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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달콤한 불편함 '이케아'를 배우다.

by 장복산1 2013. 7. 28.

지난 주에는 고객에게 불편함을 판매한다는 '북유럽 아이콘 기업, IKEA'의 독특한 경영철학에 관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노무현시민학교에서 리드앤리더 김민주 대표가 하는 월례강좌 였습니다. 나는 몇년 전 일본 오사카를 여행하면서 이케아의 초대형매장을 구경한 일이 있습니다. 매장이 얼마나 크던지 출구를 찾지 못해서 한참을 해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케아'라는 기업이 그렇게 큰 매장을 운영하는 미스터리한 비법이 나는 무척 궁금했습니다. 싼게 비지떡이라는 유통업계의 정설(定說)마져 무너트리고 고객에게 불편함을 판매한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숙제를 풀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아직도 나의 주위를 맴돌고 있습니다. 거여역에서 광흥창역까지 가자니 저녁조차 먹을 시간이 없군요. 광흥창역 주변에는 그 흔한 김밥집도 없어서 저녁도 굶고 강의를 들었습니다.  

 

이케아(IKEA)는 캐시앤캐리 시스템 형태의 판매방식을 가구업계에 도입해서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됩니다. "이케아"는 '불편 경영’ ‘달콤한 불편함’ ‘손님이 을(乙)되는 매장’이라는 단어를 탄생시키면서 아주 독특한 마케팅기법으로 전 세계 41개 국가에서 341개 매장을 운영하는 북유럽 다국적 가구기업입니다. 한 해 매장 방문객만 7억 7,600만명에 달하는 글로벌 소매기업이라는 사실도 나를 놀라게 합니다.

 

같은 가구를 가지고 어떻게 디자인하고 만드느냐 하는 문제와 어떤 방식으로 판매하느냐하는 차이가 하늘과 땅 만큼이나 크게 느껴집니다. 불편함으로 소비자를 중독시킨다는 사실은 정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는 엉뚱한 생각이고 발칙한 발상의 전환입니다. 

 

'이케아'의 가구는 과연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정말 특별할 것이 없는 평범한 가구라는생각이 듭니다. 누구나 신제품을 개발하려면 기발한 아이디어를 동원해서 새롭고 특별한 디자인을 하는 것은 상식입니다. 그리고 고객을 위주로 하고 고객의 생각에서 디자인하고 가구를 만든다는 것도 마케팅의 기초고 기본입니다. 

 

그러나 고객은 왕이라는 유통업계에서 왕()인 고객이 을(乙)이 되게 하는 '이케아'의 숨은 마케팅 기법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이번 강의를 들으면서 스웨덴의 세계적인 조립형(DIY) 가구 판매업체 '이케아'(IKEA)의 창업주 잉바르 캄프라드 회장의 생각과 철학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의 경영철학에는 아주 평범한 것 같지만 누구도 느끼지 못하는 작은 차이가 베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캄프라드의 독특한 경영철학이 '이케아'의 기업문화에 녹아 있습니다.  

 

조립식 가구는 사실 캄프라드가 고안해낸 것은 아닙니다. 이미 여러 기업이 내놓고 있었지만 이 시스템의 위력을 깨달은 이가 캄프라드고 캄프라드가 마케팅의 최우선 가치라고 판단하는 가격과 연계를 한 것이 비결이었습니다. 그는 고객들이 가구 판매 작업과정의 대부분을 직접 처리한다면 이케아 가구의 가격은 더욱 낮아질 것을 믿었습니다.

 
고객들은 더 낮은 비용으로, 더 질좋은 가구로 자신들의 가정을 꾸밀 수 있다는 생각이 믿음으로 변했습니다. 이와 같은 캄프라드의 믿음은 가구업계에서 상상하기 조차 어려운 캐시앤캐리 시스템을 가구업계 최초로 '이케아'가 도입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케아'는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됩니다. 
'이케아"는 이제 가구가 아닙니다. 세계인의 라이프스타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나는 강의가 끝나고 '이케아'의 적절한 품질과 저가라는 기준이 과연 무엇인지 강사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적절한 품질의 가구를 저가에 다수에게 제공한다는 '이케아'의 경영철학을 이해하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적절한 품질이라는 기준이나 저가라는 기준은 상대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상대가 100원에 판매하는 제품을 내가 90원이나 80원에 판매할 때 저가라는 기준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상대도 90원이나 80원에 판매한다면 저가라는 기준은 사라지게 됩니다. 적절한 품질이란 기준도 같은 이치로 존재하게 됩니다.

 

나는 최근 대한민국의 경제민주화 대안은 협동조합이라는 생각과 신념으로 협동조합에 심취해 있습니다. 원래 협동조합도 북유럽국가들이 사회민주주의 개념으로 공동체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발전한 기업경영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으로 생산하고 공동으로 판매한다는 협동조합의 기본이념은 자칫 공산주의 이론과 혼돈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가 추구하는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협동조합이라는 나의 생각과 신념때문에 나는 오늘도 협동조합 설립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이케아'(IKEA)의 창업주 잉바르 캄프라드 회장은 과연 소비자들은 자신의 가구를 어디까지 조립하는 것을 귀찮게 생각하지 않을 까? 그리고 인간이 극복할 수 있는 한계까지 자신의 가구를 조립하는 일에 투자한 노동의 대가를 얼마나 지급하는 것이 합당할지 하는 문제를 절묘하게 간파하고 접근했다는 사실이 '이케아'의 성공요인이었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중심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세상을 살아가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더 편하게 살아가기 위한 수단으로 더 많은 돈이 필요하고 그 돈을 벌기위해서 자신의 노동을 제공합니다. 누구나 돈과 노동의 가치를 따지며 계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등장한 문제가 바로 노동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 하는 문제일 것입니다. 지난해 대선을 계기로 경제민주화, 공정한 경제와 시장정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온통 대한민국 전체가 비정규직 문제로 사회적 몸살을 앓고 있지만 아직은 누구도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의 비정규직 문제는 점점 더 큰 갈등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이는 자신이 일한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는 불만에서 시작하는 강력한 인간의 욕구입니다. 신이 아닌 이상 인간이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의 자기가 일한 만큼 공정한 대가를 받는 기준을 만들 방법은 절대없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아무리 좋은 제도나 법을 만들어도 모두가 만족할 수 없는 불평등은 항상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케아'는 이와 같이 항상 존재하는 소비자들의 불평등에 대한 불만을 스스로 '이케아'는 평등하다는 착각을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캐시앤캐리(Cash&Carry)' 방식은 자신이 구매한 제품을 자기가 직접 가지고 가는 당연한 문제를 이슈화 했습니다. 배달비용을 내면 배달해 주고 배달비용을 내지 않으려면 자신이 가지고 가는 것이라는 당연한 논리를 이슈로 만들었습니다. 자신이 구매한 가구를 자기가 조립하면 그만큼 가격은 내려간다는 당연한 논리도 이슈화 하는데 성공한 케이스 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그렇게 느끼도록 하는 가격의 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 하는 문제일 것입니다. 일반적인 상식은 보통 '0'점을 기준점으로 합니다. 그러나 가구의 가격을 '0'원에서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나는 얼마 전 협동조합 교육을 받으면서 '협동조합은 떡 자르기'라는 강의를 들은 기억이 납니다. 협동조합은 떡자르기라는 이론도 알고보면 아주 간단한 이론입니다.

 

절친한 친구 두 명이서 동업해서 마련한 떡입니다. 이 떡을 아주 공평하게 2등분해서 나누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아무리 정확하게 2등분을 해서 나누었다고 하지만 저녁에 가만히 누어서 생각하면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친구놈이 가지고 간 떡이 더 크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울로 달아서 나누려니 저울을 살 돈이 필요 합니다. 이웃집에 가서 저울을 빌리자니 누가 가서 빌리는 것이 공평할지 모릅니다. 강의를 한 협동조합 연구소 강국장이 제안하는 방법입니다. 우선 둘이서 가위 바위 보를 합니다. 이긴사람이 떡을 자르고 진사람에게 먼저 선택할 권리를 줍니다. 이긴놈은 가장 공평하게 떡을 2등분해서 자르려고 할 것이고 진놈은 당연히 지가 더 큰쪽을 가지고 가려고 선택할 것입니다. 가위 바위 보에서 이긴 놈이 나중에 선택을 해도 자기가 자른 것은 공평하게 2등분을 했기 때문에 불평할 이유가 없어 집니다. 어리석은 인간의 한계를 보는 것 같습니다.

 

'이케아'(IKEA)의 창업주 잉바르 캄프라드는 '이케아'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가격을 먼저 정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항상 제품의 생산비용을 가격의 가치 아래에 둔다고 합니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생산비용이 가격보다 높다면 망하는 장사를 하는 회사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캄프라드는 너무도 당연한 생각을 발상의 전환을 하면서 단순한 순서만 바꾸는 생각으로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게 됩니다.

 

마치 협동조합은 떡자르기라는 것 같은 생각의 차이를 '이케아' 성공비결로 만들었습니다. 캄프라드는 가장 합당하고 합리적인 가구의 가격을 먼저 책정하고 싼게 비지떤이라는 쉬운방법을 택하지 않았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반드시 해결방법도 있다는 신념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절대 포기하지도 않았던 것 입니다. 가구업계 최초로 도입한 '캐시앤캐리(Cash&Carry)' 방식이나 세계적인 조립형(DIY) 가구 판매업체로 성장하기 까지 조금은 생뚱맞은 생각들로 가득한 회사라는 느낌이 들도록 자신들만의 독특한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불편 경영’ ‘달콤한 불편함’ ‘손님이 을()되는 매장’이란 단어를 탄생시키며 전 세계 300여개 글로벌 소매장을 가지고 있는 북유럽 다국적 가구기업 이케아(IKEA) 이야기의 성공비결이 숨어 있는 비밀입니다. 나는 지금 내가 혼신을 다해서 설립을 진행하고 있는 베비라 협동조합도 "우리 아기를 키우는 정성으로!" 제품을 생산해서 "가격의 거품을 뺀 착한 가격"으로 판매하자는 단순하고 진솔한 생각만 가지고 용기있게 출발하고 있습니다.

 

아기들이 사용하는 아기용품과 의류를 우리 아기를 키우는 정성으로 공동생산하고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합리벅인 가격으로 공동판매를 하자는 목표를 설정 했습니다. 그러나 함께 조합의 틀을 만들고 가꾸어 나갈 구성원들 모두가 공동의 목표를 향해서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문제가 가장 크고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모두가 우리라는 공동체에 내가 속해있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것 같은 아쉬움이 너무 크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공동체를 위해서 자신의 희생을 감당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케아'(IKEA)의 창업주 잉바르 캄프라드 회장의 이야기가 오래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우리는 완전히 다수의 편에 서기로 결심했다. 우리 고객에게 좋은 것은 결국 우리에게도 좋다." 

 

 

아래 사진은 일본 오사카를 여행하면서 오사카 '이케아 매장'을 방문했을 때 촬영한 사진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