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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수토양민(守土養民) 정신

by 장복산1 2011. 2. 28.

 시장님, 시장님 우리시장님.


고려와 조선시대 한 고을을 맡아 다스리는 지방관의 총칭인 수령(守令)은 군수와 현감을 합한 말이다.  수는 '수토양민'(守土養民), 영은 '명령을 받들어 시행한다.'는 뜻이라고 해석한다. 속칭 원님이라고도 한다. 조선시대에 편찬된 지방 수령의 실무지침서인 목민고(牧民攷)의 거관대요(居官大要)에는 수령을 제수 받아 부임하기까지의 수령의 마음가짐과 자세, 향리들을 택하여 다스리는 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지방관이 임지에 부임하기 전후에 취해야 할 행동을 설명하고, 수령칠사(守令七事)를 덧붙인 것이어서 목민적(牧民的) 성격이 강한 지침들로 되어 있다.


최근 경상남도 각 지방자치단체 원님들의 이야기가 매스컴을 타면서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8일 밀양에 사는 윤상진(39·밀양시 부북면)씨는 창원지검 밀양지청에 엄용수 밀양시장을 폭행죄로 고발했다. 는 보도다. 시민이 시장을 폭행죄로 고발하는 일도 드문 일이지만 "야 임마, 이 ××가 돌았나? 이 ××가, 야 임마, 정신 있나 없나 임마, 이 ××가요, 내가 때렸다 임마, 와?"하는 욕까지 했다는 시장의 욕설이 녹음된 밀양시장의 폭언이 공개되면서 일파만파로 파장을 일으키며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밀양시는 신공항 유치를 위해 대다수 시민들의 절대적인 찬성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밀양농업보존연구회'의 공동대표인 윤 씨가 밀양역 앞에서 동남권 신공항 유치를 반대하는 전단을 돌리다 시장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다. 민주 사회에서 시민들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자유는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기본 권리다. 국민의 기본권은 고사하고 한 고을의 수장인 시장이 시민에게 욕을 하고 폭행을 한다는 사실은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몰 상식한 일이다. 그러나 그런 시장을 비호한다고 4주 째 턱관절 장애로 병원치료를 받는 사람을 "폭행·폭언 논란은 당시 유인물을 뺏는 과정에서 스친 것일 뿐, 이를 두고 폭행이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고 주장하는 밀양시 관계자의 말이 국민들을 더 화나게 한다.  

그런가 하면 권민호 거제시장은 시장실을 민원실 옆으로 옮기겠다고 밝힌 일이 화제가 되어 경상남도 지자체 원님이 또 한 번 전국적 주목을 받고 있다. 거제시는 지난 인사와 함께 거제시청 2층 시장실 맞은편에 있던 국장실을 없애고 폐쇄된 국장실은 민원인 대기실과 대민상담실, 소회의실로 활용을 하고 있다는 보도다. 권 시장은 “시장이 민원인을 격의 없이 만나야 한다.” 며 시장집무실을 이동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는 소식은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의사표시를 한다고 시민을 폭행하는 엄용수 밀양시장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그뿐이 아니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시장면담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면담을 거절하고 실, 국장들이 만나서 해결하라는 명령을 하면서 시민들의 면담요청을 아예 무시해 버린다. 그러자 창원시장실 앞은 연일 민원인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소음측정기까지 동원을 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창원시청 2층에 있는 시장실에는 민원인 항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고 한다. 민원인 항의 방문이 있으면 청원경찰이 동원돼 시장실 입구에 서서 출입을 막는다. 이 때문에 때로는 고성과 몸싸움이 이어지기도 하고 그러면 창원시는 경우에 따라 기계를 동원한 소음 측정까지 진행하고 있어 과잉 대응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소음을 빌미로 민원인에게 법적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는 뜻으로 비칠 수 있는 대목이다.


창원시는 매월 1회 분야별 다양한 전문가와 시민을 모시고 시장과 부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시정경연회의를 개최한다.  미래일류도시 창원건설을 위한 시정의 개선과제와 가감 없는 비판, 분야별 다양한 아이디어를 폭넓게 수렴, 시정에 반영한다는 시정경연회의다. 그런데 그 시정경연회의도 시장이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는 모양이다. 내가 속한 진해 시민단체는 사무국장과 내가 차례로 시정경연회의에 초청을 하겠다는 연락은 받았지만 아무런 이유나 설명도 없이 창원시장이 참석하는 시정경연회의에 참석을 거절당하고 말았다. 시장님, 시장님 우리 시장님하고 시장님 비위나 맞추려는 이야기나 들으려는 시정경연회의는 무슨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

 

이쯤 되면 권민호 거제시장이 시장실을 열린공간으로 만들겠다며 민원실 옆으로 옮기겠다고 밝힌 일이 전국적 화제가 되는 이유를 알만하다. 과거 우리 선조들은 한 고을의 수령이 지켜야 할 7가지 임무인 수령칠사(守令七事)를 만들었다. 수령의 임무와 평가방식을 규정하여 수령의 역할을 강화하고 수령의 업무수행에 대한 국가의 관리기능을 확대했던 수령칠사는 수령의 막강한 권력보다는 백성을 위해서 해야 할 일들을 일곱가지 조목으로 명시한 것이다. 한 고을을 맡아 다스리는 수령(守令)은 '수토양민'(守土養民)의 정신을 우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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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열린 시장실' 실현
집무실 1층 민원실 이전
2011년 03월 07일 (월) 19:29:26 김대홍 기자 kdh@hannamilbo.com

거제시는 7일 "시민들에게 새로운 행정서비스 실현을 위해 청사 2층 시장 집무실을 1층의 종합민원실로 이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시 청사 2층의 시장 집무실을 1층 종합민원실로 옮겨 7일부터 집무를 시작했다. 이는 5명의 국ㆍ소장을 직원들의 사무현장인 부서 사무실로 이전시킨 사례와 마찬가지로 밀실과 폐쇄적인 이미지의 간부공무원 사무실을 개방형으로 바꾼 것과 같이 시장 집무실도 개방형 집무실로 전환한 것이다.

실제로 권 시장의 1층 집무실은 40㎡의 좁은 공간에 책상과 5~6명이 같이 앉을 수 있는 원탁형 접견 공간에 부속실 직원 2명이 함께 근무하는 완전히 개방된 열린 시장실이다.

2층의 기존 시장 집무실은 세미나실로 개조돼 직원들의 연구동아리 활동 및 시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게된다. 또 시청 민원실을 찾아온 민원인이라면 누구라도 시장의 집무현장을 직접 볼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시장 집무실의 개방은 전국 최초로 시행함에 따라 전례가 없는 일로 부시장을 비롯한 간부공무원들이 여러 차례 만류했다"며 "그러나 시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고 싶은 시장의 뜻을 꺾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통상적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의 집무실은 대표성과 상징성 때문에 2층에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