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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반시(淸道 盤柹)가 변하고 있습니다.

by 장복산1 2011. 10. 24.

지난 주 금요일과 토요일은 1박2일 일정으로 경상북도 청도를 다녀왔습니다. 100인닷컴이 주관하고 청도군 감클러스터사업단이 초청하는 블로거팸투어 행사였습니다. 나는 경남도민일보에서 운영하는 경상도 메타블로그(metablog)인 갱불과 100인 닷컴에서 주관하는 행사에 참여하면서 세로운 세상을 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수 없이 지나치거나 다니던 지역에도 내가 미처 보지 못한던 새로운 모습들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물론 어느 지역을 여행하건 그 지역을 속속들이 모두 드려다 보고 탐색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내가 보던 모습과 전혀 다른 모습의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 느끼면서 여행하는 또 다른 매력에 빠져 들고 있습니다. 아마 누구와 여행을 하는냐 하는 문제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모릅니다.

 

'청도는 천지삐까리가 감이라예' 

 

우리를 이틀동안 안내해준 배명희 경북문화관광해설사가 하던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정말 청도는 감이 천지삐까리로 널려 있는 것 같았습니다. 지나는 산자락마다 동네 어귀마다 감나무에 감들이 주렁주렁 달려서 한 폭의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나에게 청도는 경부선 열차를 타고 수 없이 그러나 무심하게 지나치던 작은 도시로 밖에 기억에 없습니다. 

 

그러나 밀양을 지나 청도 들머리에서 부터 시작하는 감나무들은 청도 북단에 위치한 운문사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감밭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지역 특성을 살려서 감의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감 클러스터 사업단이 운영되고 블로거들을 초청해서 마케팅 차원의 홍보를 하려고 시도한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적인 농촌의 반란이라는 생각입니다.

 

 

청도 반시축제도 열려 

'제5회 청도 반시(盤枾ㆍ납작감) 축제'도 22일부터 24일까지 청도군 화양읍 동천리 청도야외공연장에서 열린다고 합니다. '청도 반시로 만드는 달콤한 행복'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체험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니 기대도 됩니다.

 

청도군 화양읍 범곡리에 위치한 감클로스터사업단에 도착해서 전시관을 둘러보고 사업단장님의 브리핑을 들으면서 시식행사도 했습니다. 그리고 둘러본 공장과 자동화 시스템들은 농립수산부 지원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감 껍질을 시럽등 상품으로 개발하여 청도군 농가소득 향상에 앞장 서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는 설명도 합니다.

 

 

 

 

 

농산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감클러스터사업단

감클러스터사업단 1층 전시관에 전시된 상품들은 수준급의 고부가가치 상품들이었습니다. 덜 익은 감의 떫은 즙으로 염료나 방부제를 개발하기도 합니다. 감물로 천을 염색하는 체험행사는 주룩주룩 내리는 가을비 때문에 취소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천을 감물로 장식하고 만들어 낸 의상이나 소품들은 세상 어디에 네어 놓아도 손색이 없는 고부가가치 상품들이 틀림없습니다. 

 

아마도 우리를 안내하는 배명희 문화관광해설사가 비가 오는 날씨에도 고부가가치 상품인 감염색의상들을 차려입고 안내를 하는 것도 청도 감으로 생산하는 상품홍보 수단이라는 생각입니다. 감물로 천연염색을 한 의상은 비가 오면 얼룩이 질 우려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이틀동안 각기 다른 감염색 의상으로 치장을 하고 안내를 합니다. 예쁜 모델이 된 배명희 해설사를 아주 자연스러운 고차원의 시각적 간접광고로 활용하는 마케팅전략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농촌이 변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함양군수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윤학송 후보와 블로거 간담회를 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함양에서 배추농사를 하는 허동선 농부를 만났습니다. 배추를 김장용 절임배추로 온라인판매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배추밭까지 함께 탐방했습니다. 배추를 절임배추로 가공해서 온라인으로 직거래를 하면 배추농사도 고부가가치사업이라는 설명을 듣고 우리도 배추농사를 한 번 지어보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마침내 파비님과 달그리메님이 참여하는 즉석 영농조합(?)을 창립한 일도 있습니다.

 

이제는 농촌이 농사를 전업으로 하는 농민들이 사는 단순한 농촌이 아닙니다. 청도 감클러스터사업단을 보고 느낀 생각입니다. 함양 백전배추로 농사를 하는 허동선 농부는 백전배추로 절임배추단지를 조성하고 농촌에 방치된 페교를 인수해서 김치체험학교를 개교하겠다는 크고 원대한 포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함양을 다시 찾았습니다. 농촌과 도시를 연결하는 정서형 귀농이라는 새로운 이론을 주창한 허동선 농부를 만났습니다. 내년에는 나도 진해사는 이웃들과 정서형 귀농방식으로 배추농사를 한 번 지어 보겠다는 생각으로 구체적인 Data수집을 목적으로 가까운 후배와 같이 함양을 다시 찾아 갔습니다.

 

농사일을 하다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순박한 농부의 모습으로 우리는 맞은 백전리 이장님도 만났습니다. 이장님은 자신이 키우는 알타리무를 카페에 올려서 온라인으로 판매를 하겠다고 하며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내 밀어 보입니다. 우리는 그 순간 둘이 서로가 입을 다물지 못하고 당황하며 같이 놀라고 있을 뿐 입니다. 이제는 농촌이 변하고 있습니다.

 

TED사이트에서 동영상으로 들었던 글레이 셔키 교수의 강의가 생각납니다. 이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같은 공간에 공존하는 시대에 이미 진입하고 있습니다. 프로의 독주시대는 끝나고 다양한 아마추어의 시대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일대 다수가 소통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다수대 다수가 소통하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