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자치단체장이 3선(選) 못하면 바보다.

by 장복산1 2011. 3. 8.

자치단체장이 3선(選) 못하면 바보다.


`바보’가 아닌 이상 한번 자치단체장이 되면 3선(選)은 떼 놓은 당상이라는 말이 있다. 지방권력이 자치단체장에게 지나치게 쏠림현상을 일으키는 지방권력의 구조적 문제가 이런 유행어를 만들었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천년 이상의 중앙집권적 정치․행정문화에 익숙해져 있었다. 어느 나라 역사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사례이다. 말단 행정기관이 중앙의 지시와 임명에 의해 장악해왔던 지방권력과 힘을 지방자치제도가 운영되면서 지자체장이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자치단체장은 자신의 고유권한인 인사권을 무기로 재정운용과 지방정치 엘리트의 중심축인 공직사회를 장악한다. 자치단체장에게 공무원이 한 번 찍히면 공직인생의 미래와 희망이 거의 없게 되는 공직풍토가 조성되어 있다. 단체장에게 찍히면 좋은 보직 얻기는 고사하고 좋은 보직을 얻지 못하면 무능평가로 승진도 힘든 일은 당연하다. 그런 세월을 재선 8년이나 3선 12년을 보내면 공직생활은 끝나기 마련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횡행하는 승진·보직 이동시 금전수수설이 단순히 풍문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잠작 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공무원들은 한 단계만 승진해도 연봉이 달라지고, 연금이 달라지니 목을 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자체의 공무원들은 사실상 사시사철 단체장의 선거원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공직의 가치와 양심 때문에 유배 아닌 유배생활을 감수하는 공무원들도 많지만 문제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공무원평가시스템을 운영하는 지자체는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음은 지역의 수십 개 단체가 지자체의 보조와 출연 등 예산지원으로 그물망처럼 얽혀 있고, 그 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새마을운동지회를 필두로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는 물론 심지어 마을문고까지 지역별 동별로 포진하여 합법적으로 예산을 지원 받는다. 그 뿐이 아니다. 선거중립을 법적으로 선언한 통반장 조직도 공조직에 포함이 되면서 지자체장의 눈치를 보거나 지자체장의 선전원이 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지자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자체 재정절약이라는 명분으로 조례를 제정하여 운영하는 지자체사무의 민간위탁업무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기업이나 산하단체는 물론 지자체 예산을 지원받는 민간단체들도 부지기수로 많다. 그러나 지자체 예산을 지원받는 원래 취지와는 상관없이 선출직 시장의 선거운동 과정에서 논공행상 (論功行賞)의 부상으로 사용하는 낙하산 인사용으로 나누어 주는 자리로 변질되는 것이 문제다. 거기다 조직에 가담하는 회원들의 숫자를 계산한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한번 자치단체장이 되면 3선(選)은 떼 놓은 당상이라는 말이 실감나기 마련이다.

 

그보다 더한 자치단체장에 대한 확실한 프리미엄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세금을 쓰며 자신을 홍보하는 수단이 다양하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 창원시에서 불거진 공평하지 못하고 편향적인 여론조사결과 발표를 기사화한 창원시보를 보면 세금으로 합법적이고 공개적인 방법으로 교묘하게 자치단체장 선전을 하면서 사전 선거운동을 한다는 생각이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자체홍보를 핑계로 자치단체장을 홍보하고 선전하는 수단은 자체에서 운영하는 인터넷방송국은 물론 지자체 홈페이지도 지자체장의 실적을 찬양하고 선전하는 지능적이고 교묘한 사전선거운동 수단이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  인터넷방송국, 시정소식지 같은 관변매체들은 무제한에 가까운 예산을 집행하지만  모두가 한결같이 주민들에게 주입식 반복학습 같은 일방통행의 자치단체장 홍보매체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의 핵심인 지자체장으로 집중되는 지방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지방의회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정당공천제로 인한 구조적 모순 때문에 지방의원들 역시 국회의원의 시녀로 전락해 버린 것이 지방자치발전의 가장 큰 장애 요인이다. 우리나라 지방자치 20년의 역사가 만든 `바보’가 아닌 이상 한번 자치단체장이 되면 3선(選)은 떼 놓은 당상이라는 말은 빈말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