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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그린피스에서 들은 참 기막힌 사연

by 장복산1 2015. 10. 17.

인류는 항상 불가능에 도전하며 발전해 왔습니다. 불과 100여년 전에 라이트 형제가 미국 노스 캐롤리나주 Kill devil hills 에서 비행기를 처음 날릴 때만 해도 오늘 같이 육중한 쇠덩어리들이 하늘을 자유자제로 날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20여년 전에는 누구도 사람마다 전화기를 손에 들고 다닐 것이라는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집에서 사용하는 일반전화도 신청하면 1년을 기다려야 개통이 되었으며 백색전화기는 권리금만 200만원을 넘게 주어야 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나는 지난 11일 부산항에 정박한 세계적 환경운동단체인 그린피스에서 운항하는 환경감시선인 레인보우 워리어호에서 진행하는 부산/경남 지역 블로거 간담회에 참석한 일이 있습니다.

 

그린피스(Greenpeace)는 1970년 결성된 반핵(反核)단체로 해일을 일으키지 말라 위원회(Don't Make a Wave Committe)'를 모태로 하여 1971년 캐나다 밴쿠버 항구에 캐나다와 미국의 반전운동가, 사회사업가, 대학생, 언론인 등 환경보호운동가들이 모여 결성한 국제적인 환경보호 단체라고 합니다.

 

 

 

나는 레인보우 워리어호를 견학하고 블로거 간담회를 진행하는 동안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에서 핵발전시설을 반대하고 풍력이나 태양열발전으로 에너지원을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마치 100여년 전 라이트형제가 누구도 믿기 어려운 비행실험을 미국 노스 캐롤리나주 모래언덕에서 하던 모습같이 조금은 황당하게 들렸습니다. 나도 처음에는 페이스북 그린피스공식한국페이지에 올라온 아래 댓글과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박기영 원전 위험성, 다 인정하고 맞는 말이지만 이렇게 반대를 하려면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전력공급 대안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나 레인보우 워리어호 피터 윌콕스 선장의 설명과 숀 버니(Shaun Burnie) 그린피스 독일 사무소 수석 원전 캠페이너의 참 기막힌 사연의 브리핑을 들으면서 나도 차츰 생각이 바뀌고 있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고리, 한울, 한빛원전단지 3개가 세계 초대형 원전단지 TOP5에 랭크되어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습니다. 나의 무식의 소치라고 생각했습니다. 더욱 기막힌 것은 고리원전은 다수호기위험성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

 

뿐만아니라 부산은 향후 50년 안에 후쿠시마 수준의 사고, 27년 안에 체르노빌 수준의 사고, 10년 안에 스리마일 수준의 사고가 발생할 확율이 50%라고 합니다. 후쿠시마 원전은 30km내 거주민 17만명, 발전 용량이 고리의 절반인데도 약 200조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고리원전은 30km 인근에 343만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경제시설인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울산석유화학단지, 해운대가 위치해 있기 때문에 그 피해는 후쿠시마에 비할 수 없습니다. 숀 버니 캠페이너가 하는 이야기가 참 기가막힙니다.

 

한국이 후쿠시마와 같은 원전사고가 나고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피해를 보고서 원전에 대한 위험을 느끼는 것 보다 사전에 원전에 대한 위험성을 인식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라는 충고였습니다. 그리고 이미 세계원자력생산량 비중은 감소추세에 접어 들었고 대체에너지 생산비중이 원자력생산비중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풍력발전이나 태양발전으로 어떻게 원자력발전을 대체할 수있느냐고 따지는 것은 마치 100여년 전 라이트형제에게 어떻게 비행기가 하늘을 날 것인지 따지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중심적으로 판단하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상대를 너무 무시하거나 인정하지 않으면서 생기는 폐단은 더욱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원전의 위험성을 인정하면서도 원전이 아니고는 방법이 없다고 고집하는 사람들에게는 영원히 방법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전의 치명적인 위험성을 인식하고 방법을 찾는 사람들은 비행기가 하늘을 날아 다니고 사람마다 전화기를 들고 다니는 것을 상상초자 하지 못하던 시대에도 인류가 불가능에 도전해서 오늘의 현실을 만들었다는 사실도 알고 있을 것입니다.

 

 

                            <레인보우 워리어호에는 기동력있는 환경감시를 위한 헬리콥터도 탑제하고 있었습니다.>

 

그린피스가 레인보우 워리어호를 몰고 부산항에 입항해서 한국, 콜롬비아,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터키 출신10여명의 활동가들이 이미 사실상 '세계 최대 원전'인 고리에 2개의 원전이 추가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의미로, “인자 원전 고마 지라, 쫌!”이라 쓰여진 현수막을 고리 원전 앞에서 펼쳐 보였습니다. 후쿠시마 사고에서 보았듯, 원전을 밀집해서 운영하면 사고 확률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인명 및 재산 피해도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추가적인 원전 건설은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이라는 주장을 대한민국정부가 받아드렸으면 합니다. 그리고 환경운동단체나 반핵단체들의 줄기찬 주장을 그냥 대책 없는 반대를 위한 반대라며 종북좌빨로 매도하고 무시하는 참 기막힌사연에도 국민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