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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버시/매장에서 생긴일

160원의 시비..~~

by 장복산1 2005. 10. 26.

 


어제는 하루종일 아무일도 할 수 없었다.

어떻게 이른 아침부터
내가 쓰는 컴퓨터에 악성코드가 있다는 메시지가 뜨면서~
핸드폰결제 2,000원..카드결제 2,000원을 번갈라 투자하며
바이러스 악성코드를 퇴치하려고 백방으로 노력을 하였으나
결국은 하루종일 컴퓨터와 씨름만 허면서 들락거리다 하루를 보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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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1982년 4월 27일 썼던 글이다.~>

< 160원의 시비..>

몇일 전 일이다.
저녁 때가되어 집사람과 직원들은 식사를 하러 들어가고
나 혼자 가게를 지키는데 40대 부부가 어린이 두명을 데리고왔다.
이리 저리구경을 하다 완구부 앞에서 데리고 온 어린아이들에게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골라 보라는 기회를 주었다.
그래서 그 어린아이들이 선택한 것은 2,580원짜리 완구 2개였다.

별다른 대화없이 선택한 제품을 포장하여 드리니까...
5,000원권 지패 한장을 내 밀고 돌아서 나갔다.
나는 혹시 손님이 착각을하고 계신가..? 싶어서
"손님 2,580원씩 두개면 5,160원입니다." 하니까
"그런데요..?" 하고 반문을 하길래
"손님이 지불하신 것은 5,000원입니다. 160원을 더 지불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160원은 당연히 깍아야 한다는 관념과 유아백화점은 꼭 정찰제를
실시하여야 하겠다는 나의 의지가 팽팽히 대립되었다.

결국은 거래는 이루어지지 못했으며 그 어린이들은 자기가 가지고싶은 물건을
손에 넣었다는 기뿜이 살아지자 울면서 억지로 가게문을 나설 때
내가 너무 고집스럽고 우둔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지혜롭고 슬기롭게 이 순간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것이 내주관이나 신념을 위해서냐..? 아니면 고집과 자만심이 가득찬
오만한 내 자신의 문제이냐를 놓고 많은 시간을 생각했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를 인정해 주기를 바라고있으며 인정받는 사람이되기 위하여
어떤 때는 긍지와 자부심이라는 표현으로 자기 합리화를 주장하고
때에 따라서는 허욕과 허세라는 과잉표현수단을 동원할 때도있다.

내 자신은 자신만만하게 소비자의 입장이되어 소비자를 위하여 일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있지만 그것은 자기합리화를 위한 수단밖에 될 수없으며
누가 그것을 인정해주고 사회가 그것을 용납해줄 것인가..?
도저히 통용될 수없는 아프리카 토인의 말을 지껄이고있는 것같은
좌절감이 앞을 가린다.

그러나 다시 한번 생각을 돌려본다.
내가 왜 인정받지 못할 것을 알면서 이렇게 목마르게 호소하고있을까..?
나는 판매업을 하기전에 런닝셔츠 한개가 필요해도
메리야스 가게를 지나면서도 내가 사본적이 없다.
꼭 집사람에게 부탁해서 사 오도록 했으며
집사람이 남편에게서 선물하나 받아보지 못했다고 불평을 할 때는
스타킹 하나라도 사서 선물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물건사는 것이 두려워서 "그런 것은 해서 뭘해..!!"하는 식으로
얼버무리고 넘어갔다.
내가 물건을 사면 물건값을 깍지 못하는 병패때문에 항상 바가지쓰고
손해보는 것 같아 마음이 찜찜해서 아예 물건을 사지않는 이상한 버릇이생겼다.

특히 의류는 질감,색상, 디자인의 다양성에 비례하여 내가 아는 상식이나
물건값을 깍는 실력으로는 아니라는 생각에 포기상태로 (그렇다고 우리 집사람도
물건값을 야무지게 깍지 못함을 스스로 인정함) 우리 부부나 아이들에게는
변변한 옷이 없는 실정이었다.

어린아이들 사진을 찍는 것을 업으로 하면서
어린아이들에게 필요한 제품을 공급하는 사업을 하고 싶은 생각에
유아백화점을 시작하고 판매업에 손을 대면서 내 자신이 과거에 격었던 일이
생각나서 유아백화점은 정찰제를 실시하겠다고 마음을 결정하고
이제까지 미련한 고집을 버리지 못하고 < 160원의 시비 >를 벌려야 하는
나 자신을 나는 지금 다시 한번 점검하고있다.

대한민국 어디를 가도 안 깍는 장사가 어디있느냐..?고 따지는 고객이나
물건은 깍는 맛에 산다는 애교있는 제스쳐를 써보이는 고객에게도
충분한 명분과 이유가 있겠지만 고객과 업주가 다 같이 절실하게 바라는 것은
서로 믿고 사고 팔수있는 신용사회 환경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으나
누가 하나 먼저 양보하지 못하고 팽팽히 끌고 당기는 가운데 상호 불신풍조만
태산같이 커 가고 오랜 시간이 경과하자 물건값은 깍아야 한다는 것이
관습처럼 우리사회에 뿌리를 내리게 된 것이라본다.
그래서 나는 한사람씩이라도 서로 마음이 통하는 대화를 통해 태산같은
불신풍조의 장벽을 허물어 보자고 베비라 가족회의를 생각했고,
내 분수에 지나치리만큼 경제적, 정신적 부담을 감수하면서 이 행사를 강행하고있다.
오늘 베비라 가족회의를 통해 좀더 폭넓은 대화를 나누어 태산같은 불신의 봇물이
제방을 무너트리고 힘차게 넘쳐 흐르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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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이 글을 옮기면서~~
어떤 때는 부끄러움이..
또 어떤 구절에서는 미소를 지며, 빠르게 교차하는 감정의 흐름을 타면서 타이핑을 했다.

태산이니...어쩌고 하는 표현은 정말 80년대 표현이고
조금은 부끄럽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가능한 한 원본을 그대로 옮기려는 노력을 했다.

그 당시만 해도 일반 제래시장은 물건값 깍는 소리로 시끌벅적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는 장면이지만...
불과 20여년전만 해도 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로 여행을 올 때는
시장에서 물건값 깍는 교육을 받고 왔다는 이야기가 있었쥐~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여행 함 하고 오면~
"야~ 외국에는 길 건너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데
신호등이 빨간불이라고 차가 멈춰서서 가지를 않더라~
햐~~ 선진국은 선진국이더라~.." 하는 말들을 하며
선진화 교육을 하던 시기가 아닌가..?

나도 우리집 카운터 뒤편에
"100원도 깍아드리지 못하는 점 이해하여 주십시요.." 하는
팻말을 걸어두고는 어깨에 힘주던 시절이 아니던가..?

이제는 우리도 신호등에 따라 길을 건너고
표시된 가격을 보고 지불하는 선진국 국민이 되어 버린 시점에서
요즘은 내가 인터넷 쇼핑몰을 구축한다고 하면서 그렜쥐~ 헉..~ 하는
이상한 문자를 쓰며 80년대 글을 인터넷 매체에 그데로 옮기려고 하니~
이 글을 다시 한번 타이핑 하는 새로운 감칠맛이 나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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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함께 올린 <진해문학> 책의 그림은 당시 이 글이 진해문인협회에서
발행하는 진해문학동인지에 실렸었기에 함께 찍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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