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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승합차 받고 고사 지낸 이야기

by 장복산1 2014. 12. 3.

누구라도 자기 손에 로또복권이 하나 있다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복권이 일등으로 당첨되기를 바랄 것 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그냥 운명()에 맞기게 됩니다. 나는 인간 포함한 우주 일체 지배한다고 생각되는 초인간적 힘인 운명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운명을 부인할 수 있는 뚜렸한 자료나 근가가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베비라협동조합이 정부에서 협동조합의 자립을 위해서 정부예산사업으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인 희망두례라는 소상공인협업화 지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베비라협동조합합은 조합원들이 전국 각지에서 베비라 대리점을 운영하는 대리점주들이 조합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조합은 조합원들이 판매할 제품을 공동으로 생산하거나 공동구매를 통해서 최상의 제품을 최저가격으로 공급하는 일을 합니다.

 

조합원 간에 서로소통하는 방법은 온라인 카페를 이용하거나 조합에서 운영하는 쇼핑몰을 이용하고 택배라는 운송수단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조합원들이 온라인이라는 특수한 공간에 익숙하지 못한 문제도 있지만 대면해서 소통하는 문제나 직접 제품을 보고 만지며 평가하는 문제에 차이가 있습니다.

 

이와 같은 조합의 특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조합에서 직접 조합원을 찾아 가는 움직이는 소통수단이 필요하고 무너진 대리점조직을 재건하기 위한 영업활동에 운송수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희망두례사업에 승합차지원을 신청해서 선정되었습니다. 지난 27일 승합차를 인수했습니다. 이사님들이 나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승합차 무사고를 비는 고사를 지내자는 제안을 합니다.

 

마침 2015년 여름제품의 디자인개발이 완료되어 이사회의 품평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 이사회를 개최했습니다. 그러자 광명베비라 상무이사님이 고사떡과 막걸리를 준비하겠다고 합니다. 나는 지금까지 여러번 차량을 바꾸거나 새로구입하면서 한 번도 고사를 지낸 경험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사님들이 조합에서 공용으로 운행할 승합차의 무사고를 비는 고사를 지내자는 제안을 거절할 명분이 없습니다.

 

정읍베비라 박이사님이 북어 한 마리를 실타레에 메어달고 중심을 잡는다고 야단법석입니다. 고사떡으로 준비한 시루떡도 맛이 있고 막걸리도 참 맛이 있습니다. 이사회를 마치고 제품품평을 시작하기 전에 승합차 고사를 지낸다고 합니다. 나는 승합차 고사지내는 것을 반대하지 않지만 나보고 절을 하라고 하던지 하면 내가 익숙하지 않으니 강요하지 말라는 조건으로 승합차 고사를 지내기로 합의했습니다. 

 

차량의 무사고를 비는 고사를 지낸다고 절대로 사고가 나지 않는다면 누구라고 고사를 지내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그냥 차량을 운행하는 사람이 고사를 지냈으니 사고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안정적인 마음으로 차량을 운행하면서 확율적 사고의 위험이 적을 것이라는 생각에는 나도 동의합니다. 그렇다고 사람이 사는 세상의 모든 일들이 인간의 판단이나 생각대로 되는 것도 절대 아니라는 사실도 나는 알고 있습니다. 이간의 생각이나 의지와 다른 운명같은 기적들이 세상에는 수 없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사람 사는 세상의 모든 일들이 자신의 생각이나 판단대로 흘러가고 이루어 진다면 세상에 부자 안 될 사람이 없고 성공하지 못할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누구나 성공하고 싶고 행복을 추구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이는 분명히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인간의 능력으로는 절대 미치지 못할 운명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됩니다. 생명체가 활동하는 데 필요한 육체적, 정신적 힘인 원기(元氣)나 정기(精氣), 기력(氣力) 등을 이르는 기()라는 존재도 사실상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라나 분명히 기가 존재합니다. 누구나 신명나게 하던 일도 기가 빠지면 제대로 되는 일이 없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지난 일년가까이 정부에서 예산사업으로 지원하는 승합차를 구입하는데 정부예산을 지원받기 위해서 힘들고 어려운 서류들을 준비하고 공단에서 요구하는 집합교육과 온라인 교육을 받으며 어렵고 힘들었던 과정들을 회상하고 고사를 핑개로 기를 살리고 신명나게 일하자는 의미를 다지는 자리를 마련하려는 것이 이날 고사의 진정한 의미였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조합에서 승합차 한 대를 마련하고 모두가 기가 살아 막걸리잔을 들고 브라보를 외치고 있습니다.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조합원 모두가 기가살아 조합원들이 운영하는 대리점 영업도 잘되고 조합도 승승장구하며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베비라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절대적 필요에 의해서 설립된 조합입니다. 베비라협동조합은 조합을 설립한 뚜렸한 목적과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조합을 설립하고 1년이 넘도록 "매월 5일은 협동조합의 날"로 정하고 전국 각지에서 조합원들이 조합사무실에 모여서 치열한 토론을 했습니다. 조합원들이 판매할 제품을 자체평가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서로 협동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배웠습니다. "한 사람은 만인을 위해서 만인은 한 사람을 위해서" 서로 협동하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하는 큰 힘을 만들 수 있습니다. 베비라협동조합은 아직도 승합차를 받고 고사를 지내는 심정으로 서로 협동하는 협동정신을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