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송파iCOOP생협 창립총회 참관기

by 장복산1 2015. 8. 27.

얼마전 송파 iCOOP생협 창립총회에 참석해 달라는 초청장을 받았습니다. 나는 베비라협동조합 일을 한다고 서울로 올라와서 송파구에 둥지를 틀고 3년 넘게 서울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송파사회적 경제단체 협의회라는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고 지금은 송파사회적경제단체협의회 회장이라는 직함을 맏아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송파 사회적경제단체협의회에서 같이 활동하는 공유선 선생이 송파 iCOOP생협 창립준비위원장입니다. 공유선 송파 iCOOP생협 창립준비위원장께서 나를 창립총회에 초청해 주었습니다.

 

사실은 나도 3년전 베비라협동조합을 창립하면서 협동조합의 기본정신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용감하게 협동조합을 창립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나는 그냥 어렵고 힘든 사람들 끼리 힘을 합하고 협동하면 더 큰 힘이 생길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고 서로 협동하기 위해서는 서로 믿을 수 있는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극히 상식적인 생각만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도 안 되는 사람의 속은 알 수 없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서로믿고 협동한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은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선 자주 만나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조합 창립일인 3월 5일을 기준으로 "매월 5일은 협동조합의 날"로 정하고 매월 서울에 있는 조합사무실에서 조합원들이 모두 모이는 월례 조합원모임을 진행했습니다.

 

베비라협동조합은 잘 나가던 중소기업인 (주)베비라가 M&A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사냥꾼들에 의해서 기업이 부도나고 파산하는 과정에 "갑"질에 시달리던 "을"들이 모여서 자구책으로 설립한 협동조합입니다. 전국에 산재한 전문점대표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해서 설립한 협동조합이라 매월 5일 서울에서 조합원총원이 모이는 월례모임을 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일을 해내고 말았습니다.

 

 

그 뿐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우선 조합원들이 서로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야 한다는 절박한 현실을 극복하는 수단으로 온라인 포털사이트인 다음에 조합원전용 비공개 카페를 개설했습니다. 그리고 카페에는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조합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원칙을 정하고 실행하고 있습니다. 조합을 설립하고 일년이 지나면서 조합원들과 조합이 서로 믿기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조합에서 하는 일들이 대부분 대충 대충이었고 얼렁뚱땅하고 넘어가는 일들이 태반이었습니다. 나는 베비라협동조합뿐 아니라 내가 지금까지 세상을 사는 방편으로 많은 사회단체나 조직에 가입하고 참여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떤 조직이건 조직원들이 조직의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 특별한 관심이 없이 대충대충하는 경우들을 보면서 나도 그대로 답습하고 따라하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송파 iCOOP생협 창립총회는 지금까지 내가 경험했던 대부분의 창립총회 모습들과는 조금 다르고 특별했습니다. 생활협동조합이라는 특성상 조합원들 대부분이 여성조합원들이라는 이유도 있었는지 모릅니다. 창립총회를 진행하는 과정이 아주 섬세했고 조합원들이 각자의 역활을 분담해서 창립총회를 진행하는 모습들이 정말 보기좋았습니다. 창립준비위원회에서 미리 준비하고 기획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대충대충 하는 회의 진행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정식으로 안건을 상정하고 의장이 상정한 안건을 "xx조합원 동의합니다." 하고 또 다른 조합원이 "xx조합원 재청합니다." 하고 안건성립에 찬성하면 토의하고 의결하는 회의진행 과정을 원리원칙대로 적용해서 진행하더군요. 나는 진해라이온스클럽에서 활동할 때 누구나 원칙은 알지만 일반적으로 실행하지 않는 회의진행방식에 불만이 많았던 사람입니다. 명색이 국제클럽이라는 단체에서 회의진행조차 원칙을 지키지 않는 문제에 대한 불만이었습니다.

 

 

iCOOP생협은 소비자 조합원과 생산자가 함께 운영하는 사업체를 기반으로 윤리적 소비와 생산을 실천하는 협동조합이라고 합니다. 조합원의 참여와 협동을 통해 생활 속의 요구와 문제에 대한 대안을 운동과 사업으로 만들어가며, 조합원이 직접 상품을 선정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 합리적인 관리시스템으로 한국 사회의 식품 기준을 높여가는 iCOOP생협은 생협의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행복한 삶을 위해 '나와 이웃과 지구를 살리는' 윤리적 소비를 실천한다.고 위키백과에서 설명하고 있군요.

 

iCOOP생협은 20년 전 6개의 작은 지역생협이 주춧돌을 놓아 설립되었으며, 크게 iCOOP생협사업연합회(회장: 오미예), iCOOP소비자활동연합회(회장: 박인자), 이외에도 자회사 30개가 있습니다. 201412월 기준으로 전국에 80개 조합생협(준조합 포함)21만 명이 넘는 조합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직원 수는 2,300여명, 전국 자연드림 매장 수는 158개로 2014iCOOP생협의 매출액은 4,800억원으로 사업액 기준으로 대한민국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중에 가장 큰 규모에 송파 iCOOP생협이 새로 창립하면서 더 큰 힘을 만들고 있습니다. 나는 창립총회에서 송파 iCOOP생협 이사장으로 선임된 공유선 이사장에게 더 큰 기대를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