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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진해를 사랑한다는 것...

by 장복산1 2009. 10. 26.

<진해사랑 시민모임>이라는 카페를 개설한 내가 과연 진해를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문득 해 보았다. 

장복산이 병품처럼 시가지를 품고 있으며 속천항과 장천항을 마주보며 바다풍경을 즐기는 진해의 자연경관이 좋고

아름다워서 나는 진해를 사랑하는지 모른다.

내가 살아가는 주변에는 시장골목을 지나 제황산을 오르는 길목마다 낯설지 않은 골목들이 나는 편하고 진해역을 지나면

여좌천을 따라 데크로드를 걸으며 아침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낯익은 산책길이 있어서 나는 진해를 사랑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내가 진해를 조아하고 사랑하는 가장 소중한 이유는 진해에는 내가 낯익은 이웃들이 많이 있으며 어디서

누구를 만나도 서로가 반가운 인사를 나누며 마음편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웃들이 있어서 나는 진해를 사랑할 것이다.

 

그렇게 소중한 이웃들을 만나서 자근자근 이야기를 나누며 진해를 사랑하고 가꾸며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고

온라인 카페를 개설하고 시민들의 작은 지혜와 힘들을 한데 모아 세상을 바꾸자는 꿈을 키우고 있다.

진해를 사랑하는 진해사랑의 가장 큰 가치는 나의 이웃과 진해에 머물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서로 다르고 소중한 가치들을

인정하고 함께하는 다양성을 품어 인정하는 자체가 진해를 사랑하고 상식이 통하는 세상의 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사랑이란 남을 돕고 이해하려는 생각이라고 하는데 나는 누구를 돕지도 못하고 이해하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이번에 우리 카페에서 있었던 안타까운 일들을 생각하며 무척 많은 시간을 생각하고 또 생각 해 보아도 나는 아직도 어떤

해답을 찾지 못하고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사고나 판단이 절대적일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내가하면 로멘스요 남이하면 불륜이라는 이야기도

생각하고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마음으로 생각을 바꾸어 보기도 했지만 나는 아직도 나의 틀에서 벗어 나지 못하고 있다.

나는 진해시장을 상식 없는 사람이라고 몰아 붙이며 따지기도 했고 나는 진해시의회 의장도 몰상식하다는 이야기를 하며

비판의 강도를 높여왔던 것도 사실이다.

얼마 전에는 진해시장을 대신하여 시의회에서 답변하는 부시장을 몰상식 씨리즈로 엮어가며 비판의 글을 쓴 일도 있다.

심지어는 행정구역통합 의사를 묻는 시민공청회를 무산시킬 요령으로  공공장소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항의하는

소동을 벌리고 어쩔 수 없는 시민들의 자위권 발동에 해당하는 정당방위라는 주장을 펴 왔다.

 

그러나 이번에 <졸속통합반대 진해시민 범 대책위원회>가 진해시장의 졸속통합 추진을 반대하면서 범대위 자체에서

추진하고 진행하는 일부 졸속같다고 판단 할만 한 사안들을 내부비판하는 과정에서 항의하는 우리 카페 회원들의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고 그만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난이라고 몰아붙이며 사퇴하게 만들고 강퇴시키는 과정을 거치면서 격었던

안타까움을 지금 이야기하면서도 나는 자기변명을 하고 싶은 충동을 이기지 못하며 이런 글을 또 쓰고 있는 것이다.

 

어디까지가 조직의 발전을 위한 건전한 비판이고 어디까지가 개인의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난이라는 기준을 어떻게 제단

하고 무슨 근거로 그 경계를 삼아야 할지 나는 마땅한 해답을 아직은 찾지 못하고 있다.

그냥 내가하면 로멘스요 남이하면 불륜이라는 이야기로는 너무나 무책임하고 대책없는 대답이라는 핑계로 나는 지금

자기변명의 유혹에 빠저들고 있는 것이다.

 

<졸속통합반대 진해시민 범 대책위원회> 모임에서는 3명의 공동대표를 선출 했으며 정책실장 겸 대변인을 선임하고

정책고문과 법률고문을 선임한 사실이 있다.

정책실장겸 대변인을 선임한 이유는 아무리 한시적 단체라도 그 단체를 대변하는 의견이나 의사를 대외에 발표하거나

전달하는 과정에 일관성을 유지하고 통일된 의사를 발표하기 위하여 선임하였을 것이라는 짐작이다.

그러면 여러사람들이 모여서 의결하고 결정한 사항들은 가능한 한 서로가 지켜지도록 노력하고 준수 해야 하는 것은 극히

일반적인 상식이라는 생각때문에 나는 자신의 조직을 비판하는 글을 거침 없이 썼던 것이다.

 

진해시의회에 청원하는 문제도 그 문제를 제기하고 진행하는 방법이나 진행할 사람까지 선정하고 합의하였던 사항들을

사전에 어떤 의논이나 협의과정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마구잡이로 달리 진행 해 버린 사항들을 뻔히 알면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냥 이해하며 지나간 사실은 과거로 치부하고 넘어가자는 일이 과연 타당한지 한번쯤 집어 볼 일이다.

졸속통합추진을 반대하는 단체가 스스로 졸속운영을 한다는 아이러니를 나는 이해하고 받아 드리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실수 할 수 있고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는 이런 실수나 잘못된 경험들을 서로가

비판하고 논쟁하며 고쳐서 같은 실수를 다시 반복하지 말자는 의미로 모임도 만들고 협의하고 토론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다른 조직이나 상대는 강하게 비판하면서 자기 자신의 문제나 조직내부의 비판까지 수용하지 못하는 것도 상식없는 일이다.

나도 이 문제를 거론하면서 다소 비판의 소리는 있을 것이라는 짐작은 했지만 한 개인의 인격을 무시하고 인신공격수준의

비난까지는 미쳐 예견하지 못했던 것은 내가 알고있는 수준의 상식을 믿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도 이해하지 못하는 또 한가지 사실은 20여년 전에 내가 진해 예총회장하던 시절에 어쩌다 어떤 행사 뒤풀이에서

저녁식사 한번 함께하고 예총회장 체면치레로 식사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평생을 시달리며 양의 가죽까지 쓰는

파렴치한 사람이 될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고 지금도 이해하지 못하는 기막힌 사연이다.

무엇이건 서로가 정으로 주고 받는 일도 주는사람의 생각과 받는 사람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이렇게 서로

하늘과 땅 만큼이나 엄청나게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도 나는 미쳐 생각하지 못했고 이해하지도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사랑이란 남을 돕고 이해하려는 생각이라고 하는데 아마 나는 아직도 누구를 사랑할 자격이 없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처녀가 아기를 나아도 할 말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지금도 자신의 변명만 일관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해를 사랑한다는 것... 아직도 멀고 먼 꿈으로 내 가슴속에 자리잡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두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지 못하고 떠나 보네는 아품을 경험하며 카페의 대문마저 걸어 잠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