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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4)

by 장복산1 2009. 5. 26.

     <내 인생의 잣대>

                                          

나는 솔직히 요즘도 아파트가 112.39㎡ 라면 얼마나 큰 규모인지를 얼른 알아

차리지 못하고 몇 평짜리 아파트냐고 되물어서 34평짜리라고 해야 알아 듣는다.

진작부터 100g단위로 표기하고 판매하는 삼겹살을 사려고 해도 우리 두 식구가

먹기에는 한 근(斤))은 좀 많다는 생각이고 반근은 좀 모자란다는 짐작을 하지만

몇 그램을 사야 적정하다는 계산을 하려면 1근은 600g이라는 환산을 하고나서

짐작이라도 하는 미련한 사람이다.


그래도 인도에서 시작되어 아라비아인들이 유럽에 전하여 전 세계에서 통용이

되고 있다는 아라비아숫자인 1234는 별 거부감 없이 잘 적응하고 있다.

만약에 아라비아숫자도 평방미터나 그램 같은 이질적 거리감을 가지고 현실을

살아간다는 가정을 하고 보니 웃음이 절로난다.


이런 잣대의 길이나 저울을 다는 무게가 서로 다른 것은 동서양에 떨어져 살던

사람들이 이웃 간에 서로가 한 약속의 단위가 다르다는 것에 불과하다.

서양 사람들이 한 약속이 다르고 동양 사람들이 하던 약속이 다르던 이유 때문에

생기는 혼란이라는 생각이다.


사람들은 세상을 살면서 각기 자기 나름으로 자신과 한 약속이나 사회적 규범과

보편성이 따르는 상식이라는 약속을 지키며 살아가기 마련이다.

우리가 쓰던 한자 두자의 길이와 서양 사람들이 쓰던 1미터 2미터는 서로 길이가

다르듯이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들고 있는 <내 인생의 잣대>도 그 길이가 서로가

다르기 마련이라는 생각이다.

나는 1m거리 퍼팅을 홀 컵에 넣지 못해도 당연하다는 생각으로 웃어버리고 말지만

프로골퍼인 최경주 선수가 1m 퍼팅을 성공하지 못하면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다.

최경주 선수는 세계적 골퍼며 미국의 PGA까지 접수했던 크고 긴 잣대를 스스로

들고 자기의 자존심척도를 자신이 스스로 측량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번에 서거하신 노무현 전 대통령도 너무나 크고 무거운 전임 대통령이란

크고 긴 잣대를 들고 스스로 국민들이 바라보는 도덕적 가치를 측량하며 무거운

잣대의 무게를 느꼈을 것이라는 짐작이다.

“아무도 원망하지 마라”며 모든 짐을 혼자지고 떠난 노무현정치의 가장 큰 대의명분인

지역주의청산은 친 노와 반노로 다시 네 편 내편을 가르는 깃털 같은 가벼움으로

조문객의 발길을 막으면서 명분의 정당성마저 상실 했다는 생각이다.

 

그가 들고 있던 권위주의 타파라는 노무현의 잣대는 적법한 절차와 우리스스로

선출한 국가원수의 조화를 짓밟고 구두창으로 내려치는 TV화면을 보는순간 여지없이

무너지며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는 생각에 안타깝기 그지없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국민장을 치르는 장례에 조문을 가느냐 마느냐 하는 이야기에서

장지냐 영결식장으로 가느냐 하며 설왕설례를 하는 속내를 보면서 씁쓸하기 까지 하다. 

이제는 증오와 분열의 악순환을 끊는 상생의 잣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과 그를 반대했던 사람들을 함께 포용하는 추모의 발길을

함께 모아서 더 이상은 누구를 막고 짓밟는 가벼운 잣대는 버렸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는 오늘 내 인생의 잣대는 얼마나 길고 내 인생의 무게는 얼마나 무거운지 한번쯤은

스스로 생각할 여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내 인생의 무게는 상식 없이 변덕스럽게 가벼웠을지도 모르며

내 인생의 잣대가 자신에게는 한 없이 넉넉한 만큼 이웃에는 인색하리 만치 짧고도 야박한

잣대를 들이 데며 다그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내 인생의 잣대>는 과연 얼마나 길까...? 무척 궁금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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