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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도심 속에 걷고 싶은 길

by 장복산1 2011. 9. 7.

도심 속 걷고 싶은 길

           진해 생태공원 

진해 도심 속에 정말 걷고 싶은 길이 있습니다. 진해역을 지나 여좌천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내수면연구소에 생태공원이 있습니다. 도심에서 불과 10여분 거리에 이렇게 넓은 호수와 우거진 숲 그리고 흙을 밟고 걸을 수 있는 길이 있다는 사실이 정말 행복합니다. 나는 이 길을 사랑합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나는 매일 아침 이 길을 부부가 함께 걷습니다. 콘크리트 건물과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심에서 흙을 밟고 숲속을 걷는다는 것이 정말 즐겁습니다.

 

   

생태공원 입구에는 마치 도심과 자연의 경계선 같은 출입문이 산책길을 반깁니다. 이 문을 지날 때면 은은한 솔잎 향과 뒤 섞인 풀냄새들이 가슴을 타고 흐릅니다. 신선한 아침 공기를 흠뻑 마시며 출입문을 지나면 넓은 호수가 보이고 호수를 끼고 도는 아침 산책길이 이어집니다.


가슴이 탁 트이는 호수가 보이는 벤치에 앉아서 잠시 쉬고 싶은 생각이 들 때면 우리는 벤치에 앉아 쉬기도 하고 스마트폰 DMB로 아침뉴스를 듣기도 합니다. 이른 아침시간에는 생태공원을 산책하는 산책객들이 붐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습니다. 잔잔한 물결이 흐르는 호수를 바라보며 호수 위를 떠도는 숲도 봅니다. 가끔은 큰 잉어들이 여유롭게 호수를 배회하며 아침 먹이를 찾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 길을 따라 저수지를 한 바퀴 도는 거리는 650미터라고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몇 바퀴를 돌았는지 확인하는 번호표를 넘기면서 호수를 열심히 도는 것으로 보아 아마 열 바퀴는 더 도는 모양입니다. 산책을 하는 모습들도 다양합니다. 어떤 사람은 팔을 좀 높게 들고 경보같이 빠른 걸음으로 걷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양 손에 아령을 들고 열심히 아침운동을 하면서 저수지를 돌고 있습니다. 어느 나이 많은 할아버지는 걷기조차 힘들어 보이는 느린 걸음으로 산책을 하고 있습니다.

 

 

 

 

 

가을을 준비하는 생태공원

아침 햇살이 울창한 나무 사이를 비집고 들어옵니다. 가끔은 나무 사이로 비치는 이른 햇살들이 새로운 아침을 알리기 위해 마치 경쟁이라도 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아침 햇살은 호수에 반사도 되고 나무 사이를 뚫고 산책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비추고 머리에 내려 앉습니다. 이제는 설렁설렁 부는 산들바람들이 가을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벌써 색깔을 바꾸고 낙엽으로 변해서 떨어진 벚꽃나무 잎들이 산책길 주변을 뒹구는 모습도 보입니다.

 

생태공원 산책길 오른쪽에는 람사르총회에 맞추어 급하게 조성한 인공 습지가 있습니다. 인공습지 주변에는 인공으로 조성한 데크로드 산책길도 있습니다. 인공습지 주변에는 무성한 갈대들이 가을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산복숭아나무도 있고 이름 모를 야생화들도 줄을 서서 피어 있습니다. 물을 품은 습지에는 수련도 있고 연꽃도 있습니다. 대나무 숲도있고 머루 다래 넝쿨도 보입니다. 저수지를 반쯤 돌다 보면 넓은 공지에 각종 운동기구들이 산책객을 맞이합니다.

 

공중걷기, 파도타기, 자전거타기, 허리 굽혀 펴기, 철봉도 있습니다. 모두가 열심히 아침운동을 합니다. 산책을 하고 아침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남자들보다는 여자들이 훨씬 많습니다. 운동을 하는 강도나 운동시간도 여자들이 더 열심히 하고 더 많이 합니다. 남자들 평균수명이 여자들 평균수명보다 짧은 이유를 알만 합니다.

 

 

 

 

 

나는 진해 내수면 연구소 생태공원에 있는 도심속 걷고 싶은 이 길을 좋아 합니다. 그리고 아마 내가 걸을 수 있을 때 까지는 이 길을 걸을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