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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아내의 칠순기념 오사카여행(제4일차)

by 장복산1 2017. 10. 7.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대부분의 외국여행은 가이드가 안내하는 단체관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관광지에 우루루 몰려가서 단체사진을 찍거나 내가 여기 왔었다는 인증사진을 찍고 오는 정도의 여행이었습니다.


한 번은 홍콩에서 배낭을 매고 혼자서 기차를 타고 광저우박람회를 구경간 일은 있지만 홍콩에 큰딸이 있었고 광저우에도 아는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그냥 가족끼리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골목골목을 누비며 우리가 가고 싶은 곳을 여행하는 새로운여행의 묘미도 경험했습니다. 가이드나 여행사에서 미리 짜놓은 스케쥴이 아니라 오늘은 어디를 어떻게 가야할지 관광스케줄도 우리가 짜고, 승차권도 구입하고 입장권도 구입해야 합니다.





오늘은 JR 오사카(大阪)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오사카조코엔(大阪城公園) 역에 도착해서 서쪽 출구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오사카성을 관광하는 것으로 일정을 정했습니다. 호텔에서 사용하던 방도 하나는 체크아웃을 하고 하나는 오사카성을 관광하고 돌아와서 오후 2시에 체크아웃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사카성은 10여년 전에 소호무역을 배운다고 카페회원들과 오사카에 왔을 때 한 번들렸던 기억이있습니다.






오사카성은 여간해서 침입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참 견고하게 건립하였습니다. 성의 주변은 물이 성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성곽과는 좀 다른 모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성 안에는 천수각이라는 35m 높이의 5층 구조물 하나만 덩그러니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우리나라의 성터와 다른 모습입니다. 우리나라는 보통 산성을 축성해서 성 안에는 관청도 있고 마을도 있기 마련입니다.


민족성의 문제인지 모르지만 일본과 우리나라는 성곽을 축성하는 목적이나 방법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보통 우리나라는 백성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마을을 중심으로 외곽에 있는 산을 이용해서 산성을 축성합니다. 그러나 일본은 성을 축성할 때 백성들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전쟁이 나면 백성들은 모두 산에 가서 숨어서 지낸다고 합니다. 전쟁의 성페가 갈리면 백성들은 다시 하산해서 승자의 편에서서 살기 때문에 성 안에는 막부의 장수들과 군사들만 기거하도록 성을 축성하는 모양입니다.






오사카성 안에서는 일본무사의 마네킹을 설치하고 옆에서 일본도를 들고 사진을 촬영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더군요. 그런데 누구나 자유롭게 자기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의상과 일본도를 빌려주면서 전문사진사가 같이 촬영을 합니다. 미처 의상을 반납하고 나서기 전에 전문사진사가 촬영한 사진을 내어 밀면서 마음에 들면 사라고 권합니다. 또 한 번 일본사람들의 대단한 상술에 감탄하게 하는 장면입니다.




오사카성이 1583년 임진외란의 주역이었던 토요도미 히데요시로 우리나라 에서는 풍신수길로 알려진 인물이 성을 축성하였다는 사실에 한일관계의 깊은 악연에 대한 생각들이 잠시 뇌리를 스칩니다. 우리에게는 임란의 상처도 깊지만 36년의 식민지배하에서 격었던 민족의 고통은 아직도 정리되지 못한 역사로 남아있습니다. 나는 우리가 아직도 아물지 못한 과거의 깊은 상처를 이유로 일본을 무조건 배척하고 적대시 하기 보다는 그들에게서 얻고 배울 것은 없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디를 가나 항상 깨끗하게 정리정돈하는 그들의 모습이나 어떤 경우라도 경제적 가치와 연계하는 상술도 우리가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성들 보다는 오직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의지로 오사카성 같이 견고한 성을 축성했다는 사실이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문제를 제기할 수있을지 모르지만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 남는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일본의 아베총리는 미국의 트럼프에 빌붙어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일본의 재무장을 진행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오사카 한큐백화점 지하에서 판매하는 도시락들을 보면서 고객이 스스로 지갑을 열개 만드는 일본사람들의 놀라운 상술에 또 놀랬습니다.




오사카 간사이공항에서 한 정거장 거리에 린큐타운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여주 아울렛이 오사카 린큐타운을 모델로 건설한 아울렛타운같다는 생각이 들도록 아주 비슷한 구조와 모습이었습니다.


나는 예전에도 린큐타운에 들렸던 기억을 되살려서 이번에도 린규타운에 가서 쇼핑을 하자고 제안해 일정을 조정했습니다. 일단은 공항으로 가서 공항의 무인보관함에 짐을 보관하고 다시 버스를 타고 린큐타운으로 이동하는 코스로 설계를 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린큐타운에도 짐을 보관하는 무인보관함이 있었고 가격도 200엔이 더 싸다는 사실입니다. 공항라운지에서 일본스시로 저녁을 먹으며 오사카 오면 꼭 먹어보라는 Pablo Mini 빵을 사려고 긴 줄을 서서 기다리며 막내가 사온 Pablo Mini 빵의 부드러운 맛을 음미하며 부산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이번 오사카 가족여행을 하면서 일본사람들의 숨어있는 놀라운 상술들에 몇 번을 감탄했는지 모릅니다. 작지만 아주 섬세하게 인간의 심리를 자극하는 일본인들의 상술이 오늘날 일본을 경제대국으로 만들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