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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인간의 한계를 느끼도록 압도한 모산재

by 장복산1 2012. 9. 18.

지칠줄 모르는 인간의 도전은 어디가 한계일지 모릅니다. 당장 여의도나 강남의 빌딩숲을 지날 때도 인간의 한 없는 도전을 느낍니다. 심지어 우주를 정복하겠다는 기세로 달을 탐사하고 우주경쟁을 하는 모습들은 끝 없는 인간의 도전을 보는 것 같습니다. 

 

가끔은 마치 인간이 자연마저 정복할 듯한 기세에 너무 작아진 자신의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한계를 느끼도록 나를 압도한 모산재를 오르면서 나는 자연의 무한한 힘과 경쟁하는 인간이 얼마나 어리석은 존재인지 나를 이해하고 스스로 인간의 한계를 돌아볼 수 있는 정말 유익한 산행이었습니다.

 

이번 나의 모산재 산행의 인연은 세번의 숙성기간을 거쳐 오르는 산행이었습니다. 지난해 블로거 팸투어 때는 코스를 나누었습니다. 남명 조식 선비길 걷기나 정양늪과 황강 레포츠공원을 선택하던지 아니면 옥천고분군이나 영암사지와 모산재를 오르는 코스를 임의로 선택하도록 계획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침식사를 하는 식당에서 우연하지 않게 식당주인 아주머니가 던지는 말 한 마디가 그만 나의 운명을 바꾸고 말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블로거들이 영암사지와 모산재를 선택하는 중에 나도 끼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식당주인 아주머니가 등산화가 없으면 모산재를 오르지 못한다는 협박(?)에 어리숙한 나는 남명 조식 선비길을 걷기로 마음을 바꾸고 얼마를 후회했는지 모릅니다. 혼자서 들판을 걷는 일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모른다고 하면서 길을 걸으며 자신을 수양하는 달그리메님의 위로를 받으며 선비길을 한 없이 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내가 모산재를 찾은 두 번쩨 인연은 갱상도 문화학교의 영암사지탐방 행사에 참여한 일이 있습니다. 모산재가 품어 안고 기를 발산하는 영암사지는 신라시대에 창건 했다가 이제는 절터만 남아 있습니다. 영암사지를 탐방하면서 나는 어쩌면 영암사지를 병품처럼 감싸고 있는 모산재에 더 관심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날도 끝내 모산재를 오르지 못하고 영암사지에 서서 바라보기만 하고 기를 한 아름 받아 가슴에 품고 왔습니다. 이번에는 기어서라도 모산재를 오를 것이라는 생각으로 팸투어에 참여했습니다. 어떤 여지도 없이 모산재를 오르기로 작정하고 오르는 산은 초입부터 나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마치 고층건물을 오르는 것 같이 데크로드 계단을 타고 한 참을 오르니 온 세상이 발아래로 모입니다. 등을 타고 흐르던 땀은 산들바람이 살포시 날려줍니다. 아마 사람들이 이래서 산에 오르는 모양입니다. 나는 나이가 60이 넘도록 별로 운동이라는 것에 취미가 없다 보니 항상 산을 오르는 것 마저 부담스럽게 생각하며 세상을 살아 왔습니다. 남들이 다 하는 도전을 나는 미리 포기해 버리고 살았다는 생각입니다.

 

 

 

 

 

 

 

 

 

눈에 보이는 모습마다 카메라에 담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분명한 인간의 한계를 느끼도록 나를 압도하는 자연의 신비에 도취되고 말았습니다. 과연 누가 저렇게 조각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을지 나는 장담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냥 보니 즐겁고 신비롭기만 합니다. 아직은 내가 금강산을 보지못했으니 견줄 방법은 없지만 아마도 이런 비경을 금강산이라고 하는 모양이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사진에 담아 두고 싶습니다. 더 이상 무슨 글을 쓰고 이야기할 내용이 없습니다. 주위를 감싸돌고 있는 절경과 비경에 취해서 산을 오르며 나는 다리가 아프다는 사실을 미처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정상에 올라 오금을 펴고 걸음을 걷자 양쪽 장단지에 쥐가 나고 말았습니다. 얼마를 주저 앉아 장단지를 주므르고 있었습니다. 실비단안개님도 걱정스러운지 내 다리를 주므르며 응급처치를 해 줍니다. 

 

 

그러나 나는 모산재 정상에  올랐습니다. 먼저 도착한 일행들이 지루하리 만치 오래 나를 기다렸던 모양입니다. 정상에 앉아 있는 모든 시선이 나를 주시하는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해발 767m의 정상에 펄석 주저 않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내려가는 길만 남았습니다. 항상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것이 세상을 사는 사람의 이치인 모양입니다.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어렵고 힘든 시기가있으면 누구나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어려움에 도전하고 노력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결국은 도전에 성공합니다. 나도 오늘은 드디어 모산재 정상에 오르는 도전에 성공하고 말았습니다. 정말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비단 나 뿐이 아니라 모두가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생각들이 분명합니다. 나도 내 블로그에 이렇게 많은 사진을 게시하기는 처음입니다. 인간의 한계를 느끼도록 나를 압도하는 모산재에 나는 완전히 반했습니다. 더 많은 사진을 더 많이 간직하고 싶습니다. 한국제일의 명당이라는 무지개터와 태조 이성계가 등극을 위해서 기도를 올렸다는 국사당과 진실의 바위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자연이 빚어낸 이 비경들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아름답습니다.

 

 

 

 

 

사람의 욕심은 한이 없는 모양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이 만든 비경에 만족하지 못하고 나는 인간의 간사한 재주를 부리고 싶은 충동이 생겨서 모산재를 이렇게 합성해 보았습니다. 나에게 산을 옮기고 돌을 옮길 수 있는 전지전능한 능력이 있다면 모잔재를 이런 모습으로 바꾸고 십습니다. 한 없는 인간의 도전과 욕심을 나도 이제는 내려 놓아야 할 시기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지만 아직도 미련이 있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