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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아내의 칠순기념 오사카여행 (제3일차)

by 장복산1 2017. 10. 6.

우리 가족여행의 3일차 일정은 쿄토를 관광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아마 우리 내외가 둘이서 왔다면 쿄토까지 관광을 한다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오사카에서 빙빙돌다가 돌아 갔을지 모릅니다. 그래도 젊은 세대인 딸들이 동행하면서 유니버설재팬도 가 보고 쿄토까지 관광을 하겠다는 스케줄이 일정에 들어갔습니다.  



사드영향때문인지 우리가 묵는 힐튼 오사카호텔 (Hilton Osaka Hotel) 에도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몰려 왔던 모양입니다. 아침식사를 하던 2층식당을 이용하지 못한다고 19층 소연회장으로 가라는 안내를 받고 호텔 19층 라운지에서 오사카 시가지를 내려다 보면서 아침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오사카에서 쿄토를 가는 방법은 한큐 우메다역  → 가와라마치역(한큐 교토센)으로 가는 특급열차로 약42분정도가 소요되고 요금은 390엔이라고 합니다. 


미도수지센 우메다역 → 요도야바시역 → 시조역 (게이한혼센)으로 가는 특급열차를 이용할 수도 있고, 신쾌속선인 JR선으로 오사카역 → 교토역으로 29분 만에 가는 방법도 있는데 요금이 540엔으로 조금 비싼편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한큐 우메다역 →가와라마치역 코스를 택하고 숙소에서 한참을 걸어 우메다역으로 가야 했습니다. 오사카는 우리나라로 치면 부산정도 되는 일본 제2의 도시며 항구도시고 상공업이 발달한 일본의 경제중심도시였습니다. 따라서 지하철과 국철로 연결되는 교통망이 매우 발달한 도시로 지하로 연결된 도로안내표지판에는 영어와 중국어 아래 한글표기도 되어있었지만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의자배열이 지하철과 다르게 앞뒤로 마주보고 앉아서 달리는 기차가 오사카역을 출발하여 높은 빌딩들이 있는 도시를 지나자 나타 나는 대부분의 시골풍경들은 나즈막한 목조건물들이 옹기종기 가지런하게 모여있는 전형적인 일본의 농촌풍경들이였습니다. 일본에는 유난히 많은 신사들이 있다고 합니다. 집집마다 입구에는 신을 모시는 신주단지들이 있고, 대부분의 건물들 높이도 2층을 넘지 않고 목조로 건물을 지은 이유가 일본에 유난히 많은 지진이나 자연재해 때문이라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토역 인근에 있는 관광안내소에는 각종지도와 관광안내 팸프릿들이 가지런하게 잘 정돈되어 있었고, 친절하게 한국어로 관광안내를 하는 안내원도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계획한 금각사와 청수사 광관코스를 이야기하자 어차피 버스를 두 번이상 타야하기 때문에 1일 버스승차권을 구입하는 것이 편하고 금액도 싸서 좋다고 권해서 안내소에서 1일 페스권을 구입했습니다.


쿄토(京都)는 우리나라 경주와 같은 일본의 역사가 숨어있는 도시였습니다. 한국의 한자음으로 읽으면 경도라고 서울 '京' 자를 쓰는 도시입니다. 794년 일본의 수도로 세워진 헤이안쿄(平安京)인 쿄토는 오랫동안 일본의 정치와 문화의 중심지였습니다. 한자 문화권 국가에서는 北京, 南京, 京城 하며 한 나라의 수도에 해당하는 도시에는 경()자를 붙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쿄토는 도시 전체가 유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금각사 입구는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였습니다. 사찰입구에서 판매하는 입장권이 한지같은 종이에 붙글씨로 쓴 한자로 되어 있고, 큰 사각도장이 두 개나 찍혀있는 모양이 좀 특별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사찰의 정식 명칭은 '로쿠온지'로 사찰 내에 있는 금각이 유명해지면서 금각사라고 불리게 되었다고합니다. 소나무와 어우러진 풍경속에 적당한 크기의 연못 한 켠에 있는 3층 누각의 외형이 모두 금색이었습니다.


금각사 3층 누각의 맨 윗층은 불당식, 1·2층은 주택식으로 지었으며 겉에는 사방에 금박을 입힌 것 같았으나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경계가 있었습니다. 사찰을 한 바퀴 돌아서 나오는 관광코스는 마치 산책길을 산책하는 것 같이 조용하고 여유있는 분위기에 취하게 합니다. 녹음이 우거진 산사에서 여유를 부리며 차라도 한 잔하고 싶었습니다.








금각사에는 한국어로 된 운세풀이 기계도 있었습니다. 나는 제십일번 대길을 뽑았습니다. <유록흥가업>행복을 마음에 지닌체 가업을 일으킨다면 번성하리라, <은중승호선>전은 화살이니 구름을 향하여 활을 쏜 형국이니라. 조그마한 방해도 없이 출세하리라. <문호달제도>자신이 지닌 천기를 그늘속에 숨기지 않는다면 명성을 크게 떨칠 수 있게 되리라. <병득귀인부>어른의 도움을 얻을 수 있다면 더우기 번성할 수 있을지니라. 참 좋은 이야기들만 적어 놓은 것 같았지만 1,000원으로 본 운수풀이가 기분은 좋았습니다.





금각사 입구에 있는 녹차 아이스크림은 꼭 먹어보고 가야 한다는 이야기에 맛본 아이스크림이 맛있습니다.



금각사를 관광하고 다시 버스를 타고 제법 여러정거장을 지나 쿄토 전통시장에서 맛집을 찾는 시간이 제법 흘렀습니다. 요즘 세대들은 자신들이 좋아서 맛을 보겠다고 결정한 경우라면 밥을 굶으면서라도 꼭 그 맛집을 찾아내서 맛을 확인하는 가치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온라인에서 찍은 맛집을 찾아서 간 길을 또 돌고 돌아서 겨우 찾아낸 맛집이 하필이면 일요일이라 임시휴업이라고 합니다. 그냥 아쉽다는 생각에 셔터문이 내려진 맛집앞에서 인증사진만 촬영하고 정작 점심은 다른식당에서 먹었습니다.








나는 일본여행을 하면서 항상 느끼는 생각은 일본사람들은 어디를 가나 정리정돈을 참 잘 하고 청소를 잘한 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쿄토전통시장도 청소나 정리정돈이 참 잘 되어 있었습니다. 진해 중앙시장과 비교를 해 보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가게가 있는 진해중앙시장 골목도 쿄토전통시장골목과 같이 차양막 공사도 하고 했지만 누구 하나 나서서 골목을 청소하고 정리정돈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골목을 지나는 방화수파이프 위에는 먼지가 수북하게 쌓여있지만 여기는 어디를 봐도 먼지하나 없군요. 







점심식사를 하고 산책겸 걸어서 올라간 청수사 가는 길은 금각사와는 대조적으로 사람들로 북적이며 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는 난장(亂場)판이었습니다. ‘물이 맑은 절’이라는 뜻의 청수사는 교토가 도읍이 되기 이전인 778년 세워진 사원이라고 합니다. 사찰의 규모도 크지만 사찰건물의 외벽을 모두 주황색 칠을 해서 그런지 방문객들에게 아주 강렬한 느낌을 주고있습니다. 금각사는 금각사대로 차분한 분위기와 특성이 있고, 청수사는 청수사 나름으로 복잡하고 난해한 분위기의 특성이 서로 대조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쿄토를 관광하고 다시 기차를 타고 오사카로 돌아와서 오사카 최고의 번화가라는 도톤보리로 쇼핑겸 저녁식사를 하러 나갔습니다. 일본경제가 한 동안 침체하면서 일본의 일어버린 20년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여행한 오사카는 다시 경기가 살아 나는 완연한 느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가지 어디를 가나 사람들이 차고 넘칩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말투로 보아 중국사람 반에 한국사람이 반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중국관광객과 한국관광객들이 오사카를 점령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도톤보리에 있는 한 잡화점에서는 계속 한국어와 중국어로 의약품종류와 일반잡화를 계산하는 카운터위치를 안내하는 안내방송을 하고 점포안은 중국어와 한국말이 뒤섞이면서 더욱 혼잡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밖에 나와서 쇼핑이 끝나기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금융회사들이 주택 등 부동산대출을 둘러싼 돈벌이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미국발 세계경제위기로 닥친 불황의 늪에 삐진 일본이 이제 경제위기를 벗어나 기지게를 펴는 시기에 우리나라는 아직도 부동산에 올인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서울의 아파트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기만 하고 대한민국의 돈은 모두 부동산에 묶여서 돈이 돌지를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경기가 회복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사드문제까지 일본경제를 도와주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녁에도 오사카 도톤보리에 있는 한국식당인 한일관을 찾는다고 골목골목을 얼마나 걸었는지 모릅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식사를 하는 이유가 배가 고파서 허기를 체우기 이해서 식사를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음식은 맛을 느끼고, 맛을 즐기고, 맛에 취해서 맛의 가치를 평가하는 요식행위 같았습니다. 인터넷 상에서 맛집을 찾아 내고, 그 맛집을 찾아서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는 일에 망서림이 없습니다. 기여코 자신이 선택한 맛집을 찾아 내고 인증샷까지 찍고 마는 신세대들의 개성넘치는 끼에 맞는 새로운 마케팅전략이 필요한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혀 다른 방향에서 세상을 바라볼 필요를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