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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잘못된 만남 잘못된 통합의 오해와 진실게임

by 장복산1 2012. 2. 11.

통합청사 문제 시민토론회가 지난 2월 8일 오후 7시부터 3,15아트센타 국제회의장에서 "통합창원시 미래를 생각한다."는 주제로 열렸습니다. 마산, 창원 YMCA협의회가 공동 주최하면서 보다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논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큰 방향에서 청사문제에 대한 해법이 가다듬어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통합청사 문제는 기대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진해, 마산, 창원이 통합한 지자체 통합은 애초부터 잘못된 만남이었습니다. 잘못된 지자체통합의 오해와 진실게임 수준을 넘지 못하는 토론이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미 국민들의 지적수준이나 소통영역이 비대한 국가권력이나 조직의 힘을 추월하고 있는 시점에서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점을 찾지 못한다면 눈가리고 아웅하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날 토론은 좀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진행하자는 취지로 좌장을 허정도 (창원대 초빙교수)교수가 맏아서 진행하면서 발표자로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 김해연 (경상남도 의원), 이인안 (마산YMCA 시민사업위원장), 전점석 (녹색창원21 상임대표), 조광호 (진해되찾기시민연대 상임대표), 홍성철 (진해문화원 부원장)부원장이 참여 했습니다. 

 

나는 진해, 마산, 창원이 통합하면서 합의한 가장 큰 원칙을 무시하고 진행하는 토론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려고 합니다. 통합추진위원회에서 창원시라는 통합시의 명칭을 정하면서 통합시청사 제1순위로 진해 구,육대부지와 마산 종합운동장부지를 합의한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대치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하고 큰 원칙입니다. 마치 모두가 창원시라는 통합시 명칭문제를 이미 기억에서 지워버렸다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통합시 청사문제만큼은 신축이건 리모델링이건 구, 창원를 재외하고 진해와 마산을 중심축에 놓고 의논하거나 협의해야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이와 같이 가장 중요한 기본을 무시하고 '구청 강화를 통한 통합청사 가치 축소'나 '여수시와 같은 1·2·3청사 활용' 같은 제안은 문제의 근본을 왜곡하는 의미 없는 탁상공론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항상지자체 통합에서 가장 중요하고 큰 걸림돌인 통합시의 명칭과 청사위치 결정과정을 통합과정의 다른 일반의제들과 같은 선상에서 다룬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이와같은 이유로 통합시의 명칭을 결정하는 주민들의 의견수렴 과정인 여론조사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한 허정도 교수의 지적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지자체 를 통합하면서 통합시의 명칭을 새로운 명칭으로 할 것인지 아닌지 하는 문제를 우선해서 물어보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 입니다. 실제 여론조사의 결과를 분석해도 기존의 창원시라는 명칭보다는 경남시나 동남시 같은 이름을 선호하는 의견을 합치면 창원시보다 많았다는 사실을 예로 들었습니다. 누구나 쉽게 동의할 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나는 토론회가 진행되는 내내 좀 엉뚱한 생각에 잠겨있었습니다. 지금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우리가 사는 사회적 틀이나 구조는 아직도 과거에 머물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난 2월 1일 해외에서 일본 혼다자동차가 광고보다 실연비가 낮게 나온다는 고객 소송에서 패소해 약 1100만원의 배상 판결이 나왔던 사례를 잠시 생각 해 보았습니다.

 

이제 소비자 수준이 점점 높아 가면서 얼렁뚱땅 소비자를 속이고 눈가리며 아웅하고 돈 벌던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이제는 누가 누구를 속이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원칙과 상식으로 소통하고 순리에 따라 오직 진실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나는 이인안 마산YMCA 시민사업위원장이 주장하는 "지금이라도 통합에 대한 주민 의사를 물어야 한다. 주민합의 없이는 어떠한 정당성과 힘도 발휘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 많은 공감을 합니다. 첮 단추가 잘못끼워 졌다면 다시 끼우는 것이 순리입니다.  
    

사천과 삼천포 경계에 통합청사를 지었지만 갈등은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여수시 에서 1, 2, 3청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는 지자체 통합의 문제점을 임시로 봉합하는 정도의 기형적인 모습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국가에서 박정희정권 시대나 통하던 국민을 억압하거나 속이이며 나를 따르라고 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이제 정치가 9단이면 기업은 10단이고 국민은 12단수준이라는 말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가카새끼 짬뽕'의 이정렬 창원지법 부장판사나 '가카의 빅엿' 의 서기호 서울북부지법 판사가 철 없는 20대 판사가 아니라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의 중추적 법조인인 40대 부장판사라는 사실이 의미하는 것은 국민 모두가 시대적 변화를 느껴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정치판이나 국가권력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합류하지 못하고 계속 주변을 맴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모든 것이 순리에 맞지 않거나 상식에 어긋나면 계속 사회적 충돌은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차때기로 하던 정치헌금이 탄로 나면서 차때기 정당은 국민들의 외면을 받았습니다. 양파총리가 낙마를 하고, 돈 봉투 국회의장은 사퇴를 하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이미 국민들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정치와 국가권력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국민모두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방자치단체의 통합을 국가권력이 좌지우지하는 것은 지방자치의 근본적인 문제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해야합니다. 지방자치단체의 국제적 경쟁력 강화나 공무원들의 숫자를 줄이겠다는 통합의 단순논리나 명분은 당연하게 현실과 충돌하기 마련입니다. 토론자로 참석한 전점석 녹색창원21 상임대표는 구청 기능 강화를 통한 해법 모색을 제안했습니다.

 

전 대표는 "본청은 정원을 반으로 줄이고, 현재 200명 조금 넘는 각 구청 인원을 4~  500명으로 늘리면 통합 이전 수준이 된다고 하지만 결국은 시청같은 구청이 5개가 되고 시청은 옥상옥이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이는 공구원들의 숫자를 줄이겠다는 지자체 통합의 명분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부분입니다.    

 

창원시청사를 매각하고 리모델링이나 복합청사를 신축하는 방안도 제시되었습니다. 김해연 도의원은 '창원시 청사를 매각하여 제원을 마련하고 청사 리모델링이나 도꾜돔 같은 복합청사 신축을 시민 여론 수렴 후 정치적으로 결단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홍성철 진해문화원 부원장은 '리모델링과 동시에 마산·진해구청의 강화'를 주장했습니다. 또한, 조광호 진해되찾기시민연대 상임대표는 분리를 재차 강조하며 "충북 증평은 국회의원 법안 발의로 괴산에서 떨어져 나간 사례가 있다. 진해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과연 진해에서 야권 초선국회의원을 한명 선출한다고 해서 이와 같은 국가적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만 남습니다.

 

우리나라의 유통구조가 변하면서 대형유통들이 소비자들의 니드를 자극하며 지역상권을 파고 들자 정부에서는 전통시장 및 상점가육성을 위한 특별법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매년 재래시장을 살리겠다고 수천억원을 쏱아 붙지만 밑 빠진 독에 물붙기로이제는 분명한 한계를 느끼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재래시장에 차양막 공사만 한다고 소비자들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상인들이 참여하지 않는 지역상권 활성화는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첮 단추를 잘못 끼운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우선해야 합니다. 우격다짐으로 문제는 절대 해결되지 않습니다. 주민의사를 무시하는 지방자치는 뿌리 없는 나무와 같습니다.

 

나는 이인안 마산YMCA 시민사업위원장이 주장하는 "지금이라도 통합에 대한 주민 의사를 물어야 한다. 주민합의 없이는 어떠한 정당성과 힘도 발휘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 한표를 던지고 싶습니다. 이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빅3사업 같은 꼼수를 가지고 시민들을 속이려고 한다면 나는 잘못된 만남, 잘못된 통합의 오해와 진실게임만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