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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세종은 왜 한글을 만들었나?

by 장복산1 2011. 12. 9.

경남도민일보가 사원연수교육으로 진행하는 초청강의를 독자들에게 개방해서 참석을 했습니다. 철학박사인 강유원 박사가 '역사를 통해 본 미디어'라는 강의를 하더군요. 결론은 매우 유익했던 강의였습니다.

 

Mediology는 media+logos를 합성한 언어라고 합니다. 철학박사가 하는 철학강의라 세상을 사는 인생살이에 대한 이야기 하는 줄 알았습니다. 강의는 매개론(媒介論)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철학과 매개론를 어떻게 연결할지 궁금합니다. 철학자는 매체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하는군요. 예수님도 열두제자가 매개자 집단이 되어 상징적 효울성을 극대화 한 인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매체활용 사례라고 매개론을 풀어갑니다.

 

세종이 한글을 만든 이유를 이야기하던 대목이 유난히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나라 역사도 고려시대는 지방분권 시대였다. 그러나 조선은 중앙집권적 통치로 바뀌면서 세종대왕은 백성들을 규율하기 위해서 한글을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설득력있게 들립니다.

 

요즘 뜨는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세종(한석규분) 은 백정 가리온(윤제문 분)이 밀본 본원 정기준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를 잡아들이거나 처단하는 대신 바위에 앉아 논쟁을 하던 장면이 생각납니다.

 

정기준은 "주상의 진심은 백성과 권력이 아닌 책임을 나누고자 하는 것이다. 넌 이제 백성이 귀찮은 것이다"며 "이제 글을 알았으니 다 스스로 알아서 해결해라. 그러고도 불행하다면 그건 다 네 놈의 책임이다. 그게 네 본심이다"고 독설을 퍼 부었습니다. 결국 세종은 한글을 매개로 백성을 규율하고 일깨우는 일에 성공을 했습니다. 그리고 한글은 지금 우리나라가 근대국가가 된 시점에도 국민공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중요한 매채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 오던 사극과는 전혀 다른 장르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뿌리 깊은 나무'의 뿌리는 과연 어디인지 모르겠습니다. 가장 성공적인 매개체활용으로 상징적 효율성을 극대화한 기독교 문화는 설교와 합창을 결합한 기독교문화의 매개술이라고 합니다. 또한 고대 철학자들의 매개수단이 구술문화에서 문자문화로 바뀌는 시점에 성경을 Codex 방식으로 바꾸어 매체로 활용해 성공했다고 합니다. 마치 최근 미디어 매개체가 SNS 로 바뀌는 개혁적 수준으로 매체가 변화하는 상황을 비교할만한 부분입니다.

 

강박사가 경남도민일보 직원들에게 매체활용술을 아주 구체적으로 제안하고 김주완 편집국장이 즉석에서 받아드리고 직원들에게 주문하던 모습도 기억에 남습니다. 언론도 가끔은 짜여진 틀에서 벗어나는 과감한 변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마치 '나는 꼼수다.'가 전형적인 기존의 틀을 벗어나서 뒤죽박죽이라는 새로운 콘텐즈를 제시 했고 파케스트라는 새로운 매체기술을 이용한 것 같이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기사를 한 달에 한 꼭지라도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의견에 모두가 공감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비단 미디어 뿐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살아 가면서 항상 어떤 새로움에 도전한다는 것은 가슴설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 가면서 아무 것도 도전할 일이 없다면 세상이 얼마나 허무할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 일입니다. 

 

 

경남도민일보 이승환 기자가 쓴 박근혜의 '매체 수단'은 '수첩'…그럼 안철수는? 이라는 기사의 꼭지에 쓴 글은 강유원 박사의 철학강의를 듣고 영향을 받아 과감한 변화를 시도한 것이 분명합니다. '까라면 깐다는' 용어는 좀체로 기존 언론에서 사용하지 않던 용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한글이 세계 공용어가 되면 세계 최고의 신문이 될 게 분명한 경남도민일보에서 편집국장이 까라면 까는 '국장석' 기자입니다.

 

이제 한 달에 한번 정도는 경남도민일보에서 이런 기사를 만날지 모릅니다. '까라면 까는' 기사를 기대해 봅니다. 세종은 왜 한글을 만들었을까?  국민 공교육을 위해서 한글을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