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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그리고 이야기/이춘모의 여행후기

천년의 소리 '홍류동 소리길 탐방' (2)

by 장복산1 2011. 10. 2.

(1) 천년의 숨결 해인사

 

(3) 농부 시인을 만나다.

(4) 합천 영상테마파크 탐방

(5) 가을 햇살을 맞으며 걸어본 선비길

 

나는 경남도민일보와 쥬스컴퍼니가 주최하고 갱상도 문화학교 추진단이 주관한 '합천 명소 블로거 탐방단'에 참여해서 1박2일 파워블로거 팸투어(Familiarization Tour)를 함께 했습니다. 오늘은 팸투어 두 번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애초부터 11시에 마산역을 출발해서 해인사를 둘러보고 6km의 소리길을 걸어서 '2011 대장경천년 세계문화축전'을 관람한다는 일정자체가 좀 무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리길’의 시작은 '2011 대장경천년 세계문화축전' 주행사장인 합천 대장경 테마파크이며 해인사 입구 영산교까지 홍류동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6km의 테마가 있는 길입니다. 봄날의 진달래 꽃잎과 가을 단풍이 너무 붉어 흐르는 물조차 붉게 보인다는 홍류동(紅流洞) 계곡은 가야산 19경 가운데 16경을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 일행은 해인사를 둘러보고 해인사 입구 영산교애서 소리길을 역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하기로 했습니다.

 

 

가끔은 가을비가 올듯 말듯 하면서 애간장으로 태웁니다. 카메라가 비에 젖을 것을 염려해서 연신 비옷을 입었다 벗었다는 반복하면서 소리길을 내려 옵니다. 천년이 넘는 시간동안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거닐며 사유하고 때론 은둔하며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었던 곳, 홍류동천(紅流洞天)을 따라 길을 내고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홍류동 계곡을 따라 해인사를 오르던 차도 건너편에 6km에 걸쳐 7개의 다리와 500m의 나무테크로 된 ‘해인사 소리길’을 조성했다고 합니다. 귀를 기울이면 물소리, 바람소리, 세월이 가는 소리를 들으며 걷다가 지치면 쉬어 가도 되는 여유있고 넉넉한 길입니다.

 

 

 

 

 

 

 

 가다가 힘이 부치면 물레방아도 구경하고 산새소리도 들으면서 쉬어 가면 되겠습니다. 가야산 소리길은 오르는 길이나 아래로 내려가는 길도 길손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쉬엄 쉬엄 걷다보면 속세의 찌든 마음을 씻어내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야산 소리길은 3개의 구간을 구분해서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습니다. 무릉교에서 부터 4교량까지를 1구간으로 하고 소리 따라 숨길 짜라 떠나는 '홍류동 여행'이라는 테마길을 조성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1구간을 완주한 사람은 몇명 되지 않습니다. 주적주적 가을비가 내린다는 핑개도 있지만 오후 4시에는 대장경축전 행사장에 도착을 해야 한다는 더 큰 핑개 때문에 홍류문까지 걸음을 멈추고 우리는 셔틀버스를 타기로 했습니다. 

 

우리 일행은 제3구간인 해인사 입구 영산교에서 시작해서 길상암을 거쳐 제6교량까지 조성한 '홍류동 계곡의 숨은 비경을 찾아서'라는 테마길을 걸어 내려왔습니다. 제2구간은 길상암에서 부터 홍류문까지 '고운 최치원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서'라는 테마로 조성한 길이 었습니다. 회선암, 첩석대, 낙화담의 기암괴석(奇巖怪石)들을 바라보며 때로는 구름이 걷혀 밝은 달이 못에 드러난다는 제월담을 지나 농산정에서서 잠시 쉬어 가기로 했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지나 가야할 만큼 낮은 나무가지에 걸려있는 下心이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 옵니다.

  마음을 아래로 낮추며 세상을 살아가라는 가르침으로 받아 드리면 머리를 숙이고 이 길을 지났습니다.

 

 

 

 

 

홍류동 계곡은 신라 말기의 유학자 최치원이 벼슬을 지낸 뒤 전국을 유랑하다가 들어와 수도하던 곳으로주변의 경관이 일품입니다. ‘농산정’ 이라는 이름도 홍류동 계곡의 바위에 새겨져 있는 최치원의 시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니 그 풍광은 일일히 말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가을비가 오다 가다를 계속하면서 안개가 계곡에 내리니 미처 단풍이 피지 못한 산세를 가리려는 듯 날씨마저 소리길의 풍광을 의도적으로 연출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오늘 아침 배달된 고도원의 아침편지에 좋은 글귀가 있습니다. 누군가 첫 발을 내딛고 많은 사람들이 걸어가면 길이 생깁니다. 그 곳이 숲이면 숲길이 되고, 그 길에 꽃을 심으면 꽃길이 됩니다. 어느날, 좋은 사람들이 만나 마음을 나누며 꿈과 희망을 노래하면 아름다운 도(道), 꿈길이 됩니다. 희망의 길이 됩니다.

 

 

 

 

 

날이 어둑어둑 해가 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2011 대장경천년 세계문화축전' 행사장에 도착했습니다.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대장경 진본을 볼 수 있다는 새로운 기대가 다시 한 번 지친 몸을 추스리며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대장경 천년 축전은 경상남도과 해인사 그리고 합천군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행사입니다. 규모는 크고 예산은 많이 투자한 것 같으나 특별한 콘텐츠가 없다는 이야기를 누가 합니다. 그러나 고성 공룡축제도 해를 거듭하면서 이제는 완벽한 콘텐츠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장경 천년 축전은 천년의 역사와 숨결을 느끼는 축전입니다. 매년 반복할 수 있는 행사가 아니라는 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2011 대장경천년 세계문화 축전' 은 여러가지 체험행사도 있습니다. 그래도 대장경 진본을 직접 관람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합니다. 원통형으로 설계한 전시관 제일 윗층 중앙에 팔만대장경 진품 1본과 그림판 1본을 전시하고 경계가 삼엄합니다. 일절 사진촬영도 할 수 없다고 하는 문제를 가지고 후레쉬를 사용하지 않으면 촬영을 허락해야 한다느니 아니라는 문제를 가지고 한 참 논쟁들을 했습니다. 결국은 대장경 사진은 찍지 못하고 인터넷에서 찾아서 올리기로 했습니다.

 

   '2011 대장경천년 세계문화축전' 행사장에는 이런 모형의 대장경 진본을 두점 진열하고 있었습니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