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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4월이 오고 군항제가 시작되면 생각나는 이야기.~

by 장복산1 2009. 3. 17.

나에게는 4월이 오고 군항제가 시작되면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

지금부터 20년 전인 1989년의 일이라 당시에는 관선시장이 임명되어 부임하고 임기가 끝나면

진해를 떠나가던 시기였다.

제19대 진해시장으로 김충규 시장이 부임하던 해에 나는 진해 청년지도자 협의회 회장직에

취임하여 지역에서 청년운동을 할 때의 일이라는 기억이다.


어느 날 아침 일찍 진해시장이 직접 전화를 해서 한번 만나자는 이야기를 하니 황급하게 시청

으로 시장면담을 하러갔다.

당시 진해시장은 단도직입적으로 나에게 단호한 어조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진해에서 매년 개최하는 군항제 행사에 도비 2천만 원이 지원되고 시비가 3천만 원이 지원되는

행사인데 군항제 위원회에서는 시민들이게 결산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당시만 해도 5천만 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행사는 그리 흔치도 않았지만 군항제위원회의 위원들

면면을 보면 감히 누구도 결산내용을 공개하라는 이야기를 꺼내기가 어려웠던 현실이었다.

더구나 관선 시장의 입장에서는 불과 몇 년 만 이럭저럭 근무하다 떠나면 되는 일을 구태여

긁어서 부스럼을 만들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당시 김충규 진해시장의 의지가 워낙 확고하기도 했고 이런 일은 지역의 청년단체에서

나서서 하여야 하는 일이라는 논리를 거부할만한 명분도 없었다.

나는 당시 P모 기회실장의 지원을 받으면서 지금은 진해시청의 최고위직 공무원의 직위에까지

올랐다가 정년퇴직을 한 K모 기획계장과 협의하여 진해 군항제 행사전반에 대하여 진해시민들의

의견을 물어보는 형식의 설문조사를 시작하였다.

군항제 행사 전반에 대한 의견을 물러보기도 했지만 도비와 시비가 지원되는 행사의 결산내용을

시민들에게 공개하라는 방향으로 설문조사가 진행되자 나에게 항의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도 진해 군항제위원회의 이사들은 진해를 좌지우지하는 모든 인사들이 다

망라된 모임이다 보니 항의전화가 많기도 하지만 답변도 힘들고 무척 버거웠던 기억이다.

그러나 당시는 나도 젊은 혈기에 청년단체의 회장이라는 직함에다, 진해 시정자문위원, 진해시

체육회 이사에 진해시 방위협의회 위원 등으로 활동을 하던 터라 기도 살아있고 진해시장이

암묵적이면서 적극적인 지원을 하니 당당하게 대응하면서 물러설 일이 아니었다.

그해 4월에 시작한 군항제 행사기간에는 진해 청년지도자 협의회에서 관광안내소를 운영하면서

관광안내 팸플릿에 설문내용 일부를 포함해서 배부하자 결산서 공개를 약속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얼마 전에는 어떤 식사자리에서 그 이야기를 다시 들으면서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황당하다는 생각밖에는 달리 이해할 방법이 없었다.

지역의 모 단체에서 지난해에 진해 군항제행사 결산서 공개를 요구한 일이 있는데 덩치 좋은

사람 두 명이 사무실로 찾아와 위협적인 자세로 따지기에 경찰에 연락해서 퇴거를 요청하자

물러가고는 두루뭉술한 결산내용을 보내오고는 올해부터 공개를 약속했다는 이야기다.

속담에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강산이 두 번은 변할만한 20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지금에 와서 다시 군항제행사의 결산서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할 말을 잃어버렸던 것이다.



요즘 같이 인터넷이 발달하고 대명천지같이 밝은 세상에 국민들의 세금으로 수억 원을 지원

하는 행사의 결산내용을 시민들에게 공개하지 않는 다는 말은 언어도단인 것이다.

그 뿐인가 군항제 기간이면 군항제 위원회에서는 21세기에 나타난 신 봉이김선달인지 몰라도

멀쩡한 4차선 도로를 가로막고 땅을 팔아먹고 수입을 올려도 아무 말 하지 않는 선량한 진해

시민들에게 엎드려 절을 하지는 못할망정 결산내용도 공개를 안 한다면 이런 경우를 아마도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말하는 모양이다.


거기다 더해서 제 작년부터는 세계 군악 의장 페스티벌행사까지 같은 기간에 겹쳐서 시행

하면서 또 다른 독립된 법인체도 결성을 해서 수억의 예산을 쓰는 행사를 한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협찬금품 모금 문제로 진해시장까지 연루되어 검찰의 조사를 받는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 데다 올해는 일본 자위대 군악대를 불러 공연을 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로 우리지역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서 있는 안타까운 현실인 것이다.


이제는 이런 모든 일들도 상식이 통하는 선에서 진행하고 시민들에게 알릴 것은 알리고 이해

를 구할 것은 이해를 구하면서 충무공정신을 온 국민에게 선양하는 좋은 지역행사로 자리매김

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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