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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협동조합을 맛 보다.

by 장복산1 2014. 11. 30.

새로운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이후 협동조합설립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각 지자체 단위로 협동조합 협의회가 결성되는 정도입니다. 서울시도 각 구청별로 협동조합협의회가 이미 결성되었고 각 구청 협동조합협의회가 다시 모여서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를 결성하기도 했습니다.

 

협동조합설립이 늘어나는 만큼 협동조합운영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세계적인 농업기업 썬키스트, 언론매체 AP통신, 축구 명가 FC바르셀로나, 키위의 대명사 제스프리같이 우리도 성공한 협동조합의 탄생이 필요합니다.

 

사실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설립한 협동조합을 어떻게 운영하고 수익구조를 맞추어 가면서 지속적으로 협동조합설립 취지에 맞게 서로 협동하고 운영해서 모두가 행복한 사회적경제네트워크를 구축하느냐 하는 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협동이나 경제적 가치가 물 흐르듯 흘러가야 합니다.

 

이와 같이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설립한 협동조합을 어떻게 운영하느냐 하는 문제에 모두가 집중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협동조합 설립과 운영에 대한 교육도 늘어나고 각종 세미나나 워크샵을 진행하는 단체들도 많습니다. 나는 얼마전 영등포구청에서 주최하고 영등포협동조합협의회가 주관하는 "협동조합 TASTING-협동조합을 맛 보다."는 주제의 강좌에 강의요청을 받은 일이 있습니다.      

 

협동조합기본법에 의거 이제는 5인이상이면 누구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협동조합 설립이 가능해지며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협동조합들이 설립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후죽순같이 설립되는 모든 협동조합들의 성공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단순하게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협동조합을 설립해서 어떻게 운영하고 수익구조를 마추어 지속적으로 조합의 설립취지에 맞게 운영하느냐 하는 가장 중요한 문제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좀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정부에서 협동조합설립을 적극 권장하고 지원하는 예산사업에 참여하는 목적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단순하게 협동조합설립이 목적이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이 발전의 유일한 수단인 자본주의경제 시스템에서 도움이나 지원만가지고 경제적주체인 협동조합을 설립한다는 것은 모래위에 집을 짓는 것 같이 정말 어리석은 기대가 실망으로 끝나기 마련입니다.

 

나는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조합원들의 필요에 의해서 운명적으로 탄생하게된 베비라협동조합의 설립 동기와 설립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했습니다. (주)베비라는 잘 나사던 중소기업이 어느날 M&A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경영에 개입하면서 부도나고 파산하게 됩니다. 베비라 대리점을 운영하던 대리점주들은 영문도 모르고 어느날 갑자기 자신들의 유일한 생계수단인 대리점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대리점 영업뿐 아니라 외상채무를 해결하는 문제나 본사에 제공했던 담보를 해결하는 문제들을 개인들이 해결하기는 너무도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전국베비라전문점협의회를 구성하고 대응하는 과정에 단결하고 서로가 힘을 합하면 어떤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생기게 됩니다. 서로가 협동의 힘을 알게 되던 시점에 운명적으로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었습니다. 

 

베비라협동조합은 조합원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제품의 공동생산이나 공동구매라는 뚜렸한 목적을 가지고 설립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조합원 모두의 공동목표가 분명하고 뚜렸하게 설정되었기 때문에 시즌의류같은 경우는 제품을 공동생산하기 위해서 무려 6개월 전에 미리 선입금을 진행해서 조성한 자금으로 조합은 제품을 공동생산해서 조합원들에게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베비라협동조합은 "갑"과 "을"의 관계에서 2~30년을 "을"의 입장에서 대리점 영업을 하던 대리점주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하면서 조합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갑"의 일방적 횡포에 "을"이 속수무책이었던 문제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베비라협동조합은 우선 대리점개설의 우선 조건인 부동산담보라는 벽을 허물었습니다. 그리고 조합에서 공동생산하는 제품들은 대리점의 재고가 조합의 재고라는 개념으로 재고자산을 총량제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대리점은 오직 영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합니다.

 

제품의 생산은 "우리 아기를 키우느 정성으로!!" 최고의 가치와 퀄리티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같은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서 "매월 5일은 협동조합의 날"로 정하고 한 달에 한 번씩 전국 각지에서 조합원들이 서울에 위치한 조합본점 사무실에 모여서 제품을 평가하고 품평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제품은 가격의 거품을 뺀 착한가격!!"으로 판매하기로 한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서 치열한 토론을 합니다.

 

베비라협동조합을 설립해서 조합원들과 협동조합의 기본도 모르던 입장에서 같이 배우고 익히며 베비라협동조합을 운영하는 과정에 지난 2년간 좌충우돌하던 나의 이야기들을 진지하게 경청해주신 영등포협동조합협의회 회원 여러분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