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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부동산투자의 정석을 읽고

by 장복산1 2017. 1. 7.

나는 지금까지 부동산하고는 아예 인연이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세상을 살았습니다. 1970년대 이후 부동산 개발 열풍 속에서 부동산 투기에 몰두하는 여성을 지칭하는 복부인(福婦人)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하던 시기에 청년이였던 나는 부동산투자에는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오직 내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서 돈을 모아 저축하는 것만이 내 인생에 투자할 수 있는 투자의 전부라는 생각으로 사업에 열중하고 몰두했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내가 작은 도시인 진해에서 유통업을 하던 7~80년대는 장사도 참 잘 되고 경제도 활황기였습니다.

 

소비가 미덕이라는 이야기까지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어쩌다 길을 가다 집을 팔겠다고 써 붙인 전단을 보았습니다. 매매가격이 1억이라고 하고 마침 내통장에 있던 돈도 1억이라는 사실 때문에 그 집을 덜컥 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집세를 받아서 저축을 했다는 기억은 없고 매년 세입자가 들거나 나갈 때는 도배나 난방기구 또는 수도를 수리를 해 달라는 등 집수리를 요구하는 세입자의 요구에 시달리던 기억만 남아 있습니다. 대략 10여년을 넘게 그렇게 하다 결국은 3천여만원을 손해보고 7천만원에 팔아버린 부동산에 대한 아픈 기억만 남아있습니다. 내가 부동산투자에 무관심했던 사연입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늙어 가면서 노후에 살아 갈 주거공간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때문에 자연스럽게 다시 부동산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저기 인터넷 경매싸이트도 뒤지고 공인중계사사무실에도 한 두번 들려 보았지만 내 수준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가격으로 형성된 주택가격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파트고 단독주택이고 전원주택까지 모두 가격이 오를만큼 오르고 거품까지 쌓여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다 나는 "10년 후에도 변하지 않을 부동산 투자의 정석"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매우 흥미있게 처음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었습니다. 우선 나 같은 무뢰한이 읽어도 부담없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 같은 쉬운 필체와 글의 흐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점점 부동산투자에 대한 흥미를 느끼고 있는 자신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나는 왜 지금까지 부동산투자에 무관심했는지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나는 5억짜리 아파트를 살려면 5억을 저축해서 모아야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고지식하고 고리타분한 계산방식의 틀에 스스로 가쳐있었던 모양입니다. 부동산투자의 정석을 쓴 김원철 저자가 보면 아마 어느 원시시대에 살던 사람이 UFO를 타고 나타났다고 생각할지 모르겠군요. 그러나 나는 실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전세를 안고 산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전세도 빛이라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책 49쪽에 있는 3,000만원씩 딱 4년만 투자하라는 글은 나에게 충격이었습니다.

 

"1년 동안 모은 3,000만원의 종잣돈으로 전세를 끼고 부동산을 매년 구입하기를, 딱 4년만 하라." 참 뚱단지 같은 소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읽어 내려갑니다. 

 

"그리고 2년에 한 번씩 나오는 전세보증금 상승분 약 2,000만 원으로 그와 비슷한 부동산을 다시 구입한다. 이렇게 10년을 한다. 이 과정을 구체적으로 집어보면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살펴 보자."

 

더욱 흥미는 가지만 무슨 도께비같은 이야기라는 생각에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먼저 1년간 3,000만원을 모아 1번 부동산을 구입한다. 2년차에 같은 방식으로 2번 부동산을 구입한다. 3년차에도 같은 방식으로 3번부동산을 구입하는데, 이 때 1번부동산의 전세 보증금 상승분 2,000만원을 얻게 된다. 다만 이 돈으로 새 부동산을 구입하기 힘들므로 일단 대기한다.

 

4년차에 같은 방식으로 4번 부동산을 구입하고, 전세 보증금이 상승한 2번 부동산의 2,000만원 중 1,000만원과 지난 해 대기 중이던 2,000만원으로 5번 부동산을 구입한다. 그렇게 되면 1,000만원이 남는다."

 

여기까지 투자하고 나면 전세보증금 상승분을 계속 투자해서 6번, 7번 부동산을 구입한다는 조금은 황당하고 허무맹랑한 이야기 같은 설명이었습니다. 이렇게 10년을 투자하면 무려 23체의 집이 생기고 이 집들을 머니트리라고 이야기하더군요. 결국은 11년차부터는 머니트리의 전세보증금 상승분으로 수익형부동산에 투자한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저자는 무슨 속임수가 있는 것 같은가? 아무리 봐도 가능하지 않을 것 같은가? 하는 물음을 독자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장에서 "전세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여덟가지 의문들"을 풀어 가고 있습니다. 첮째, 매년 3,000만원씩 투자할 자금은 어떻게 모으나? 두번째, 투자한 주택 모두가 2년마다 2,000만원씩 오른다는 보장이 있는가? 세번째, 이렇게 투자할 만한 부동산은 점점 없어지고 있지 않나? 네번째, 양도소득세를 비롯한 각종세금은 어떻게 감당하나? 다섯번째, 5년이나 10년 후에도 3,000만원으로 매입할 부동산이 있을까? 등의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참 마술같은 이야기로 들립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전세 레버리지 투자방식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부동산투자에 성공했다는 투자자들이 활용한 방법이 이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만큼 발로 뛰고 공부해야 이와 같은 부동산이 눈에 보이고 이와 같은 방식으로 부동산투자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겨야 한다고 합니다. 어쩌면 당연한 것 같은 공식이고 당연한 것 같은 부동산 투자기법이지만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는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누구에게나 부동산투자의 길은 항상 열려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