2~30분이면 원고지 4~5매정도 쓰는거야 별 문제도 아니지만.~~
처음 글을 쓰겠다는 생각으로 글쓰기를 시작하기가 그렇게 힘들었던 기억이다.~
항상 마감시간이 다 되어서...
편집부 직원이나 문화부장의 독촉 전화를 받고서야
컴퓨터 앞에 앉아서 고민을 하던 그 시절이 새롭게 기억에 떠오른다.~

그런 저런 의미가 더해지면서
나에게는 그런데로 소중한 글이라는 생각에
책상서랍을 뒤져보았지만~ 신문 스크랩은 움꼬~ 얼룩진 원고지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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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zzy 선풍기 >

우리 집에는 조금 오래된 선풍기가 한대 있는데
날개가 있는 중심축에 "Fizzy"라는 영문 글자가 선명하다.

컴퓨터 용어사전을 찾아보니
Fuzzy Logic 이란 컴퓨터의 논리회로를 결정적인 것이 아니라
확률을 포함하는 비 결정적인 것으로 하는 기술...이라고 기술 하면서

이는 주로 인공지능에서 인간의 두뇌구조를 흉내낸 신경망 (Neural Network)의
연구에서 파생된 것으로 결정적인 구조보다
인간의 사고를 흉내 내는데 더 적합하다,고 하였다.

보통의 선풍기는 산들바람, 약한바람, 강한바람 정도의
바람세기를 조정하는 단추가 있는데...
우리집 낡은 선풍기는 인공지능이라는 단추가 하나 더 있었다.

무심코 써 오던 선풍기지만 오늘 따라 유난히 "Fuzzy" 라는
녹색 글자에 신경이 가는지라~
인공지능 보턴을 누르고 세심히 관찰하여 보았다.

그러나 바람의 세기가 변하는 모양을
서너차레 체크하던 나는 금세 실망하고 말았다.~

인공지능이란 인간의 사고를 흉내 낸다고 하였는데
단순히 바람의 강,약을 정해진 순서데로 반복할 따름이지
인간의 사고나 생각하고는 딴판이라는 판단이
나를 실망하게 하였던 것이다.

사람이 더워서 부채질하는 모습을 연상 해 보면
몹시 더울 때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신경질적으로 분주하게 손을 좌우로 흔들게 마련이고
조금 더위가 식으면 부채가 움직이는 속도가 여유를 갖게 마련이다.

그런데...
인공지능이라는 우리집 선풍기는
내가 더운것 시원한것은 개의치 않고
최초에 설계된 프로그램에 따라 제 혼자서 움직인다.~

내 친구 중에 천하에 바보같은 석두라고 매번 핀잔만 들어도
너털웃음을 웃는 진짜 바보같은 친구가 있는데.~

오늘은 왠지 그 친구가 유난히 소중 해 보인다.~

천하에 머리좋은 사람들이 설계한 인공지능 선풍기도
바보같은 내 친구만큼 내 마음을 몰라주니
바보같은 친구만도 못하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 따라~
아무리 바보같은 사람이라도
인간은 존엄하고 소중하다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내 가슴에 와 닫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는 그 친구에게 바보같은 석두라는 말을
다시는 함부로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생각하는 사고와
삶의 방식이 다를 따름인데...
나만 생각하고, ~
내 입장만 주장하고,
상대의 입장은 생각 할 줄 모르는
어리석음은 더이상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물질만능주의가 판을 치는 세상이지만
인간의 편의를 위하여 만들어진 물질에
우리 인간이 스스로 얽메이는
그런 세상은 되자 말았으면..~~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아무리 소중한 물질이라도
인간만큼은 소중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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