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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민낯드러난 영혼없는 세상

by 장복산1 2016. 12. 29.

오늘 아침신문에 "특검,국민연금손실 눈감은 '영혼없는 공무원' 단죄키로"라는 기사를 보고 소름끼치는 전율을 느꼈습니다. 어쩌면 영혼없는 공무원 뿐 아니라 지금 대한민국 전체가 민낯드러난 영혼없는 세상에 살고 있는 모습을 보고있는 것 같은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지금은 거짓말을 안 하는 사람이 오히려 이상한 세상입니다. 거짓말을 밥먹듯 하고 뻔뻔 스러워야 출세하고 잘 나가는 세상이지요. 도덕이나 상식이 땅에 떨어진지는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윤리도덕이 무너진 세상에서 이제는 작정하고 국민모두가 영혼없는 세상에서 무감각하게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비상식이 상식이 되고 변칙이 원칙이 되는 세상입니다. 거짓말을 해야 살아 남을 수 있습니다. 체면이나 명예따위는 사치스럽고 거추장스러운 장식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영혼(靈魂)은 육체 속에 깃들어 생명을 부여하고 마음을 움직인다고 여겨지는 무형의 실체라고 합니다. 애니미즘에서, 인간 이외의 생물과 무생물에 깃들어 있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로 죽은 이의 넋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혼백상(魂魄床)이란 죽은 사람의 영혼을 삼 년 동안 살아 있을 때처럼 모시는 제사를 말합니다.상주는 상복을 입고 죽은 사람이 살아 있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하루 세끼식사를 올렸다고 합니다.

 

조금 심한 것 같지만 우리 조상들은 돌아가신 부모님을 애도하며 묘지옆에 움막을 짖고 상복차림으로 삼 년 동안 혼백상을 올리며 묘지를 지켰습니다. 우리가 어릴때만 해도 가족들이 밥상머리에 앉으면 어른이 수저를 들기 전에 아이들은 수저를 들으면 안 된다는 가정교육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찬 물을 마실 때도 반드시 어른에게 먼저 물을 드실 것인지 여쭈어 보고 물을 마셔야 한다는 가정교육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그런 가정교육의 틀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어른이 어른대접을 받지 못하는 세상입니다.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부모가 자식집을 방문할 때 미리 연락을 하고 방문해야 한다는 의견과 그냥 자식집이니 아무 때고 편하게 갈 수 있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본 일이 있습니다. 결국은 아무 때고 편하게 자식집에 갈 수 있다는 의견이 수세에 몰리고 말더군요.

 

극히 개인주의적사고가 시대에 뿌리를 내리며 가족공동체라는 틀은 분열하고 부모자식간에 제산문제로 소송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도덕, 윤리, 체면같은 것은 구시대적발상이라고 치부하는 세상입니다. 이런 것을 좋게 표현하면 현실적이고 실리적이라고 포장하지요.

 

오는 2017년 1월 9일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1,000일이 되는 날이라고 합니다. 현실적이고 실리적으로 따진다면 1,000이나 999일이나 다를 것은 없습니다. 단지 사람들이 기억하는 날짜나 달력에 표기하는 일자가 틀리다는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아직은 사람이 죽으면 3일장이니 5일장이니 하는 오랜 관습을 지키며 49제라는 제사를 지내기도 합니다. 위키백과에는 영혼불멸설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영혼불멸설(靈魂不滅說)]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등 세상의 많은 종교는 영혼불멸설을 따른다. 즉 육신과 영혼은 별개이며, 육신은 죽어도 영혼은 죽지 않아 천당 지옥이나 인간 동물 등으로 환생한다는 사상이다. 기독교에서는 야훼(여호와)의 불멸하는 영혼을 인간에게 불어넣었다고 하며, 도교에서는 불멸의 그것을 일컬어 신선이라 하며, 불교에서는 불멸의 그것을 업식이라 일컬을 수 있으며 아뢰야식에 저장되며 이 업식에 따라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으로 육도윤회한다고 한다. 서양철학의 아버지 플라톤은 파이돈에서 영혼불멸을 다루고 있다.

 

 

어떻게 보면 모든 종교들이 육신은 죽어도 영혼은 죽지 않는다는 거짓말로 사람들을 속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오늘 아침 한겨례신문 기사목록에는 온통 거짓말하는 사람들 얼굴로 도배를 했군요. 국회청문회에서도 모른다. 그런 일 없다.고 하는 거짓말들만 난무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영악해지면서 사람속이는 일을 종교적신념같이 자신있게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이 모두 자신이 너무 잘나고 똑똑하다고 착각하며 세상을 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수나 부처같이 자신들이 하는 이야기를 세상사람들이 무조건 믿을 것이라는 신념에 차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너도알고 나도알고 하늘도 아는 것이 아니라 나만 안다는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남을 대하는 도리인 체면(體面)이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떳떳할만한 입장이나 처지를 말합니다. 이제는 남은 남이고 나는 나라는 극히 이기적 사고가 사회전반에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옛날에는 체면상 하지 못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명예를 목슴처럼 여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돈과 권력에 명예와 영혼까지 팔아먹는 영혼없는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하루에 100만이 넘는 국민들이 추운 길거리에 나서서 촛불을 들고 대통령의 하야를 외치지만 대통령은 꼼짝도 하지 않고 이런저런 구차한 변명만 늘어 놓고 있습니다.  

 

국회 청문회에서는 초등학생정도의 의식수준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들을 가지고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이 말도 안 되는 거짓과 변명으로 말잔치를 하고 있습니다.

 

똑 같은 사안을 가지고 촛불집회와 맛불집회로 국민들이 갈리고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생각이 다를 수 있고 표현의 자유가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겠습니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도 어느정도 사실에 입각하고 이치()에 맞아야합니다.

 

사람은 자신의 믿음, 태도, 행동 등에 있어 일관성을 유지하려 한다는 요지의 인지부조화론(認知不調和)이 있습니다. 즉 한 개인의 행동이 믿음, 태도, 행동 등에 있어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특정행동에 대한 믿음이나 태도를 그 행동을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쪽으로 바꾸게 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흡연자가 자꾸 자신의 흡연 행위를 합리화하려는 태도변화를 들 수 있다.고 하는 군요. 한 번 미운사람은 무슨 일을 해도 미워보이고 한 번 예쁜사람은 어떤 짓을 해도 예뻐보이는 것도 인지부조화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마치 친반연대라는 정치집단이 박대통령은 무슨짓을 해도 예뻐보이고 최순실과 공모해서 국정을 농단하고 기업들로부터 수천억대의 자금을 강제모금해도 박대통령은 정당하다는 생각으로 일관하는 사실도 결국은 인지부조화론에 근거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이 두여인 중에 어느 한 사람은 분명히 인지부조화현상으로 지금은 자신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절대 자신의 주장을 번복하거나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자신이 너무 똑똑하다고 믿다 보면 마치 나만 알고 하늘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착각을 하기도 합니다. 인지부조화현상이 반복되다 보면 결국 자신의 영혼까지 팔아버리고 자신도 자신을 모르는 상황까지 가기도 하지요.

 

내가 아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은 어찌나 거지말을 잘 하던지 나는 그가 하는 말은 하품빼고는 모두가 거짓말이라는 농담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그 친구는 악의적인 거짓말이 아니고 자신을 과신하는 허풍같은 거짓말이라 귀엽게 받아주고 제미있게 이야기를 합니다.

 

거짓말을 잘한다는 것은 그럴듯하게 스토리를 만들고 잘 엮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도 스스로 비굴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태연하게 영혼없는 행동을 해야 상대를 속이는 거짓말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대통령탄핵의 중심에 서 있는 한 여자는 숨쉬는 숨소리마저 거짓말같이 들린다고 하면 좀 지나친 표현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을 그럴 것 같군요. 

 

그런데 왜 이렇게 거짓말이 유행하고 영혼없는 세상이 되었을까? 어쩌면 서구문명의 여파로 씨족중심의 대가족을 이루며 살던 우리사회가 갑자기 핵가족화하며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무너진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극히 보수적사고로 한 시대를 제단하려고 한다는 강한 테클이 들어 올지 모르지만 한 번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유교적 문화와 관습으로 집단적 가정교육에 길드려지던 DNA가 서구 개인주의 문명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인지부조화현상을 반복하면서 결국은 거짓말을 해야 살아남을 것 같은 민낯이 드러난 영혼없는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같은 늙은이가 이제는 자식마저 부모를 부모로 생각하지 않는 세상을 살면서 죽기까지 라면이나 쌀이라도 사서 연명하려고 모아둔 국민연금을 감히 누가 넘보고 손을 댈 것이라는 생각은 미처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특검에서 문형표 국민연금관리공단이사장을 긴급구속했다는 뉴스속보는 과연 충격이었습니다. 나라의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이 아니고는 아무도 엄두도 내지 못할 일입니다. 만약 문형표이사장이 혼자서 저지른 짓이라면 그런 엄청난 일을 관리감독하지 못한 대통령의 책임 또한 무겁다 할 것입니다.

 

나라사정이 이지경까지 와도 박근혜 대통령은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탄핵재판을 하겠다고 하며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라가 이지경이 되기까지 그 많은 정치인들은 무엇을 했으며 국가의 녹을 먹는 고위공직자들은 무엇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언론은 무엇을 했으며 검찰은 무엇을 했는지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냥 시키면 시키는대로 했다는 문형표만 영혼없는 공무원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 가는 우리 모두가 영혼없는 세상에 살고 있는 시대의 민낯이라는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