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골프에 푹 빠진 계기는 이상하게도 컴퓨터가 원흉이다.
아주 오래전 인터넷 초창기에는 유니텔과 하이텔이라는 인터넷 통신망이
인터넷을 주름잡을 때의 이야기다.
나는 유니텔 골프동호회와 인연을 맺으면서 전국 골프장을 설렵했던 기억이 새롭다.
지금도 골프 이야기만 나오면 그 때 그 당시가 가장 즐거운 추억으로 머리에 떠 오른다.
그리고 그 때 맺었던 골프 동호인들이 유난히 좋은 기억으로 오래 나에게 머무는 이유는
내가 골프를 시작하면서 골프가 뭔지도 모르고 골프에 빠졌던 그런 시기였기 때문일 것이다.
인터넷 골프 동호회가 한참 전성기라고 생각할 때는 전국에서 예선을 거쳐 선발된 아마츄어 골퍼들이
하이텔 동호회와 유니텔동호회의 명예를 걸고 서로 언더파 까지 기승을 올리는 대단한 실력가들도 많았다.
매월 한번은 어김없이 정기 라운딩을 진행하고 두달에 한번은 경북대구 동호인들의 모임인 달구벌팀과
부산경남 동호인들의 모임인 xxx (도저히 기억이 안 난다,)팀이 대구 부산 중간지점 골프장을 부킹해서
정기 라운딩을 하고 시상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넸던 기억이 난다.
가끔은 광주 전남 동호인들의 모임인 호남골과 승주CC에서 혹은 진주CC에서 라운딩을 했던 기억도 난다.
그 당시는 인터넷 골프동호회에 얼마나 많은 골퍼들이 모였으면 대구경북과 부산경남만 모여서 라운딩을
하는 정모에도 A1골프장 전홀에서 출발하는 샷건방식으로 진행하였던 기억도 새롭다.
오늘 새삼스럽게 이런글을 쓰는 이유는 진해에도 진해골프랜드라는 좋은 연습장이 시내에 생겨서
가까운 거리에서 연습하기도 좋고 여러가지 편리하다는 생각으로 나는 아침마다 운동을 겸해서 도보로
연습장까지 가서 연습을하고 다시 걸어서 돌아오는데 어느날 엘리베이터에 카페개설을 알리는 안내문이
게시되어 흥미를 가지고 카페에 들려 보았는데 시작이라고 하지만 메뉴가 좀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니 자연히 엣날 유니텔 골프동호회의 기억도 새로워지는데 당시 전국을 지역별로 나누어
활동하던 지역 방 이름들 기억이 도저히 살아나지를 않는다.
대구경북은 달구벌...광주전남은 호남골...경기남부는 복사골... 부산 경남...? ....? 기억할 방법이 움따.~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인터넷 검색창에 <유니텔 골프동호회>를 쳐 보았더니 공교롭게도
............. 그 유명했던 떠리원 통신원글이 보인다.........ㅎㅎㅎ
그래서 한참을 읽으며 히히덕 거리다가 진해골프랜드 카페로 함 퍼 옮겨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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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땡큐`아줌마와의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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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즐거운 일요일....입니다...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충실하게 일한결과 찾아오는 휴일... 사탕보다도 꿀보다도.... 또 ....배스킨 라빈스 아스크림 보다도 더 달콤하고 맛있는..... 그런 날이져......
나도 이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주말과 휴일이 넘넘 기다려 졌었는데.... 지금은 괴로운 일요일이 되어 버렸담니다... 주말이란 존재가 몹시 두려운 떠리원.....을 비롯한 캐디 일땅언니들.... ㅠ.ㅠ ㅇ ㅇ ㅇ ㅇ 나에게도 이 달콤한 일요일을 맘껏 즐길수 있는 축복이 내려졌을때가 있었는데.....
음...옛날얘기 하니깐.맴이 아파옴미다.. 아이...쓰라려........(-.-) 호오~~~~~호오~~~~
오늘은 조퇴를 하였담미다... 왜냐하믄......떠리원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시는 분의 생신날이거든요.. 그래서 근무는 하지 않았지요.. 바람이 쌩쌩부는 이 날씨에..근무를 하지 않았다는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 아닐수 엄씀미다...
그동안 바빠서 볼수 없었던... 내 사랑하는 가족들의 얼굴도 보고... 함께...식사도 하고...텔레비젼도 보고..... 행복하기 그지엄는 일요일을 보내고 있지요....
여기는 피씨방이란 곳임미다... 사랑하는 동생들의 악랄한 꼬임에 빠져.....요즘 모르면...밥보..라는 겜(수타 크래푸트=난 주로 프로토스를 애용하지요..^^)을 하러 와따가..... 몰래 빠져나와 이로케 떠리원통신을 끄적거리고 있담미다....
어제는.....제가 과연 어떤 분들과 라운딩을 했을까요.... 오후(티켓).....11시 48분이었을거예요 동 아웃-인...... 회원님 한분과.....웬지 기품있어보이는 아짐마....한분.. 그리고 인상이 무척이나 조아보이는 아저씨.두분... 포빽이죠..... 요즘은 맨날 포빽만 나감미다..... 힝~~~~~~~~~~~~~~~~~~~~~ㅠ.ㅠ
어젠 진짜루...일하기가 싫더군요.... 기냥..인사도 하는둥 마는둥...... 대충 해씀미다(맨날 그렁건 아니람미당..)
말씀하시는 걸루 보아하니......충청도 분들이어떤거 같애여... 그 중에 한분이 귤을 한봉지나 들고 오셨더군요.... 덕분에 나도 며깨 ...얻어먹어찌요....*^^*
" 먹는게 남는것이여~~~어!!"
" 언니두 머거어~어어"
" 자~아~~!!혀봐아아아~~~!"
(^^;;;)하하.....아니예여..기냥 제가 머글꼐여......하하
암턴 아주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맘껏들을수 있는 기회여씸미다. 우리의 아주 기품있어보이는 아주머니.... 볼도 잘 치시구.....저에게 정말 잘해주시더군요... 클럽을 교환해 드릴때 마다....그린위에서 볼을 닦을때도.... 잊지않고 항상 하시는 말씀...
"thank you~~~"
언제 들어도 기분좋은 말이 바로 이런 단어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thank you~~~"를 듣기란 매우 드문 일이지요... 어쩌다가 외국인 분들과 함께 라운딩할때나....혹은 프로분들.. 그런때나 들을수 있는 단어이지요.....골프장에서는 참 희소가치가 있는 단어......
18홀내내 나에게 thank you 라는 말씀을 아낌없이 해주신 그 아주머니께..감사드림미다.......복 많이 받으세여......*^^*
아저씨분들또한..메너가 상당히 좋으셨어요... 나에게 특별히 잘해주신건 엄는데......내기를 하고계셨음에도 불구하고.. 부니기가 참으로 화기 애애 하고.....좋았었지요... 나는 내기 골프를 하시는 분들과 라운딩 하게되면..늘 긴장이란걸 하게 됨니다....
나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따라서.. 그분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지기도 하고 무거워 지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거리 하나를 말씀드려도 한번 더 생각하고 바람이 불거나 오르막 내리막...이러한 것도 꼭 감안하시라는 말도 빠뜨리지 않는담미다. 하지만...꼭 이런 분들이 계심미다.
" 에이...언니가 내리막 보라 그래서..짧게 잡았더니....." 나보고 모라모라...구박하심미다.....
이런분들도 있어요.... 바빠서......클럽을 좀 늦게 갖다드렸을 경우엔...
" 에이....언니가 클럽을 늦게 갔다줘서.....쪼로가 나짢아....에이...쒸~~~~ " 혹은 ......그린위에서....... 내리막 퍼팅의 이자가 더 커졌을 경우에.....
" 언니..왜 내리막이라고 얘기 안했어...이런건 언니가 말해줘야 되는거 아니야?"
별의별 트집을 있는데로 다 잡아서 우리를 괴롭힘니다.... 얘기하면 얘기해따구 모라모라.....얘기 안하면 또 안했다구 모라모라....
그럴때면....다른언니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일할 의욕을 상실해 버린담미다... 그다음부터...내리막을 얘기해야하나........말아야 하나....어떻하지.. 이런 참 터무니없이 기가막힌 고민에 휩싸이고 말지요.....
골프는..플레이어 자신이 직접하는 것이지.......우리들이 하는것이 아니람니다.
정말이지 마음에 맞는 골퍼들 만나기가 참 어려워요... 골퍼 여러분들 또한 마음에 꼭 맞는 캐디언니 만나기..힘드시죠?
골퍼와 캐디의 조화..... 그건...캐디언니 혼자만이 짊어지고 갈 일이 아닌것 같군요...
우리를 단순히 18홀만 몸으로 때우면 된다...까짓거.. 거리 아무렇게나 말하고....라이 막 노코..그럼 되지머.... 이런식으로 생각하신다면....잘못생각하고 계신 겁니다..
우리들의 직장은 이곳이지요.... 하지만..골퍼분들은 어려운 시간쪼개서..어렵게 부킹해.... 필드에 나오는 순간만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하시더군요..
그만큼 기대가 크기 때문에 우리는 그분들이 18홀 내내 즐겁게 플레이 할수 있게끔.......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드릴 의무가 있습니다...
물론 내가 할수 있는한 최선을 다해 보조해 드리는것도 잊지 말아야 할 숙제구요
내기를 함에있어..... 볼이 안맞고 ...남이 버디할때... 트리플..양파 하면..열 받습니다...... 보고있는 나도 속상한데(정말임미다..우리도 같이 울고(ㅠ.ㅠ) 웃는(^0^)답니다) 당사자는 오죽이나 하겠습니까??
하지만..그렇다고 무조건 캐디언니에게 뭐라고 구박하기 보다는 한걸음 뒤로 물러서..생각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상 `땡큐`에 곧잘 감동하는 떠리원이지요...*^^*
| [필진소개] |
엄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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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킨라빈스 31 아이스크림을 너무 좋아해 필명도 떠리원.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에서 일하며 유니텔 골프 동호회에선 김희선보다 인기가 더 많은 캐디 아가씨.
그 바닐라향 글속에 의표를 찌르는 비수들이...꽂혀있으니... 현직 캐디가 일기형식으로 그날 그날 만난 골퍼를 보고 느낀 점을 쓴다.
그녀의 일기속에는 김국진도 나오고, 오늘 당신의 모습도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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