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주먹구구로 셈하는 창원시 행정

by 장복산1 2011. 7. 9.

손가락을 꼽아서 어림짐작으로 대충하는 셈을 주먹구구라고 한다. 셈(Counting)은 물체의 개수를 헤아리는 행동이다. “수를 센다.”고 한다. 고고학적 증거가 암시하는 바에 따르면 인류는 적어도 5만년 전부터 셈을 해왔다고 한다. 숫자의 개념이 없던 고대 사회에서는 양 한 마리에 돌 하나를 대응시키는 것과 같이 두 집단을 비교함으로써 셈을 하였는데, 이렇게 하면 실제의 숫자를 몰라도 양의 수가 줄어들었는지 아닌지 등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은 현대의 유럽 언어에서 ‘계산하다’는 의미의 calculate가 라틴어로 ‘조약돌’을 의미하는 단어인 calculus과 유사한 것에서도 드러난다.


우리가 어린 시절만 해도 수를 세고 계산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수판을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셈을 배우는 학생들은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셈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 셈하는 실력을 겨루는 전국수학경시대회 같은 행사를 개최하던 기억이 있다. 얼마 되지 않아 전자계산기가 등장하면서 수판은 우리주변에서 사라지더니 이제는 컴퓨터가 아예 자동으로 계산을 하면서  전자계산기마저 필요 없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이와 같이 세상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데 우리가 사는 사회의 기준이고 바탕이며 신뢰의 출발점이 되어야하는 국가기관이 아직도 주먹구구로 셈을 하고 있다면 컴퓨터로 셈을 하고 SNS로 소통하는 국민들은 이와 같은 아이러니(irony)한 현실을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지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최근 ‘이윤기의 세상읽기 블로그’에 ‘맹형규 장관 속았다. 창원 명예시민증 1호 아니다’는 글이 주목을 받는 이유도 국가기관인 창원시가 명예시민증을 발급하면서 주먹구구식으로 셈을 하다가 낭패를 당했다는 생각이다, 이윤기님은 미리 자신의 글에서 창원시가 할 외국인 1호와 내국인 1호라는 변명까지 예측했다. 페이스북 창원시 그룹에서 페이비 이종은님과 나누었던 이야기를 공개했으며 김성훈님은 댓글을 달아 창원시 명예 시민증 수여 조례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언론사와 인터뷰하는 창원시 공무원은 맹형규 장관의 명예시민증이 먼저 발급이 되었으나 전달이 늦었다느니 외국인과 내국인을 구분한다는 등 횡설수설하면서 또 한 번 주먹구구식 셈을 하고 있다.


그 뿐이 아니다 나는 얼마 전 창원시에 진해 중앙시장 고객쉼터를 리모델링 한 공사비 집행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가 1억이 넘는 공사비를 주먹구구식으로 관리하고 주먹구구식으로 대충 답변하는 기막힌 공무원을 보고 얼마나 놀랬는지 모른다. 분명하게 나는 지난 2009년 진해시에서 집행한 것으로 공개한 2억9천7백만 원과 실제 진해중앙시장 번영회에서 수령하여 집행한 정산금액인 144,995,300원에는 152,004,700원의 차액이 있으니 차액에 대한 집행내역을 알 수 있는 정보를 공개하라는 정보공개를 청구를 했다. 그러나 창원시장은 절대 그런 일이 없다고 잡아떼면서 ‘진해중앙시장 고객쉼터 및 종합문화센터 리모델링공사 정산서상 지원금은 2억9천7백만 원이 아니라 144,995,300원임을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는 공식 답변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다시 내가 창원시에서 공개했던 2억9천7백만 원의 자료를 내밀면서 따지자 이제는 사실관계를 시인하면서도 당시에 근무하던 공무원이 퇴직을 해서 자료를 찾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조금도 부끄러운 생각 없이 태연스럽게 한다. 공무원들이 퇴직을 하면 자신이 처리하던 업무를 인수인계하는 것은 상식이며 국가에서 생산한 모든 공문서는 보존 년 한을 규정하고 있다. 담당공무원이 퇴직을 해서 1억이 넘는 예산을 집행한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면 창원시의 모든 행정이나 셈은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것이 분명하다.

 

창원시의회를 무시하고 추진한 야구장건립문제나 명예시민증 1호를 이중으로 수여한 문제 그리고 1억이 넘는 예산집행 내역을 주먹구구로 셈하고 관리하는 문제 등을 종합 해 보면 창원시장은 과거 공직사회에서 모든 정보를 독점하고 국민을 속이던 구태의연(舊態依然)한 사고를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창원시장은 이제 SNS로 소통하고 스마트폰으로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스마트하고 수준 높은 시민들을 더 이상 속이려는 생각은 당장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