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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진해만 생태숲 걷기 대회를 다녀왔습니다.

by 장복산1 2011. 5. 15.

걷기 대회라기 보다는 휴일 가족과 함께 어느 축제에 다녀 온 기분입니다. 아마 나만이 아니라 오늘 진해만 생태숲 걷기 대회에 참석한 사람들 모두가 그렇게 느끼고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우리 내외는 아침마다 진해 내수면연구소에 있는 자연생태공원을 산책하지만 이렇게 날을 잡아서 가족이 함께 산을 오르기는 정말 오래만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진해구청 뒤에 넓은 인조잔디가 깔려있는 운동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습니다. 경남 도민일보가 주최를 하고 창원시와 STX조선에서 함께하는 모양입니다. 미리 택배로 받은 배 번호표에는 경남 도민일보, 창원시, STX 조선소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우리도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기념 티샤츠를 받아서 아네는 20107번을 나는 20108번을 앞에 달고 이리저리 바쁘게 구경을 합니다. 주최측에서 미리 온 사람들이 기다리며 지루하지 않게 배려해서 준비한 식전 행사들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운동장 주변으로 둘러친 텐트는 먹거리장터, 기념품배부처와 본부석이 자리잡고 한 편는 페이스페인팅 체험관을 비롯해서 천연비누만들기, 나무목걸이 만들기, 심지어 심폐소생술 체험 부스까지 사람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아네는 무료 찻집에서 냉커피를 한 잔 받아 들고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구경이나 하는 일도 마냥 즐겁기만 한 모양입니다.  진해에 40년 넘게 살아도 진해구청도 처음 구경한다는 아네에게 사람 사는 모습이 이렇게 서로 어울리는 것이라고 위로를 합니다. 그러고 보니 항상 장사한다고 진해 중앙시장을 떠나지 못하는 아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기념 티셔츠를 받으려는 줄이 길게 늘어 서 있습니다.

                                    우리도 기념 티셔츠에 20107번과 20108번 배 번호표를 달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식전행사로 준비한 체험관 앞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페이스 페인팅 체험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해서 우리는 구경으로 만족했습니다.

 

사람들도 많이 모이고 구경할 체험관 부스도 많습니다. 어린아이들이 모이는 장소에는 어김 없이 나타나는 삐에로도 이리저리 운동장을 누비며 아이들에게 풍선도 만들어 주고 아이들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어떤 가족은 아이들 손을 잡고 오기도 했고 어떤 가족은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오기도 했습니다. 유모차를 밀고 어떻게 산을 오를지 걱정도 되지만 모두가 마냥 즐거운 표정입니다.

 

                                     삐에로 주변에는 아이들이 몰려서 줄을 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도 페이스페인팅 체험을 한 번 해 보고 싶었지만 줄을 서기가 어려웠습니다.

                                      심폐소생술을 체험하는 학생의 표정이 무척 진지해 보였습니다. 

                                          생수도 두 병을 받아들고 어린아이 같이 즐거워하는 아네의 모습입니다.  

                                   꽃잎 압화체험관 앞에도 어김 없이 사람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사람들이 모이거나 새로운 화각이 눈에 들어 오면 사진을 찍는 습성 때문에 핸드폰 카메라로 이리저리 사진을 찍다 보니 벌써 휴대폰  밧데리를 다 사용한 모양입니다. 아침에 카메라를 챙기지 못한 사실을 이네 아쉬워 하며 아네와 가벼운 입 씨름을 시작합니다. 내가 카메라를 챙기려고 하자 산에 가면서 무거운 카메라는 뭐하러 챙기느냐는 아네의 핀잔 때문에 오늘 카메라를 챙기지 못한 사실을 가지고 내가 책임추궁을 했기 때문입니다.

 

창원시장도 참석하고 시의원들도 많이 참석해서 간단하게 개회식을 하고 걷기대회가 시작되는 모양입니다. 우리는 가능하면 멘 앞에서서 출발하려고 제일 앞에 자리를 잡고 출발을 기다렸습니다. 나는 얼마 전에 지역 봉사단체에서 오늘 같이 장복산 산책 코스인 하늘마루를 오른 경험이 있습니다. 아침마다 산책도 하고 운동을 한다고 하지만 산을 오를 때는 항상 다른 사람들에게 추월당한 경험 때문에 출발이라도 먼저 하자는 생각 때문입니다.

 

                                      자유분망하게 움직이는 복잡한 사람들의 모습도 즐겁게 보입니다.  

           .                          천연비누를 만드는 체험부스에도 사람들의 진지한 표정들이 몰려 있습니다.

              .                            삐에르 주변에는 항상 아이들이 몰리기 마련입니다.

                         .          오늘 하루 아네가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꾸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먹거리 장터에는 진해 부녀자원봉사회에서 참가자들을 위한 먹거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무료 찻집에도 사람들이 줄을 서 있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모습도 카메라에 담고 싶었고 산에서 바라본 시가지 모습도 카메라에 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카메라를 챙기지 못한 자신의 불찰로 아위숨만 싸이고 있습니다. 오늘 따라 날씨마저 너무 청명해서 눈 앞에 펼쳐지는 시가지 모습들이 지금도 눈에 아른 거립니다. 나도 목제 체험장이나 진해 생태숲 산길은 이야기만 들어 보았지 오늘이 처음 경험하는 산책 길입니다. 숲속 길을 걷는 자체도 좋았지만 눈 앞에 펼쳐지는 풍광들이 더 마음에 드는 길이었습니다.

 

반환점을 돌 때 나누어 주는 즉석복권은 역시 "다음기회에" 하는 글자들이 우리를 거부합니다. 이상하리만치 우리 내외는 항상 추첨이라는 행운과는 인연이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에어부산에서 제공하는 항공권과 드럼세탁기가 마지막 추첨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는 아예 기대를 접었습니다.  산길을 돌아 내려오니 먹거리 장터에서 수박화체와 찌짐에 막걸리를 나누어 주고 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양을 준비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막걸리를 겯들여 먹어서 그런지 정말 배가 부르도록 먹으면서 무대에서 이어지는 즐거운 공연도 구경했습니다.  참가자 모두가 하루를 즐기면서 산 길을 돌아 걷기 대회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 왔습니다.  아쉬움이 있다면 기념 티셔츠를 배부하고 반환점에서 즉석 복권을 나누어 주는 부분은 주최측이나 참가자 모두가 한 번 고민할 문제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제는 우리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실험할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번호표만 확인하고  기념티셔츠를 나누어 주고 손만 내 밀면 즉석복권을 주는 행사에 버금가는 성숙한 시민의식은 아직 멀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 사람이 한 번이상 기념품을 받는 모습이나 반환점을 돌아 오면서 자신은 즉석복권 열세장을 긁어도 당첨이 안 되더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는 이상하게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래 사진은 걷기대회에 걷는 사진을 찍지 못한 아쉬움 때문에 경남도민일보에서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