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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한성백제문화제 3일간의 기록

by 장복산1 2019. 9. 30.

지금까지 나에게 백제라는 단어는 주로 부여나 공주를 연상하게 하는 단어였습니다. 백제를 멸망하게 한 의자왕이나 낙화암에서 강으로 몸을 던졌다는 삼천궁녀에 대한 이야기가 워낙 강하게 나의 뇌리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송파에 자리 잡고 제법 여러 해를 살았지만 한성백제문화제는 처음 참여하는 행사였습니다. 송파사회적경제 네트워크가 한성백제문화제 행사에 부스를 하나 배정받아 사회적경제를 홍보하면서 사회적경제 기업에서 생산한 제품도 판매하는 행사였습니다.


올림픽공원에서 하는 행사사라는 사실만 알고 올림픽공원 역에서 내려 두리번 거렸지만 행사장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올림픽공원이 이렇게 넓고 크다는 사실도 나는 처음 알았습니다.


아침 산책길에 성내천을 따라 걸어 내려왔다가 잔디가 있는 운동장을 한바퀴 돌아서 올림픽공원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다시 거여역으로 돌아 가기만 했습니다. 






한 참을 걸어서 평화의광장이 있는 행사장부스에 도착했습니다. 송파사회적경제 네트워크 부스에서는 이미 도착해서 열심히 준비하는 김순규 대표님, 공유선 대표님, 아이쿱 이사장님의 모습이 보이더군요. 모든 일이나 행사는 항상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창립총회를 하자마자 진행하는 행사라 마땅히 준비한 내용도 없고 준비할 여유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공유선 대표가 순발력을 발휘해서 사회적경제에 대한 퀴즈를 내고 퀴즈를 푸는 사람들에게 작은 상품을 주자는 기막힌 아이디어를 떠 올렸습니다.





부랴부랴 퀴즈 시험지를 만들고 즉석에서 상품을 만들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되돌림 협동조합 심재곤 대표가 주도적으로 진행하면서 건강스낵과 도라지강정제품, 그리고 사회적 협동조합인 약선연구소에서 생산 공급하는 자연건강식품을 부스에서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스낵과 강정을 조금씩 봉지에 담아서 사회적 경제에 대한 퀴즈를 푸는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었습니다. 사회적 경제에 대한 퀴즈를 풀어서 선물을 받아 맛을 본 사람들이 바로 제품을 구매하게 하는 고차원적 마케팅 전략이 숨어 있었습니다. ㅎㅎ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화적 경제에 대한 퀴즈문제를 푸는 일에 흥미를 보이면서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김순규 대표가 부스를 운영하고 다른 회원들은 순번제로 조를 편성해서 반나절씩 부스에서 봉사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퀴즈풀기에 관심을 보이면서 제품판매도 늘어나자 일손이 모자라 점심도 먹을 틈이 없더군요. 나는 현장을 스케치한 영상을 즉석에서 만들어 카톡방에 올리면서 시간적 여유가 있는 회원들의 동참을 기대 했습니다. 드디어 생중계가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회원들이 부스에 관심을 보이면서 소떡소떡을 사서 들고 오는 회원도 있고, 막걸리에 순대를 사서 들고 오기도 합니다. 김밥에 박카스를 사서 들고 와 현장에서 봉사하는 사람들을 격려하며 힘을 보태기 시작했습니다. 서로 협동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각자가 피부로 느끼기 시작한 것 같았습니다. 서로 마음의 문을 열고 소통한다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고 힘이 생긴다는 사실도 현장에서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오후에는 송파구청 일자리담당과장님이 과원들과 같이 부스를 방문해서 격려하며 매출을 올려 주었습니다.



두 번째 날인 토요일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더군요. 밀려드는 인파들이 마치 구름같이 밀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운영하는 부스도 덩달아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부스를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김순규 대표와 심재곤 대표가 합세하면서 부스에 활력이 넘치는 것 같았습니다. 사회적 협동조합인 행복 잇다. 조승희 대표님은 조합원들을 대동하고 와서 부스 일을 거들면서 행복 잇다. 조합을 홍보하는 홍보전단을 같이 나누어 주기도 했습니다. 협업하고 협동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연출되고 있었습니다.






오후에는 남인순 국회의원이 부스를 방문해서 매출을 올려주며 격려해 주었습니다. 어쩌면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남인순의원을 비롯한 조재희위원장, 김성용위원장이 구의원들을 대동하고 우리 부스를 방문해서 격려하며 힘을 실어 주었습니다. 잠시 지나자 박성수 구청장님도 일자리창출과장님 안내로 우리부스를 방문해서 같이 화이팅하며 사진도 찍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남인순 의원님과 박성수 구청장님은 직접 지갑을 열어 우리가 판매하는 제품을 구입하면서 봉사자들에게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나는 이번 행사를 진행하면서 회원들 간에 서로 소통하며 마음의 문을 열면 우리 스스로 협동하고 협력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실체를 보고 느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지역 정치권에도 사회적 경제라는 단어를 확실하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안고 있는 모순이 서서히 사회적 문제로 대두 되면서 국가와 시장경제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는 대안적 방안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사회적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법을 만들고 조례를 제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아직 정치권에서도 사회적경제에 대한 뚜렷한 방향제시를 하지 못하고 있을뿐더러 사회적경제영역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 조차 사회적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우와좌왕하고 있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사실을 부정하지도 못합니다. 서구 유럽에서 시장경제와 사회적경제가 공존하며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수 백년의 세월을 감내하면서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얻은 소중한 결실이기 대문입니다. 아직은 우리가 흉내조차 내기 어려운 사회적경제가 법률하나 만들고 조례하나 정한다고 뚝딱하고 될 일은 만무한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이 길을 가야한다는 생각으로 어렵고 험한 길을 가고 있습니다. 한성백제문화제가 시작하던 첯 날 보다 마지막 날에는 더 많은 회원들이 부스에 나와 같이 힘을 합하기 시작했습니다. 행사기간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회적경제와 관련한 퀴즈를 풀며 관심을 보였습니다. 심재곤대표와 김순규대표의 희생적 봉사로 사회적 경제를 홍보하면서 판매한 매출에서 200만원이 넘는 회비까지 확보하는 성과도 거두었습니다. 사회적경제와 사회주의를 혼동하던 어느 나이 많은 아저씨도 이제는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는 사실을 우리는 한성백제문화제 3일간의 큰 보람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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