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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아내의 칠순기념 오사카 여행기(제1일)

by 장복산1 2017. 9. 17.

사람은 누구나 세상에 태어나 자기 나름데로 한 세상을 살다가 언젠가는 죽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자신이 세상에 태어난 생일(生日)이 되면 세상에 태어났다는 것과 일생 동안의 건강·무사·장수·영화를 축원하며, 또한 축복을 받고 기념으로 생일을 축하하는 행사가 크든 작든 따르기 마련입니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100일이 되면 백일을 기념하는 백일잔치를 하고, 한 해가 지나면 돌잔치를 하기도 합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60년 만에 맞는 생일날은 환갑(還甲)또는 회갑(回甲)이라고 하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나이를 치는 법으로 하면 예순한 살에 맞는 생일을 의미합니다. 육십갑자의 갑(甲)으로 되돌아 오는 회갑(回甲)은 인생에서 크게 경하해야 할 것으로 여겨 큰 잔치를 베풀어 경하를 받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옛부터 환갑날에는 환갑을 맞는 본인은 물론 그 가족이며 직계 자손도 최대 최상의 의복으로 성장하고 생업에 종사하는 일도 쉬고 환갑잔치가 성대하게 치러지도록 노력하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내가 환갑을 맞았던 2007년에는 아들 딸들이 주선해서 가족들이 함께 홍콩을 거쳐 태국 푸켓으로 가족여행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2년 뒤에 아내가 환갑을 맞은 해에는 환갑잔치대신에 내가 타고 다니던 오래된 승용차를 새로 구입하자는 아내의 제안에 따라 아내의 환갑잔치를 생략하는 대신 아들 딸들이 분담해서 내가 탈 승용차를 새로 구입하고 말았습니다. 아내는 자신이 직접 운전하지도 않는 입장에서 내색은 안 했지만 섭섭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10여년이 지난 지난해에 내가 칠순을 맞으면서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우리 가족은 아들이 장가를 들어 분가를 하게되면서 한 가족이 두 가족이 되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하나와 둘의 차이를 느끼는 기분이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난해에는 내가 칠순이 되었는데 칠순잔치도 없이 그냥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나도 내색은 안 했지만 속으로 섭섭한 마음이 생겼던 것은 숨길 수 없는 솔직한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랬던지 나는 아내가 칠순이 되는 금년에는 우리 내외만이라도 조용하게 아내의 칠순을 기념해 주고 싶었습니다. 마침 에어부산에서 얼리버드항공권 특가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하기에 일찌감치 오사카행 항공권을 예약하는 과정에 막내가 눈치체고 동반을 제안하면서 오사카행 가족여행이 되고 말았습니다.








가족(家族)이란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또는 그 구성원을 일컷는 의미일 것입니다. 서로 다른 가족인 두 사람이 결혼을 하면서 부부라는 인연을 맺어 가족이 됩니다. 한 가족이 성립되면 부부는 한 이불을 덮고 자며 촌수도 없는 무촌이라고 하지요. 부부사이에서는 다시 새로운 아들 딸들이 태어나면서 부모와 자식 간에는 1촌이라는 촌수가 성립하고, 형제자매는 2촌, 형제자매의 자식들은 3촌, 형제자매 자식들 간에는 4촌이라는 촌수를 따지며 촌수가 멀어질수록 먼 친척이 되고 맙니다. 그런데 촌수가 없는 무촌이라는 부부간에는 이혼을 하게 되면 다시 남남이 된다는 사실도 참 제미있습니다. 그러나 부모자식 간에 가족의 연을 끊는 것은 법률도 성립하지 않는 가족제도에 우리는 익숙해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터라고 경계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우리나라도 점점 가족을 구성하는 단위가 핵가족화하면서 이제는 가족의 개념이 점점 부부중심적 사고로 진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결혼과 이혼과 재혼의 폭이 점점 넓어지면서 이제는 헤어지면 남남이 되고 마는 부부사이의 사랑을 더 소중한 가치로 받아드리려고 하는 경향들이 가족의 구성요건에 대한 개념으로 조금씩 바꾸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내 아내를 사랑하는 만큼이나 아들도 자신의 아내에 대한사랑에 더 소중한 가치를 느끼기 마련일지도 모릅니다.















그동안 나는 오사카여행을 서너번 했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일본을 여행하는 것 자체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리고 막내가 연출하는 아내의 칠순잔치를 오사카 힐튼호텔방에서 시작하면서 딸들이 불러주는 생일축하노래를 들으며 행복해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는 나도 왠지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순간이 좀 더 오래오래 가슴속에 머물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제 딸들도 서둘러 자신들의 새롭고 소중한 가정을 이루고 우리 곁을 떠나야할 때가 되었습니다. 나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도 없이 자신의 힘으로 집안을 일으키고 그렇게 큰 재산은 아니지만 그래도 재산을 모아 자수성가(自手成家)를 한 입장입니다. 그냥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한 만큼 내일도 모래도 이 순간만큼 늘 행복하게 살기를 기대해 봅니다.




<언제나 가족을 위해서 늘 양보하고 희생만 하던 아내에게 감사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