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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이름마저 호치민시로 바뀐 사이공

by 장복산1 2012. 11. 13.

어제 5시간을 비행해서 호치민시에 왔습니다. 예전 이름으로는 사이공이라고 하는 곳입니다. 월남이 페망하면서 수도인 사이공의 이름마저 이제는 호치민시로 바뀌었습니다. 내가 43년만에 다시보는 도시의 모습입니다. 나는 43년전인 1969년 사이공에 주둔하고 있던 주월한국군사령부 보도실에 1년이 넘게 근무했던 일이있습니다.


오늘 오전에 대충 둘러 본 도시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 것이 없어 보입니다. 단지 더 많은 오도바이들이 거리를 분주하게 오가면서 어지럽게 하고 있을 뿐입니다. 오전에는 동행한 결혼정보회사 사장이 주관하는 결혼식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참 특이한 베트남식 결혼식을 구경하고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었습니다.


그간 국제 결혼정보회사가 난립하면서 지나친 경쟁이나 잘못된 국제결혼의 인식이으로 인하여 문제가 많았다고 합니다. 드디어 최근에 베트남 정부에서는 한국인과 결혼하려고 하는 베트남 여성들에게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한다고 합니다. 건강검진은 물론 상대측에게 인터뷰까지 요청을 하는 바람에 결혼을 하고 출국하려면 최소한 3개월이 넘어야 한다고 합니다.

 

 

베트남 사람과 국제결혼을 하는 문제나 특이한 결혼식에 관한 포스팅은 별도로 사진과 함께 하려고 합니다. 어늘은 한 숨 쉬고 오후에는 예전에 주월한국군사령부가 있던 촐론거리를 가 보기로 했습니다. 거기 그 자리는 지금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아직 머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호텔에서는 와이파이를 자유자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하고 미리 스마트폰의 대이터통신을 차단하고 온 사실이 후회됩니다. 노트북을 가지고 오지 못한 것도 후회가 됩니다.

 

 

흔이 우리는 별생각 없이 평소에 자유자제로 풍부하게 사용하는 물이나 공기의 소중함을 잘 모르고 산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사막에 가야 물의 소중함을 아는 것 같이 평소에 별생각 없이 사용하던 스마트폰의 대이터통신을 차단하고 나니 이렇게 갑갑할 줄 미처 몰랐습니다. 인천공항에서는 그냥 인터넷만 차단하고 간단한 메시지통신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차단했습니다.


그러나 현지에 와서 느끼는 불편함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넷도 안 되지만 카톡이나 페이스북, 트위터 심지어는 영상이나 사진을 컴퓨터로 옮기는 일도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으면 어림없는 일입니다. 심심하면 해 대던 애니팡조차 하지 못하는 먹통 스마트폰이 되고 말았습니다. 호치민시는 예상보다 쉽게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많습니다. 호텔에서는 속도도 빠르군요. 그런데 무슨 이유로 SK에서는 무제한 대이터사용 계약을 한 내 스마트폰까지 차단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인천공항에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지례질겁을 한 내가 대이터 차단신청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안내나 설명도 없었습니다. 베트남도 와이파이지역을 벗어나면 자신도 모르는 스마트폰 앱프로그램들이 자동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수 십만원의 통신료 바가지를 쓴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시스템을 아직은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무제한 대이터사용 계약을 한 사람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을 내용 같은데 이렇게 무용지물의 스마트폰을 호치민에서 들고 다니고 있습니다.


지금은 동행한 김사장님의 노트북을 빌려서 호텔 와이파이로 인터넷을 접속해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페이스북도 근근히 접속했지만 웹상에 사진을 게시할 방법도 없습니다. 보통은 스마트폰에서 촬영한 사진을 다음 클라우드에 올려서 다시 컴퓨터에서 다운받아 사용하던 시스템이 스마트폰 자체가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한 먹통이 되면서 내 스마트폰 시스템이 모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항상 자기 주변에 있는 소중한 가치들을 쉽게 잃어 버리고 무심하게 세상을 살아 가는지 모릅니다. 멀리 이국땅 호치민시에 까지 와서 이제야 "있을때 잘해"하는 노래 가사가 유난 가슴을 적시는 하루입니다. 오늘은 아주 특별한 베트남 결혼식에 참석해서 자신을 올아 보기도 합니다. 어쩌면 나 자신이 늘 가까이 있는 가족의 소중함이나 가치를 제대로 모르며 세상을 살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오늘 밤에는 왠지 아내에게 국제전화라도 한 번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늘 오후에는 과거에 근무하던 주월한국군사령부를 찾아 나섰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찾지 못하고 죽도록 거리만 걸었습니다. 분명히 촐론거리에서 랙스호텔쪽으로 조금만 걸어 오면 될 거라는 짐작이 틀렸던 모양입니다. 영어도 통하지 않고 택시기사들도 모른다고 합니다. 주소도 없이 40여년전 기억에만 의존해서 길을 나선 것이 잘못 입니다.

 

내일은 교민회에 전화해서 주소를 알아 가지고 다시 찾아 나서야 할 것 같습니다. 랙스호텔 주변은 많이 변했군요. 방향감각을 잡지 못하겠습니다. 공산당을 상징하는 붉은 색갈에 별이 그려진 깃발이 휘날리는 시청사 앞에서 사진 한 장 찍고 들어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동행한 김사장 노트북으로 사진편집용 간이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사진도 몇장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