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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창원시의 조직개편 졸작 될 우려 있다.

by 장복산1 2013. 2. 23.

나는 며칠 전 어느 술좌석에서 좀 특이한 질문을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이야기가 시작된 것은 요즘 세상 살기가 너무 어렵고 힘들다 보니 회사가 부도나고 파산하는 기업이 많아진다는 이야기로 시작된 좌석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개인파산도 늘어나고 법원 홈페이지에는 개인파산을 공고한 공고문이 넘쳐 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대한민국은 부체공화국이 되고 국민들은 부체인간을 양산하면서 힘없는 서민들이 길거리로 내 몰리는 형국이라는 이야기까지 진행되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옆에서 나에게 하는 질문이 좀 특이합니다. 국가에 세금을 내지 못하면 집이나 가제도구를 압류하고 전기요금을 내지 못하면 단전을 합니다. 그러나 돈을 내지 못해도 공급을 끊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느냐는 질문입니다. 수도요금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수도요금이 밀려도 절대 단수조치를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사실여부는 아직 확인하거나 결론을 내지는 못했습니다.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일들이 있습니다. 삶이 절박하게 되면 불씨 하나, 물 한 방울의 가치는 무한한 것으로 변하게 됩니다. 공기나 물을 고마운 줄 모르고 살던 사람들이 물이 없는 사막에서 단 하루만 지내보면 물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됩니다. 사막의 한 가운데 서있는 사람은 물이 생명과 같은 소중함으로 다가 오기 마련입니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지자체통합 후 세 번째 조직개편을 하는 모양입니다. 지난 2월 12일 창원시장이 공고한 “창원시 행정기구 설치 조례 등 전부개정조례(규칙)안 입법예고”문을 나는 오늘에야 보았습니다. 마치 법원에서 게시한 개인파산 공고문 같이 나에게 당장 다급한 현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창원시의 조직개편이 나에게는 관심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지자체가 통합되면서 진해사람들은 주민 자치권을 잃어버렸습니다. 창원시장 만나기는 하늘의 별따기고 진해구청장을 만나서 민원을 해결하기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구청기능을 강화한다는 이유로 창원시가 세 번째 개편하는 조직개편은 창원시장의 정치적인 판단이 상당히 개입된 졸작으로 끝날 확률이 많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막에서 물 한 방울이 절실한 사람에게는 돈이나 황금보다는 물 한 방울이 절대 필요한 것입니다.


인구 100만 이상 통합시의 구청장 보좌 4‧5급 담당관 설치근거 마련에 따라 구청 기능을 대폭 강화하여 시민편의와 행정효율을 도모하려고 한다는 창원시의 제3차 조직개편은 구청기능의 강화를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오히려 시민들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자치행정의 필수과목인 세무, 사회복지, 건설, 상하수도, 건축, 교통 등과 같은 부서의 모든 권한을  구청으로 완전하게 권한 위임을 하거나 강화한 흔적은 보기가 어렵습니다. 창원시 본청은 기획, 조정, 감독 업무에 집중하고 모든 권한을 구청으로 이관하는 것이 맞습니다.


오히려 박완수 창원시장의 권위를 세우거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개입된 것으로 판단할 만한 선택과목인 교육, 체육, 기업사랑, 일자리창출, 균형발전, 생태교통(자전거), 부대협력, 건축경관, 교통기획 같은 부서들이 건제하게 창원시청 본청에서 구청을 호령하고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직종‧직급별 정원 조정안을 보면 소방경 이하 598명을 포함한 총 4,474명이라는 한정된 인원을 가지고 많은 고민을 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러나 본청은 9국 37과에서 9국 35과로 2개과를 줄이는 수준입니다. 문화체육국과 환경녹지국을 통합해서 환경문화국으로 하고 해양개발사업소를 해양항만국(본청)으로 신설하는 것이 눈에 띄는 변동사항 같습니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환경수도를 창원시의 트레이드마크로 내 세우며 대대적으로 지자체의 마케팅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화체육국과 환경녹지국을 환경문화국으로 통폐합 하는 것을 보면 박완수 창원시장의 환경이나 녹지에 대한 기본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대목입니다. 마치 물 없는 사막에 가서야 물 한 방울의 소중함을 아는 것 같이 환경과 녹지가 망가지고 폐허가 된 다음에 환경이나 녹지의 중요성을 깨달아 보아야 이미 때는 늦기 마련입니다.


마치 이제야 진해 사람들이 지자체 통합으로 자신들이 선출하던 진해시장이 없어지고 임명직 구청장이 부임해서 시민들이 자신이 선출한 시장을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자치권을 상실하고 자치권의 소중함을 깨닫고 있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진해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창원시장의 눈치나 보며 살아야 할 형편입니다. 구, 육대부지에 야구장이라도 하나 지어 준다면 감지덕지하며 환영, 경축하는 현수막이나 써 붙이는 것이 진해의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