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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마쌍식육식당 진짜피순대 맛

by 장복산1 2018. 10. 23.

넉넉하고 후한 인심에서 느끼는 시골 풍경

지난 일요일은 함양 인삼밭에서 인삼캐는 현장체험을 하고 왔습니다. 마침 함양에 본가가 있는 김종문님 가족을 따라 석종근님 차를 타고 길을 나섰습니다. 덕유산자락에 자리잡은 함양군 서상면 노상마을의 참 조용하고 풍성해 보이는 시골풍경이 좋았습니다. 장대로 감도 따고 대추도 따서 먹으면서 인심후한 김종문님 가족이 차려주는 맛있는 점심도 참 잘 먹었습니다. 부각도 맛있고 나는 고들베기무침이 제일 맛 있었습니다. 






함양 인삼밭 인삼이삭줍기 체험 

예전에는 별로 보이지 않던 인삼밭이 함양까지 내려와서 제배를 하는 모양입니다. 주변에서 보이지 않던 인삼밭들이 여기저기 눈에 많이 보이는군요. 인삼캐는 트랙터가 한 번 지나가면 마치 비가내리듯 인삼들이 주루루 흘러 내리는 모습이 참 신기합니다. 인삼은 보통 4년내지 6년을 키워서 수확을 한다고 합니다. 인삼밭에서 인삼을 캘 때는 아예 인삼을 캐는 팀과 인삼을 주워담는 팀, 그리고 인삼을 크기별로 선별하는 팀을 구성해서 인삼밭 옆에 천막을 치고 작업을 진행합니다. 현장에서는 인삼을 좀 싸개 판매하기도 합니다.






거연정 가을 풍경

인삼수확 체험을 하고 동네 아닉들과 같이 인삼이삭줍기도 했습니다. 한번 트랙터로 인삼을 캐고 지나간 다음에 다시 한 번 가로질러서 트랙터가 지나가면서 땅을 골라 남아있는 인삼들을 추수려 알뜰하게 수확해 가지만 그래도 남는 이삭들이 있는 모양입니다. 동네 아낙들이 대기하고 있다가 인삼 이삭줍기를 하더군요. 생각보다 많은 인삼들이 이삭으로 남아있었습니다. 보통 한 주머니씩은 인삼 이삭줍기를 합니다. 돌아 오는 길에 잠시 들렸던 거연정 가을 풍경도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햇살에 비치는 단풍잎이 참 아름답습니다.






마쌍식당의 진자피순대 맛

해질녁이 다 되어 의령군 대의면 삼거리에 있는 피순대집에 도착해서 순대를 한 사라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예전에 시골에서 해 먹던 진짜 순대라고 합니다. 내가 어릴 때는 우리 동내에서 돼지를 잡는 날이면 어김없이 가마솥을 걸고 순대를 쌂아서 동내잔치를 하던 모습이 아직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돼지 내장에 남아있던 돼지똥을 흝어 내고 창자를 두집어 씻어내서 야체도 넣고, 돼지피도 넣어서 끌이던 순대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순대를 먹어볼 기회가 쉽지 않습니다. 참 오래만에 진짜순대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함양, 의령의 경계에 있다는 대의면에 있는 마쌍식육식당에서 참 재미나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마쌍은 함양군과 의령군의 경계에 있는 마을이라 안방은 의령군이고 화장실은 함양군이라 하루에도 몇번을 함앙과 의령을 오간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동행한 석종근님이 창작한 이야기인지 사실인지 모르겠습니다. "의령군청 직원이 방문해서 집에 있는 아들에게 "아버지 어디가셨니?" 하니까 "아버지 함양가셨는대요." 해서 군청직원이 돌아서 나오려고 하니 화장실에서 그집 아버지가 허리띠를 매며 "누가 오셨냐?" 하며 나오더랍니다. 그래서 군청직원이 " 야 이놈아 너 조금전에 느그 아버지 함양가셨다고 하더니?" 하니까 화장실은 함양이 맞아서 함양가셨다고 했다고 하더랍니다. ㅎㅎㅎ   




국민 편가르기 같은 가짜뉴스 이야기들

오래만에 접하는 피순대 한 접시가 비워질 즈음 합석한 대의면 김정수위원장이 참석하면서 소주병이 더 들어오고 피순대도 한 접시가 더해지며 이야기가 길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대의면에서 땅 50만평에 논을 250마지기나 농사짓는다는 거농(巨農)인 김정수 위원장은 학교운영위원장에 체육회 회장까지 골고루 직함을 가지고 있는 지역의 유지(有志)인 모양입니다. 동행한 석종근님과는 아주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는 정치이야기부터 사회적인 문제나 문화적인 문제까지 발전하더니 우리의 국민성까지 들추어 내면서 이야기가 길어지기 시작하더군요.


주로 김위원장이 이야기를 주도했고 우리 일행은 장단을 맞추어 주거나 듣는 입장이었습니다. 농촌인구문제며 농촌의 현실문제를 걱정하는 김위원장의 이야기에 나도 많이 동의하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의 농촌문제도 사실은 시대가 변하면서 사회구조가 변화하는 하나의 과정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시대의 변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문제들을 우리의 국민성까지 탓하며 이야기할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잠시 이야기에 끼어 들려고 시도를 해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일본은 우리보다 개혁개방하는 과정이 빨랐고, 사회적합의 과정도 빨랐다는 사실을 전제로 이야기를 진행했으면 합니다.


예전에는 우리도 극장에서 담배를 피우고, 버스에서도 담배를 비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누구도 극장이나 버스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없습니다.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면 다른 사람들에게 간접흡연의 피해를 준다는 사실을 서로 인정하며 공공장소에서 금연을 하자는 사회적합의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자율적규약이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는 국가기관에서 흡연을 단속해서 이루어진 규율이라기 보다는 사회적 합의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자율적 규제일 것 입니다. 이와 같은 사회적합의를 거쳐서 자율적 규율로 자리잡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와 시간이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일본은 나무를 함부로 베지 않고 대대로 보전하면서 목제를 수입해서 사용한다는 사실을 우리와 비교하면서 우리의 국민성까지 탓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은 수입과 수출이 자유로운데 비해서 우리는 수출은 역군이요, 수입은 역적이라는 논리까지 비약하는 문제의식에 진짜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리도 예전에는 머리카락까지 잘라서 수출했고, 돼지털도 주워말려서 수출을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시대가 변하고 사회가 발전하면서 이와 같은 문제들도 자연스럽게 해결되라라고 생각합니다.


마쌍식육식당에서 진짜 피순대에 소주잔이 돌면서 김위원장이 토하는 열변속에서 지금 국민 모두가 편가르기를 하고 서로 가짜뉴스까지 생산하며 싸우는 현실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이 같은 문제를 가지고 바라보는 시각이 어떻게 이렇게 다를지 정말 심각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촛불이니 태극기부대니 하면서 편을 갈라 흑백논리로 날을 지세는 우리의 모습을 쌍마식당에서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마치 조선말기에 노론과 소론으로 당파를 갈라 흑백논리로 싸우며 밤을 지세다 나라가 망해버린 시대의 망령들이 다시 되살아 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면서 그렇게 맛있던 피순대맛도 모두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동영상보기-->  https://youtu.be/HErOgSbuxh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