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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최소한의 양심(良心)이 필요한 세상

by 장복산1 2011. 9. 4.

 양심(良心)

양심은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을 말합니다. 법(法)이란 이와 같이 양심에 따른 도덕적 의식으로 통제할 수 없는 사회적 규율을 강제하는 수단입니다. 그러나 법과 양심의 경계를 구분하기는 매우 어렵기 마련입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박명기 교수와의 후보단일화는 민주진보진영의 중재와 박명기 교수의 결단에 의해 정해진 것이며 대가와 관련한 어떠한 얘기도 없었다. 는 주장을 하지만 사실은 단순하게 양심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기 때문에 법으로 판단하려고 하는 모양입니다. 


산책길에서 만난 부끄러운 양심

나는 오늘 아침 산책길에서 만난 최소한의 양심마저 일어버린 사회적 병패에 분노합니다. 과연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최소한의 양심이라는 기준은 어디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나는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진해역에서 여좌천을 따라 올라가는 길목에서 나는 양심을 버리지 말라는 현수막이 부끄러운 또 다른 양심을  목격합니다.

 

      

여좌동 주민 센터에서 게시한 양심을 버리는 행위를 하지 맙시다. 는 현수막 앞에는 매일 버려지는 양심들이 부끄러운 모습으로 쌓이고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진해여중 담장에 새로 설치한 누비자 자전거 터미널 앞에서 다시 한 번 최소한의 양심마저 버리고 떠난 부끄러운 양심을 만납니다. 우리 주변에는 버려진 양심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진해여중 담장에 새로 설치한 누비자 자전거 터미널 앞을 가로막고 차량을 불법 주차한 모습도 최소한의 양심마저 포기한 이 시대에 버려진 양심의  한 모습입니다. 여좌천 데크로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진해여중에서 중앙교회까지는 양쪽으로 데크로드를 설치하고 MBC드라마 ‘로망스 촬영장소’라는 간판이 걸려 있습니다. 이미 군항제 기간에는 필수 관광코스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중앙교회 위에서부터 내수면연구소 생태공원입구까지는 한쪽은 데크로드 길을 설치하고 다른 한 쪽은 하상산책로를 설치해서 지루하지 않게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아침마다 이 산책로는 아침 운동을 하는 사람들로 붐비기 마련입니다. 데크로드를 따라 올라가면 생태공원 앞에는 지압보도가 있고 내수면연구소 생태공원의 저수지 주변은 우거진 숲속 길이 아침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큼 아름다운 최상의 산책로가 이어집니다.   


공권력의 의지가 필요한 기초질서 확립

이와 같이 아름다운 산책로가 있는 여좌천을 따라 진해역 지하도부터 한전 앞 까지 2차선 자동차 통행로는 도로 폭이 좁고 복잡합니다. 당연히 노면주차가 금지된 주차 금지 구역입니다. 그러나 이 도로변에는 국가기관인 여좌동 주민 센터와 진해경찰서 여좌동 치안센터에서 게시한 이상한 현수막이 게시되어 있습니다. 양면주차를 금지한다는 현수막 내용이 어쩐지 어색합니다.

 

양면주차를 금지한다면 한 쪽 면에 주차하는 것은 무방하다는 내용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주차금지구역에 국가기관에서 양면주차를 금지한다는 현수막을 설치하는 것은 잘못된 계도방식 입니다. 그리고 그런 현수막 아래 아무 거리낌 없이 양면으로 주차를 하는 시민의식과 현수막이 상존(尙存)하는 현실이 최소한의 양심마저 무너저 버린 우리사회의 실상입니다.     

 

우리나라 속담에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작은 잘못을 고치지 못하면 큰 실수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경고의 의미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민족은 유난히 정이 많은 민족입니다. 개인주의가 발달한 서구문명의 시각에서 보면 좋은 것이 좋다는 우리나라의 적당주의 문화가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 형편없는 사람들로 인식할 수 있는 모습들입니다.


이제는 누구도 느끼지 못하고 일상으로 고착된 최소한의 양심마저 일어버린 세상을 바꾸어야 합니다. 우선 국가의 녹을 먹는 공직사회가 이 문제에 가장 큰 책임의식을 가지고 나서야 합니다. 여좌천변의 쓰레기 불법투기를 막겠다는 공권력의 의지가 필요합니다. 누비자 자전거 터미널을 가로막고 있는 불법주차를 단속하려는 공직자들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주자금지구역에 양면주차금지 현수막을 생각없이 국가기관에서 게시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양심이나 상식으로 통제할 수 없는 사회적 규율을 강제하는 수단이 법을 집행하는 것이라면 최소한의 양심마저 무너진 사회적 병폐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은 법 집행기관인 국가기관에 있습니다. 국가의 녹을 먹는 공무원들과 공직사회가 앞장서서 최소한의 양심마저 무너저 버린 사회적 병패를 해결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절대 필요합니다.     


공직사회도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려는 고민이 필요

공직사회의 의식 없는 예산낭비 문제도 이제는 최소한의 양심마저 일어버린 일상으로 자리 잡은 모양입니다. 나는 2년 전 여좌천 중앙교회부터 한전 앞까지 하상산책로 317,6㎦의 구간을 2억4천8백만 원의 예산으로 우드 칩 포장공법으로 시공하는 문제에 이의를 제기한 일이 있습니다. 국민의 소리에 미동도 하지 않는 양심 없는 공무원들이 화가나서 국민신문고까지 울리면서 따졌던 일을 기억합니다. 결국은 1년도 지나지 않아서 2억4천8백만 원의 국민세금은 거북이 등처럼 갈라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은 보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다시 그 하상산책로 위에 데크로드 설치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앙교회 앞에서 한전 앞까지는 한 쪽은 데크로드로 다른 한 쪽은 하상산책로를 설치하고 양 쪽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4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상산책로 쪽의 연결다리 옆에는 하상산책로를 출입하는 계단을 튼튼하게 만들었습니다. 데크로드가 하상산책로로 연결되는 계단을 지나가려면 사람이 차도를 통과하지 않고는 도저히 지나갈 방법이 없습니다.

            

청송연립 앞에 하상산책로가 끝나는 부분을 관찰하면 새로 설치하려는 데크로드의 모습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상산책로로 연결되는 계단설치 구간을 지나려면 사람이 차도로 나가야하고 차도에는 대형화분으로 통행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중앙교회부터 한전 앞까지는 이런 계단이 4개나 있습니다. 하상산책로가 설치된 쪽에 다시 데크로드 공사를 해야하는 이유를 나는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예산낭비라는 생각밖에는 별다른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지금 여좌천 하상산책로 길위에서는 잘 가꾸어진 화단을 마구 파해치며 데크로드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미 하상산책로를 조성한 위에 다시 데크로드공사를 해야 할 특별한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하상산책로로 연결되는 계단이 있는 4개 구간은 사람이 바르게 통행할 수 있는 방법조차 없습니다. 여좌천 데크로드 공사가 실적을 위한 생색내기 공사이거나 예산이나 낭비하려는 공사라면 지금이라도 공사를 중단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제는 공직사회도 스스로 최소한의 양심정도는 지키려는 고민이 필요한 시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