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나는 좌파(左派) 인가?

by 장복산1 2016. 11. 28.

나는 지난 11월 12일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한 제3차 박근혜퇴진 범국민대회 촛불집회와 16일 제5차 범국민대회 촛불집회에 참가한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광장에서 내가 보고 느낀 내용들을 내 양심()에 따라 사실 그대로 내 블로그에 포스팅했습니다.

 

그리고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생각으로 페이스북에 공유하고 카톡에도 공유한 일이 있습니다. 가끔은 나의 이런 행동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들도 주변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50여년을 같이 살아 온 아내마저 쓸대 없는 짓 그만하고 일이나 열심히하라고 핀잔을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내가 보고 느끼는 사회현상들에 대한 이야기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야기를 하려면 항상 아내와 다투게 됩니다. 아내와 나는 거의 같은 세대를 살았지만 세상을 보고 느끼고 판단하는 기준이 이렇게 서로 다르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어쩌다 친구들 모임에 가면 세상돌아가는 이야기나 정치적이야기가 나오면 나는 아예 입을 다물고 있어야 편하다는 생각에 말을 하지 않고 듣기만 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그레서 최근에는 내가운영하는 블로그인 "이춘모가 보는 세상이야기"에도 가능하면 정지척으로 민감한 이야기나 사회적현상에 대한 이야기는 자제하고 있는 편입니다. 그러나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대한 보도들을 접하면서 그냥 귀 막고 입 다물고 살 수 없다는 생각에 광화문광장에도 가고 블로그포스팅도 해서 SNS에 공유하자 주변에서 댓글도 달리고 카톡으로 긴 글을 보내 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변의 지인들이 나에게 카톡으로 보내는 글의 내용들은 보통은 내가 이해하기도 어렵고 동의하기도 어려운 내용들이 대부분입니다. 정부가 하는 일에 반대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면 모두가 좌파거나 종북이라고 주장하는 글들입니다. 문제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보다는 좌와 우로 편을 가르고 자기편이 아니면 모두가 옳지 않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은 느낌들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조금은 신중한 생각을 하는 보수적인 사람들과 무모할 것 같이 새로운영역에 도전하는 진보적 사고를 가지고 세상을 사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은 나도 동의합니다. 좌파냐 우파냐 하는 문제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사실은 예초부터 좌파냐 우파냐하는 문제에 관심도 없었고 보수냐 진보냐하는 문제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다만 원칙과 상식이 무너진 세상에 대한 분노로 시민운동에도 참여해 보았고 내가 보고 느끼는 원칙없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을 블로그에 글도 쓰고 사진도 올리는 작업을 합니다. 원칙과 상식이란 법 이전에 양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양심()은 사람이 세상에 태어 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사고로 어떤 행위 대하여 옳고 그름, 선과 구별하는 도덕적 의식이나 마음씨를 이야기합니다. 

 

양심의 자유와 관련하여 신문기자의 취재원에 관한 묵비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하지만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양심의 자유를 외치며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국민들의 물음에 답을 하거나 성실하게 해명해야 합니다. 국민들이 줄기차게 요구하는 세월호 7시간의 대통령행적에 대한 성실한 답변이나 해명이 아직도 없습니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분노하는 국민들의 함성에는 "내가 무엇을 잘못했느냐?"고 합니다. 대통령 스스로 국민들이 분노하는 이유조차 모르고 있다는 사실은 한심한 정도가 아니라 한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의 양심과 자질에 관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은 목이 빠지라고 대통령의 답변이나 해명을 기다리지만 대통령은 이런 저런 핑계만 대고 있습니다. 물론 이 문제도 사람마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기준도 다를 수 있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러나 최소한 일반적인 상식으로 생각해도 이런 문제들은 판단의 기준이나 관점의 차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입니다. 대통령이 스스로 검찰조사를 성실하게 받을 것이며, 필요하면 특검도 수용하겠다는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검찰에서 대통령에게 불리한 조사내용이 발표되자 대통령자신이 임명한 검찰조사를 전면부인하면서 유영하 변호인을 통해서 상상과 추측에 따른 사상누각이라고 하는 것은 초등학생이라도 판단할 수 있는 대통령의 국정농단입니다. 자신이 한 말을 바꾸고 부인하는 것을 넘어서 스스로 자신을 부정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가지고 국민들이 좌파니 우파니 편가르기를 하는 이유를 나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대통령이 당당하다면 당연히 검찰의 요구에 응해서 대면조사를 받으면 됩니다. 그리고 당당하게 자기주장을 하거나 해명하면 간단한 문제입니다. 검찰의 대면조사에 불응하며 자신이 임명한 검찰을 믿지 못하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 온 주변 사람들은 내가 광화문집회에 나가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해서 블로그에 올리거나 페이스북에 올리는 행동들을 쉽게 이해하기가 어려운 모양입니다.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이런저런 글들을 계속 나에게 카톡으로 보넵니다.

오늘도 긴 글을 카톡으로 하나 받았습니다. ↔[펌 글] 이지만  너무 너무 공감되는 글입니다. 읽어보세요? 공감 또 공감글↔이라고 하더군요. 

 

우국충정어린 장석영교수님의 국민을 향한 호소의 글이라고 하지만 내가 읽기에는 공감할 수준도 아니고 동의할 내용도 별로 없는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석영교수라는 사람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미래창조과학부 인터넷융합정책관'이라는 직잭만 조회할 수 있더군요.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과 만들었다는 미르제단이나 K-스포츠 제단과 연관된 미래창조과학부의 정책관이라는 사람이 쓴 현실을 외곡하는 변명의 글 같았습니다. 이런 글에 공감하고 또 공감한다는 사람들의 판단기준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젠 좀 알고나 시위 합시다!" 는 소제목에 붙은 글을 한 구절만 옮겨 보겠습니다.

"첫째는 폭로리즘에 매몰된 언론의 보도가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카더라' 보도를 하면서 팩트에 관한 보도도 공정하지 않습니다. 예컨대 '최서원'이라는 개명된 이름이 있는데도 계속 '최순실'로 보도하는 것입니다. 언론은 사건 초기엔 '최순실'이라 쓰고 괄호안에 '개명된 이름은 최서원'이라고 썼습니다. 그런데 왜 지금은 '최순실'로만 쓸까요. 그 이름이 촌스럽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목적은 대통령이 이런 촌스러운 여자에게 놀아났다고 각인시키려는 것이지요."

 

지금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카더라가 사실로 밝혀지는 현실 때문에 분노하는 것입니다. 제발 카더라가 카더라로 끝났으면 국민들도 참 좋겠습니다. 최순실이건 최서원이건 그 이름이 촌스러워서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대통령이 대통령다운 행동을 하지 못하고 최순실과 국정을 농단하는 문제를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장석영교수라는 사람이 어느 대학교 교수인지 모르겠지만 두 번째 하는 이야기도 세 번째 하는 이야기도 백만이 넘는 국민들이 들고 있는 촛불을 좌파들의 보이지 않는 손에 선동된 국민들로 매도하고 있더군요. 

 

 

이 사진은 촛불집회를 하던 16일 오후 광화문역사를 오르고 내려가는 인파들 사진입니다. 내가 보기에는 좌파들이 동원한 사람들도 아니고 종북세력의 선동에 이끌려 나온 사람들도 아닌 것 같았습니다. 국민 각자가 판단해서 스스로 가족단위나 개별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분명했습니다. 물론 노조나 단체에서 참여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심지어는 오늘 조선일보보도에 의하면 "서울 광화문광장서 발견됐다는 '北 노동당 당원증' 알고보니…"라는 기사가 참 제미있습니다. 

 

지난 12일 100만 인파가 모인 다음 날 한 극우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아온 내용인데 알고보니 지난 2008년 9월 간첩 원정화 사건 당시 구속된 원정화의 계부 김동순의 것으로, 당원 번호와 이름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지운 것으로 나타났는데 “‘고정 간첩단이 촛불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는 내용의 루머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SNS 등지에서 급속도로 퍼지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참 기막히는 내용이군요. 사람이 나이가 들면 세상을 살면서 경험한 내용과 지혜를 바탕으로 세상물정을 이해하기가 쉬울 것 같은데 그도 아닌 모양입니다.

 

 

100만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서 아무리 상식없는 정치에 대한 분노를 외치고 이야기 해도 100만군중에 참여하지 않은 4,900만명의 침묵하는 국민들은 우파를 지원하는 샤이박근혜라고 믿고 있는 모양입니다. 촛불은 바람이불면 꺼진다고 하면서 버티기하는 새누리당과 박근혜대통령을 지금도 지지하며 대통령 잘못이 아니라 최순실이라는 사람을 잘못 만나서 그렇다고 합니다. 마치 누구를 맹목적으로 짝사랑 하는 사람들같이 박근혜의 허상을 보고 맹목적으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고령층이라고 합니다.

 

 

오늘도 시인 김지하의 충언이라고 하는 카톡문자가 왔습니다. 박근혜후보가 아버지 박정희와 육영수여사를닮았다면 이나라를 잘 이끌어 가리라고 믿고 한 표를 주었다가 지난 4년 가까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실력을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한게 한두번이 아니었다가 이제야 그 이유가 만천하에 밝혀지면서 우리모두가 기절초풍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박근혜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아이러니한 내용의 글입니다.

 

"대통령의 불행은 그 나라 국민들의 불행이며 박근혜 대통령이 저지른 황당무게한 실수는 그렇다고 적과 내통한 여적질은 아니다!" 고 주장합니다. '상당수의 이나라 국민들은 여적질을 한 박지원일당과 문재인 일당에 대하여서는 침묵하고 있다"고도 합니다. 참 황당무계한 이런 내용들을 김지하의 충언이라고 어른들이 퍼 나르고 있습니다. 제발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세상을 보고 판단하는 기준이 상식에 맞게 판단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자신들이 보고 경험한 과거의 어렵고 힘들게 살던 기억만가지고 시류에 순종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무조건 기득권에 저항하는 좌파(左派)라고 마구재단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나는 좌파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