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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그리고 이야기/이춘모의 여행후기

함양에서 물레방아 도는 내력

by 장복산1 2011. 10. 18.

함양에서 물레방아 도는 내력 

물레방아는 1780년 사신의 일행으로 중국을 다녀 온 연암 박지원(燕巖 朴趾源)선생이 청나라의 문물을 듣고 쓴 열하일기(熱河日記)를 통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 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물레방아는 연암 선생이 1792년 함양군 안의현감으로 부임하여 용추계곡 입구인 안심마을에 국내 최초의 물레방아를 만들면서 실용화 되었다는 안내문을 읽었습니다. 그 때부터 '함양산천(咸陽山川) 물레방아, 물을 안고 돌고, 우리집 서방님은...' 이라는 민요도 생겨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연암은 열하일기 도강록 渡江錄〉에서 압록강부터 랴요양[遼陽]에 이르기까지 15일간의 기록으로, 굴뚝과 구들 등 여염집의 구조와 배, 우물, 가마, 성(城)의 제도 등 배울 만한 것이 있으면 자세히 서술하면서 모든 물건을 이롭게 쓸 수 있어 백성의 생활이 윤택해져야만 덕을 바르게 할 수 있다는 이용후생의 주장을 펴기도 했습니다.

 

나는 서울이나 전주를 오 가며 함양을 자주 지나 갔습니다. 한 서너번은 함양읍까지 들어가 보았지만 상림숲에 들릴만한 기회가 없었습니다. 언젠가 TV에서 상림숲을 보면서 함양에는 하천 옆에 숲이 하나 있는 모양이다 하는 정도로 생각을 했을 따름입니다.

 

이번에 함양군수보궐선거 때문에 함양 백전 배추밭도 가 보고 상림숲도 거닐어 보았습니다. 나는 아침마다 진해 내수면연구소에 있는 생태공원을 산책합니다. 그리고 도심에 이런 공원이 있다는 사실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함양 상림숲을 걸어 보고 숲에 대한 생각이 좀 변했습니다. 전에도 나는 제주도 비자림 군락지도 걸어보고 삼나무 숲도 걸어보았습니다. 그러나 함양 상림숲은 또 다른 감흥을 나누어 주고 있습니다. 아주 편안함과 포근함을 느끼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숲이었습니다. 숲의 매력에 빠져 들어 한참을 올라가니 전통물레방아가 돌고 있었습니다. 그냥 관상용이나 조경용으로 설치한 물레방아가 아니라 실제 내가 어릴때 동네 어귀에서 보던 물레방아였습니다. 무척 반갑습니다.

 

 

 

안내판에는 함양에서 물레방아가 도는 내력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물레방아가 함양에서 돌았다는 이야기도 무척 흥미롭습니다. 지금까지 무심하게 지나가던 함양에 대한 매력이 점점 가까이 다가옵니다. 백전 배추밭을 탐방하고 배추농사에 대한 미련도 생기고 상림숲에 대한 미련도 생깁니다. 물레방아 도는 내력을 보며 특별한 이유도 없이 함양에 더욱 친근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상림숲을 아주 천천히 걸었습니다. 그리고 숲의 매력을 마음껏 느끼면서 상림숲을 가슴에 담아왔습니다.

 

 

 

 

 

 

 

 

함양은 선비의 고장이라고 합니다. 연암선생도 그렇지만 함양에는 선비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상림숲 중간지점을 지나는데 함양과 인연이 있는 선비들의 흉상을 세우고 공적을 적은 비석들을 모아 놓은 선비공원도 있습니다.  

 

 

사실은 우리가  상림숲을 산책하기로 한 것도 출발할 때 부터 파비님이 함양 가면 어탕국수와 옷닭을 먹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일행들의 속내를 흔들어 놓은 일이있습니다. 그러나 함양 장날만 먹을 수 있다는 국밥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바람에 파비님은 어탕국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지만 다수결에 따라 옷닭을 먹기로 했습니다. 상림숲 앞에 있는 위성집에서 옷닭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시간에 상림숲을 산책하기로 했던 것입니다. 나는 기대하지 않았던 상림숲 산책 길에서 너무 큰 숲의 마력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숲을 걸으면서 출출했던 탓인지 모두가 맛있게 옷닭을 먹었습니다. 달그리메님은 옷닭은 국물이 진짜라고 하면서 무려 국물을 세그릇이나 먹었습니다. 선비님 앞에는 닭의 목뼈부터 시작해서 뼈만 수북하게 쌓여 있습니다. 오늘은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낀 하루였습니다. 한양군수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윤학송 후보를 인터뷰 하면서 느낀 지방자치문제와 생활정치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정치적인 새로운 시각을 느끼고 갑니다. 함양 백전배추도 알게 되었습니다. 함양 장터에서 특별한 국밥도 먹어보고 상림숲을 산책하고 옷닭도 먹으면서 함양을 느낀 느낌은 아마 오래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