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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문재인과 경제민주화

by 장복산1 2012. 7. 16.

이번 대선 출정식은 좀 특별합니다.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사람들이 출마를 선언하는 장소에 유달리 신경을 씁니다. 그리고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마다 단 한줄의 슬로건에 승부를 거는 듯 아주 특별한 카피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예비후보가 "사람이 먼저다."는 슬로건을 발표하자 네티즌들은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을 연상하고 역시 노무현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카피라는 비판을 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한 나라의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출마를 선언하는 장소가 그렇게 중요하고 단 한 줄의 슬로건이 그렇게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사실이 평범한 상식으로 이해하기가 어렵고 좀 의아스러운 상황들이 대선의 쟁점이 되는 것이 현실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대선은 신제품을 발표하듯 마케팅기법으로 승부를 판가름 할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나는 지난 7월 5일 경남도민일보에서 진행하는 "당신이 아는 재벌, 당신이 모르는 재벌"이라는 사내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실이 있습니다.

 

'경제 민주화'가 중요한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는 요즘 나는 재벌에 대한 자신의 막연한 생각이나 판단을 기준으로 재벌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 왠지 마음에 걸렸던 것이 사실입니다. 

 

모두가 경제민주화를 이야기하며 재벌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사실 나는 무슨 이유로 재벌을 개혁해야 하는지 명확한 근거를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기가 노력해서 돈을 벌어 모았다면 재벌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재벌이 돈을 어떻게 투자하고 사용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자본을 소유한 자본주의 생각이나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자본주의의 기본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재벌 소유 구조'에 대해서는 국내 최고 전문가라고 하는 인하대학교 김진방 교수의 강의는 나에게 우리나라 재벌이나 재벌의 구조를 이해하는데 매우 유익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은 같은 의미라는 사실도 어느정도 이해를 하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총선이건 대선이건 정치의 근본적인 목적도 결국은 국민모두가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행복하게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사람사는 세상을 꿈꾸던 참여정부에서 경제민주화는 오히려 후퇴를 했다는 강의를 들으면서 경제민주화나 재벌개혁이 그리 녹녹한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민주통합당에서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이야기 하고 새누리당도 경제민주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마침 참여정부의 민정수석과 시민사회수석을 지내고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의원이 대선출마를 선언하고 처음으로 블로거들과 만난다고 합니다.

 

 

나는 그동안 지역블로거 공도체인 갱불에서 진행하는 블로거 간담회에 몇번 함여한 일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서울 종각 엠스퀘어 카페에서 TNM이 주최하는 '문재인 의원과 함께하는 블로거 간담회'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나는 서울을 갈 의도를 가지고 업무일정을 변경하고 핑개거리를 만들었습니다. 유명 파워블로거들이 참석한 이 자리는 사전에 접수된 질문과 자유질문을 통해 문재인 의원에 대한 궁금한 일들을 문재인 의원 본인의 입으로 들을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나는 참여정부가 국정을 책임질 때 '사람사는 세상'을 이야기 하더니 어떻게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은 오히려 후퇴를 했다는 사실이 매우 궁금합니다. 어쩌면 이런 궁금증을 참여정부의 중심에 있던 문재인 의원에게서 직접 듣고 싶은 충동이 나를 서울까지 가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블로거 간담회도 과연 서울과 지방의 온도차이가 나는지 직접 체험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습니다.

 

 

우선 참여한 블로거들의 숫자에서 서울과 지방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서울에서 진행하는 블로거간담회는 tving을 통해 생중계됐고, SNS를 통해 많은 네티즌들의 질문도 함께 받으면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개최하는 블로거 간담회는 마치 언론사 기자회견장을 연상할 정도로 만은 장비들이 동원되었습니다. 참석한 블로거들의 면면을 봐도 진짜 파워블로거들이 모인 것 같습니다. 나이가 60이 넘은 나 같은 촌사람은 내가 유일한 것 같아서 선뜻 나서기도 부담스럽습니다.   

 

그러나 마침 갱불에서 합천으로 팸투어를 함께 갔던 정운현 선생이 사회를 맏아 진행하면서 고맙개도 지방에서 올라온 나에게 특별히 질문할 기회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질문, 답변과정에서 어느정도 언급된 뒤였습니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예비후보가 이야기하는 경제민주화와 민주통합당이 이야기하는 경제민주화는 다르다고 하는데 근본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다르다는 구체적인 설명을 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문재이 의원은 재벌을 해체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법과 원칙에 따라 재벌 총수들이 기업을 운영하는 법을 만들겠다는 정도의 원론적인 답변을 하더군요. 

 

나는 경제민주화나. 저녁이 있는 삶이나, 사람이 먼저다. 는 슬로건도 모두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과연 그 좋은 슬로건이나 카피문구에 걸 맞는 세상을 과연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방안은 아무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은 어떤 경우에도 서로 분리할 수 없는 필연적인 단어의 조합입니다.

그러나 재벌개혁이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은 누구나 짐작합니다. 정부에서 재벌들을 이런저런 방법으로 규제를 하게 되면 재벌은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참여정부시절에도 이런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납니다. 삼성이 수조원의 현금을 쌓아 두고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떠도는 소문을 들었던 기억입니다. 

 

재벌이 현금을 쌓아두고 투자를 하지 않는 문제까지 법으로 규제할 방법은 없습니다. 기업이 투자를 멈추고 국가경제가 마비되는 지경에도 재벌개혁을 하자고 하기는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정치권 모두가 경제민주화를 외치고 경제민주화를 위한 재벌개혁을 하겠다고 하지만 재벌은 국가경제를 지탱하는 양날의 칼인지 모릅니다. 재벌개혁을 위한 아주 구체적이고 세밀한 방법이 있어야 합니다. 구호만 외친다고 될 일은 절대 아닙니다.

 

 

어떤 경우라도 경제민주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총론에는 모두가 동의하면서 실제 경제민주화를 위한 구체적방안에는 누구도 쉽게 답변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하기는 재벌구조에 대한 공부를 가장 많이 했다는 김진방 교수도 재벌의 해체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다만 재발의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재기를 하면서 경제민주화는 시장 지배와 경제력 남용을 막아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는 데 있다. 고 이야기 합니다.

 

결국 나는 이 날 간담회를 통해서 경제민주화를 달성하기 위한 문재인 의원의 구체적인 방안은 재벌을 해체하겠다는 말이 아니라, 법과 원칙에 따라 재벌 총수들이 기업을 운영하는 법을 만들겠다는 뜻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해하는데 민족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문재인 의원이 청치를 시작하면서 출범했던 '혁신과 통합'이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로 끝나고 말았다는 판단을 하면서 이번 대선 경선과정에서 민주 진보세력의 통합을 위한 어떤 혁신적이고 특별한 복안이 있는지 질문을 해 보았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자회견이나 기자간담회 같은 기성언론과 만나는 경우와 달리 1인 미디어를 지칭하는 블로거들과 만나는 블로거 간담회는 다루는 주제도 다양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간담회에 참여하는 정친인들도 조금은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를 개진하게 됩니다. 문재인 의원도 이 날 자신이 대선에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나꼼수'가 등에서 밀었다는 표현을 하더군요. 그러나 자신은 무엇을 시작하고 나면 혼신을 다해서 집중하고 최선을 다 한다고 합니다.

 

나는 문재인 의원이 혼신을 다해서 민주개혁세력의 대 통합을 이룩하고 대선에서 승리하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에서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꼭.~ 만들기 바랍니다. 뒤풀이에 참석한 블로거들이 사인을 받고 같이 기념촬영을 하며 어수선한 가운데 블로거 간담회는 끝이 나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