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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의 신문기고문

[경남도민일보]주민투표 반대하는 배학술 의원에게

by 장복산1 2009. 12. 2.

 [기고]주민투표 반대하는 배학술 시의원에게

2009년 11월 30일 (월) 이춘모 집행위원장 webmaster@idomin.com
시민이 선출한 시의원은 독립된 의결기관이다. 시민 스스로 의결권을 위임하였기 때문에 의원이 의회에서 공개 발언한 내용은 존중하고 보호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의원이 자신의 소신을 주장하는 소신발언과 논리나 상식도 없는 발언은 자유와 방종이 구분되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로 시민은 사실 관계를 따져보고 판단할 권리가 있다.

우리는 조선 고종 때 총리대신으로 정부의 전권위원이 되어 한일합병조약을 체결한 이완용(李完用)을 매국노(賣國奴)라고 부르며 함께 을사늑약 체결에 가담한 외부대신 박제순, 내부대신 이지용, 군부대신 이근택, 학부대신 이완용, 농상공부대신 권중현을 을사오적(乙巳五賊) 이라고 부른다.

나는 최근 지역에서 일어나는 '행정구역자율통합'이라는 해괴한 일들이 어쩌면 과거 한일간에 체결했던 을사늑약의 재판같이 진행되는 것 같은 생각에 온몸에 소름이 끼친다.

국제법에도 없는 한일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을사늑약은 우리의 외교권을 찬탈하는 것으로 '행정구역 통합' 역시 법에도 없는 '자율통합'이라는 변칙과 꼼수로 진해의 자치권을 박탈하는 것이다.

마·창·진을 통합하게 되면 통합도시는 100만 인구가 넘게 되지만 그럼에도 광역자치단체 인정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진해시의회는 해산하게 되고 진해시장은 관선구청장 파견제가 실행되면서 모든 행정권한은 통합시장에게 넘어가기 마련이다.

지금 진해에서는 정부의 '자율통합'이라는 법에도 없는 편법 자체도 문제지만 불법한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자율통합'이라면 주민들의 자율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을 하면서 시의원 13명 중 10명이 주민투표 주장을 하자 국회의원인 김학송 의원이 직접 지역을 방문하여 자신의 사무실로 시의원들을 불러 일일이 회유했다는 보도를 보면 일본의 조선 강제합병 과정과 소름이 끼치도록 닮은꼴이 진해의 현실이라는 사실은 과거 선조의 서글픈 역사가 재현되는 느낌이다.

진해시의회의 배학술 의원이 의회운영위원장으로 마·창·진 통합에 앞장서서 막강한 인센티브 운운하면서 찬성하는 문제는 의원 자신의 소신이고 자신의 소신을 당당하게 피력하는 문제라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지방자치법 제4조 2항의 '지방자치단체의 통·폐합은 법률로 정한다'는 법을 '자율통합'이라는 해괴한 방법으로 피해 가면서 변칙적으로 운용하는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탕발림 속에 숨어 있는 주민자치권 박탈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배학술 의원의 의회 5분 발언은 전체 시민의 여론이나 여망과는 엇박자로 간다는 판단이다.

배학술 의원은 진해시의회 제226회 본회의 5분 발언 중 "행정안전부에서 공인된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실시한 주민 여론조사 결과를 신뢰하여야 하고 주민의 대의 기관인 시의회가 행정구역 통합을 결정하여야 한다"며 논리 비약과 상식 없는 주장을 거듭하고 있다. 배학술 의원은 주식회사의 파산이나 통·폐합문제 같은 중대 사안은 반드시 주주총회를 열어서 의결해야 한다는 극히 기초적인 문제도 이해를 못 하는 모양이다. 지방자치제도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주주는 곧 시민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고 지방자치단체의 통·폐합문제는 반드시 주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는 상식 정도는 알아야 한다.

행안부의 여론조사 자체가 신뢰할 수 없는 꿰맞추기식 조사였다는 사실은 이미 언론을 비롯한 여러 경로로 폭로된 사실이고, 지방자치단체의 통·폐합과 같은 중대 안건은 시민이 의원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한 사실이 없어서 의회에서 의결권 행사를 한다는 자체가 의결권 없는 의결을 하는 불법이고 상식 없는 일이다.

   
 
 
지방자치단체의 통·폐합은 법률로 정한다는 입법취지는 지방자치권의 보호를 목적으로 하였으며 이달곤 행자부장관의 '자율통합'이라는 변칙적 잔꾀에 넘어갈지언정 국어사전에도 기록된 '자율(自律)'의 의미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의회의결 운운하는 것이 분명하다. 진해시민 누구도 지방자치단체의 통·폐합문제를 결정하는 공을 시민에게 넘기지 말라고 한 사람은 없으며 오히려 시의원 10명이 주민투표를 주장하던 판세가 김학송 국회의원이 개입하면서 동료의원인 김하용 부의장이 주민투표를 요구하며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같은 이유로 정영주 의원이 단식농성을 하고 배명갑 공노조 위원장이 단식농성을 하던 중 탈진하여 병원까지 실려 가는 상황을 배학술 의원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나는 무척 궁금하다.

/이춘모(진해시민포럼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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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07일 (월) 경남도민일보 webmaster@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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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다섯째주에는 지난달 20일 자 <기고>에 실린 이춘모(진해시민포럼 집행위원장) 씨의 '주민투표 반대하는 배학술 시의원에게'가 뽑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