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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메콩델타 미토(My Tho)관광/ 베트남여행 5일차

by 장복산1 2012. 11. 24.

베트남 여행 마지막 날에는 메콩강 하구의 기름진 삼각주인 메콩델타에 있는 미의 유니콘섬을 관광하기로 했습니다. 베트남의 젖줄 메콩강을 품고 있는 미토(My Tho)는 '아름다운 여인'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호치민시에서 미토까지는 베트남에서 유일한 고속도로가 있다고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 보다 데탐거리에 있는 신카페(https://www.thesinhtourist.vn/)의 메콩델타 투어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고 하는군요.

 

현지의 설문석사장님이 미리 구입해 주는 티켓을 들고 호텔에서 택시를 타고 도착한 데탐거리의 신카페앞 거리는 다양한 인종의 관광객들이 붐비고 있습니다. 데탐거리에는 신카페뿐 아니라 베트남 각 지역의 관광투어를 주선하고 안내하는 관광회사들이 즐비합니다. 내가 타야할 차를 단단히 확인하고 타야합니다. 우선 여러 관광회사가 베탐거리에 몰려있는 문제도 있지만 관광코스도 메콩델타 투어뿐이 아닙니다.

 

하노이, 하롱, 휴, 호이안, 나트랑은 물론 국경을 넘어 프놈펜과 라오스 방콕까지도 버스투어가 가능합니다. 나는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가 다른 다양한 나라의 광광객들이 뒤섞여서 관광차를 타려고 붐비는 베트남 데탐거리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관광현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나라는 남북이 분단된 현실에서 같은 국내관광이라고 할 수 있는 금강산관광마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베트남은 남북이 통일되면서 이제는 국경을 넘어 프놈펜, 라오스는 물론 태국까지 버스투어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잘 믿어지지 않습니다.

 

동행하던 감사장에게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을때 여권이나 비자문제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보니 그냥 버스안에서 간단하게 입국절차가 진행된다고 합니다. 어수선한 거리에서 우리가 타야할 버스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수선을 피우다 겨우 우리에게 배정된 좌석을 찾았습니다. 알고보니 신카페에서 운영하는 메콩텔타 투어 버스가 1호차와 2호차가 있다는 사실을 미처 확이하지 못하고 1호차에 올라가서 좌석문제로 한 바탕 소란을 피웠습니다.

 

 

메콩델타는 호치민시에서 70여km 거리라고 합니다. 복잡한 시내를 빠지자 고속도로에 진입했는데 도로상에 오토바이가 같이 주행해서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조금 더 가니 요금을 징수하는 톨게이트가 또 있더군요. 산이 보이지 않는 넓은 들판에 시원스럽게 펼처지는 드넓은 농토들을 차창으로 바라보며 고속도로를 달리는 멋이 있습니다.

 

미토에서 칸토까지 메콩강 다리를 건너 우리가 도착한 유니콘섬은 조용하고 아름다운 섬입니다. 이국적인 풍경에 취해서 사진을 촬영하면서 얼마를 걷자 메콩강을 유람할 유람선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버스, 유람선, 점심식사, 마차택시, 보트까지 패키지에 포함되었다고 하는군요. 유람선이라야 통통배 수준에 간이천장을 만들고 선상에 의자를 배치한 수준입니다. 티베트에서 발원해서 라오스, 캄보디아를 커쳐 흘러왔다는 메콩강의 강물은 붉은 흑탕물에 많은 수초들이 떠 다니고 있었습니다.

 

 

 

 

 

메콩델타 투어는 메콩강이 바다와 만나는 어귀에 형성된 삼각평야 사이를 유람선을 타고 돌면서 섬의 자연환경과 섬에사는 원주민들의 생활상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섬과 섬사이를 흐르는 강폭이 워낙커서 강인지 바다인지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어떤 수로는 폭이 5~6m정도 밖에 되지 않는 수로도 있었습니다.

 

페키지 관광상품은 우리나라나 베트남이나 같은 모양입니다. 강하고 투박한 억양의 가이드가 영어와 베트남어를 번갈라 가면서 설명을 하지만 여간해서 알아 듣기가 어렵습니다. 대충 눈치코치로 알아 들으며 따라 가면 됩니다. 순수한 자연산 꿀을 생산한다는 벌꿀농장과 열대과일인 코코넛을 원료로 전통방식의 수작업으로 만드는 초크릿 공장으로 우리 일행을 안내해서 열심히 설명하지만 제품을 사는 사람들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유람선을 타고 섬과 섬 사이를 오가며 타고 내리기를 몇 번하면서 내릴 때 마다 관광상품을 판매하는 상점들을 여러번 들렸습니다. 각기 다른 구역으로 이동할 때 마다 보이는 메콩강변의 이국적인 풍경들과 알아듣기 어려운 투박하고 강한 악센트로 설명하는 가이드의 안내방송은 광광객들을 술렁이게 합니다.

 

 

 

어디가 어디인지 모르지만 얼마를 돌고 돌아서 점심식사가 예약된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섬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간이 야외식당들이 많이 있습니다. 식당은 비교적 깨끗했으며 코끼리귀생선(Elephant ear fish)이라 불리우는 생선과 라이스 페이퍼 등이 제공되는 현지식은 아주 이국적 분위기에 맛도 있습니다. 메콩델타 투어는 세계각국의 다양한 나라에서 관광온 사람들과 어울리는 아주 특별한 체험과 재미를 경험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우리 일행은 점심식사 테이불에서는 아르헨티나에서 왔다는 28세 미모의 닥터 2명이 합석 했습니다. 마차택시를 탈 때는 부자지간에 불란서에서 왔다는 관광객과 같이 마차를 타고 이동했고, 열대과일을 시식하며 베트남 전통음악을 감상하는 간이음악회에서는 홍콩에서 온 한국인 교환학생 2명과 합석했습니다.

 

 

 

 

나는 메콩델타 투어가 얼마짜리인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버스를 타고, 유람선을 타고, 점심을 먹고, 말택시를 타고, 좁은 수로는 베트남 사람들이 노를 젖는 작은 보트를 타고 이동하는 모든 수단이 포함된 페키지 상품은 무척 알찬 프로그램 같습니다. 베트남 전통악기를 연주하며 지역가수들이 베트남 노래를 부르며 열대과일을 내어 놓았던 음악회에는 관광객들이 자진해서 바구니에 찬조금 모금을 하더군요. 

 

 

 

 

 

말택시라는 교통수단은 리어커 양편에 사람이 걸터 앉을 수 있도록 하고 말이 끄는 마차입니다. 우리는 프랑스에서 부자지간에 여행을 왔다는 사람들과 같이 말택시(?)를 타고 폭이 좁고 긴 수로탐색을 위해서  만든 작은 보트선착장에 도착했습니다. 보트는 4~5명이 겨우 타고 베트남 사람이 노를 젖는 방식입니다. 

 

 

 

 

 

 

 

 

나는 메콩델타 투어를 하면서 다시 40여년 전의 기억이 떠 오릅니다. 주로 육군들이 주축이 된 주월한국군사령부에 해군이 파견근무를 하는 격이라 나는 비교적 행동이 자유로웠던 모양입니다. 가깝게 지내던 월남 여인과 겁도 없이 택시를 타고 사이공 남동쪽에 해변이 있는 붕타우라는 휴양지로 놀러 갔던 기억이 새롭게 납니다. 사이공에서 메콩델타와 비슷한 거리의 동편이 있는 해변관광도시 입니다.  

 

나는 일주일 정도를 해변에서 즐기다 붕타우에 주둔하고 있던 한국군 부대인 제1이동외과병원 행정실을 찾았습니다. 사이공으로 돌아 갈 비행기 티켓을 요구하자 붕타우를 올 때는 어떻게 왔느냐고 묻더군요. 

 

택시를 타고 왔다고 하니 죽으려고 환장했느냐는 어이없는 표정입니다. 당시는 사이공에서 붕타우를 가는 길에 베트콩들이 검문을 하던 시절이라 그랬던 모양입니다. 그 때는 한국군이 타 지역으로 이동할 때는 미군들이 운영하는 시누크라는 핼기를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사복차림으로 베트남 여인과 같이 택시를 타고 붕타우를 갔으니 아마 안전하게 갔던 모양입니다. 그래도 사이공으로 돌아 올 때는 제1이동외과병원에서 미군헬기 티켓을 구해서 그 여인과 같이 돌아왔던 기억은 지금 생각하면 정말 어이없는 행동이었습니다. 

 

붕타우 해변에서 폴로라이드로 촬영했던 그 때 찍은 사진 뒷면에는 "붕타우 기념 1970년 11월 4일"이라는 기록이 남아 있군요. 얼마 후에는 그 여인이 업무상 다낭에서 몇개월 머물 때는 내가 다시 혼자서 청룡부대 출장을 핑계로 다낭까지 찾아 갔던 기억도 납니다. 지금 같이 핸드폰도 없던 시대에 어떻게 내가 혼자 다낭을 가고 어떻게 그 여인을 만났는지 지금은 이해하기도 어렵습니다. 

 

다낭에서 그를 만나서 같이 다낭에 주둔하던 쳥룡부대에 근무하는 박병호라는 고향친구도 만났던 기억이 납니다. 그 여인의 빽으로 월남 해군 헌병차를 하나 빌려서 타고 한국 해군수송선을 타고 다낭항에 입항했던 해군동기생인 이영술을 남났던 기억도 나는 군요. 지금도 이 친구는 나를 만나면 그 때 이야기를 합니다. 썬그라스를 쓰고 권총을 차고 월남 해군백차를 타고 어떤 여인과 같이 나타났던 내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고 기억합니다. 처음에는 당직사관이하 함내의 모두가 깜짝 놀랬다고 합니다. 놀랄만도 했지요. 

 

다낭에서 사이공으로 돌아 올 때는 베트남 민간항공인 에어베트남을 타고 돌아 왔습니다. 어쩌면 주월 한국군 중에서 베트남 민간항공기를 탄 사람은 내가 최초일지 모릅니다. 지금 생각하면 베트남 전쟁터가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고 천방지축으로 돌아 다니던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이 신기합니다. 사이공 인근에 있는 구찌터널을 관광할 때는 온 몸에 소름이 끼치더군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아무 것도 모르고 겁도 없이 위험한 베트남 전선을 마구 돌아 다니며 철없던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천만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