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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정말 어려운 일을 시작했습니다.

by 장복산1 2011. 11. 11.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할 일이 있고 하지 말아야할 일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꼭 자기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자기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착각을 하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마 이번에 내가 꼭 그런 착각을 하고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을 자처하고 저지른 것이 분명합니다.

 

사람이란 항상 자기 중심으로 세상을 살기 마련이고 모두가 자기가 가장 똑똑하고 잘났다는 착각을 하고 살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실제 사람을 기계같이 정학한 수치로 계산하고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세상사는 맛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알지 못하는 것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사람 속을 알 수 있다면 세상은 과연 어떻게 변할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 보니 소름이 끼칩니다.

 

내년이면 나라 살림을 살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과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선이 이어지는 선거의 해 입니다. 신문을 보니 진해에서도 내년에 국회의원에 출마하겠다는 사람이 무려 13명이나 거론되고  있습니다.

 

진해는 지난 해에 진해, 마산, 창원이 통합되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줄기찬 주민투표요구를 묵살하고 시의원들이 통합을 의결하고 행안부에 건의하면서 창원에 흡수합병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시의원들이 자의에 의해서 통합을 의결했다는 생각을 하기가 어려운 정황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나는 지자체 통합 이야기가 나오자 마자 진해시의원 13명에게 내용증명우편물을 발송했습니다.

 

지자체통합이라는 아주 중요한 문제는 반드시 주민들의 의사를 물어보는 주민투표를 거쳐서 결정해야 된다는 사실에 동의하느냐 하는 문제를 문서로 답변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진해시의원 13명 중에 시의회의장과 배학술의원을 제외하고 11명은 한결같이 주민투표를 거쳐서 지자체통합을 결정해야 된다고 문서로 답변을 했습니다. 심지어 도의원 국회의원에게도 다짐을 받아 보았지만 모두가 한결 같이 주민투표를 해서 주민들의 의사를 물어보고 지자체통합을 해야 한다고 철석같은 답변을 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어느 날 갑자기 진해지역국회의원이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을 하나하나 면담을 하고나서 시의원들 생각이 바뀐 모양입니다. 국회의원 이야기로는 시의원들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단지 지자체 통합에 관한 문제들을 협의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그렇게 믿지 못합니다. 국회의원이 공천권을 무기로 시의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해서 시의원들이 시의회 의결로 지자체통합 의결하고 행안부에 건의를 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자체통합 1년이 지난 지금은 대부분의 진해주민들은 지자체통합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하면서 끝까지 통합을 반대하고 지켜내지 못한 사실을 후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내년에 그 중요한 국회의원선거를 한다고 하니까 아마도 너도나도 국회의원에 출마해서 나라를 위하고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 일을 하려고 하는 모양입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되어 나라를 위하고 지역을 위해서 일을 한다고 하면 매우 반갑고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해야 하는데 걱정이 먼저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나라당 터밭이라고 하는 진해에서 국회의원도 한나라당이고 시의원들도 13명 중 12명이 한나라당 소속이었으니 지자체 통합같은 중요한 일들도 자기들 마음데로 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 이제는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이 잘못된 지자체통합에 앞장을 섰으니 그들을 심판해야 한다는 생각들을 대부분의 진해 주민들이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주민들의 생각이나 지역정서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내년총선에는 누가 나와도 잘못된 지자체 통합문제를 이슈화 하면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국회의원 당선이 틀림 없다는 판단들을 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니 진해에서 국회의원 출마 예상자가 무려 13명이나 되는 것이라는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비 한나라당 후보들이 난립하게되면 결국은 많은 주민들이 진해를 팔아먹었다고 생각하는 잘못된 지자체통합을 주도했던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어부지리로 다시 당선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래서 걱정이됩니다. 이와 같은 단순한 생각때문에 나는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을 무작정 저지르고 말았는지 모릅니다. 진해같은 보수적 성향이 강한 도시에서 '2012 진해 시민후보 단일화 추진위원회'라는 단체를 만들려는 생각을 했다는 자체가 내가 생각해도 정말 놀랍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가능성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어쩐지 내가 하지 안으면 안 될 것같은 이상한 착각에 빠져서 그만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시민운동경험도 미천하고 정치적 경험이나 역량도 없는 내가 무슨방법으로 국회의원을 하겠다고 작정한 사람들을 설득하고 조정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일을 시작했는지 스스로 이해를 하지 못합니다.

 

그래도 다행한 것은 지난 기초의원선거에서 진해주민들이 얼마나 현명한 판단을 했는지 모릅니다. 한나라당 일색인 시의원들을 모두 떨어트리고 무소속과 민주당, 민노당 시의원들을 7명이나 선출하는 가히 혁명적이고 기적같은 선거혁명을 이룩한 것입니다.

 

내년 총선을 걱정하며 지역 시의원들에게 이런문제를 의논을하자 모두가 한 치의 망서림도 없이 앞장서서 시민후보를 선출하는 일을 추진하자는 의견에 고무되었습니다. 이제는 누가 뭐라고 해도 아마 지방자치의 실현이 현실로 정착되고 있다는 생각을합니다. 

 

이제 내일이면 '2012 진해 시민후보 단일화 추진위원회' 발대식 준비를 하고 가슴이 설례고 있습니다. 그렇게 걱정하던 발기인들도 우리가 예상하는 숫자를 훨신 넘은 진해 주민들이 자진해서 참여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주민들이 자진해서 참여를 하고 앞장서는 일이라면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라도 함께하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치고 있습니다.  내일은 진해의 역사를 새로 쓰는 그런 날로 기억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