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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망원시장 현장체험 쿱투어 체험기

by 장복산1 2019. 12. 2.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위탁을 받아 소상공인협업아카데미에서 진행하는 쿱투어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먼저 시작한 협동조합이나 전통시장을 돌아보면서 현장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나는 이번에 마포구에 있는 망원시장을 돌아보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에 참가신청을 했습니다. 송파사회적경제네트워크도 이 프로그램에 같이 참여하는 문제를 협의하는 과정에 있었습니다. 일정을 조정하는 문제도 어렵고 참여 인원수를 맞추는 일이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내가 먼저 직접 체험을 해 보자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마을 산책도 상품으로 만드는 협동조합 

망원시장은 6호선 망원역 옆에 있습니다. 나는 얼마 전에 유창복 교수가 강의하는 성미산마을 이야기를 듣고 혼자 성미산마을을 찾아 갔던 일이 있습니다. 망원역에서 성미산 마을을 찾는다고 애를 좀 먹었는데 이번에도 바로 역 앞에 있는 망원시장을 찾는다고 한 참을 이리저리 걸었습니다.


어렵게 찾아 간 망원시장 입구에 있는 시장 상인회 건물 지하에서 마포산책협동조합을 소개하는 박영희 이사장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마을을 산책하는 것을 상품화 한다는 이야기에 별로 관심이 집중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열정적으로 강의하는 박이사장의 이야기 속에 배어있는 깊은 고민의 흔적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마포산책협동조합을 열정적으로 소개하는 박영희 이사장>

나는 사람이 무엇에 집중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던 힘과 능력이 생기며 예상하지 못하던 아이디어들도 마구 떠오른다는 사실을 지금까지 세상을 살면서 내가 체험했던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마을여행 활동가라고 소개하며 마을여행기획, 마을투어진행은 물론 교육, 출판 일까지 한다고 합니다. 우선 그들이 만들어 낸 마을여행의 이름에서 아주 진한 고민의 흔적들이 보였습니다. 마포산책, 홍대패션여행, 마포만보 채식투어, 바람 불어 좋은 날, 홍대 3대 빵집,  옷 길만 걸으세요. 홍대 옷가게 투어, 그냥 걷자 합정에서 홍대까지, 버려진 공간 꿈길을 걷다. 버들 꽃 나루 이방인이라는 상품이름들이 참 신선하게 들렸습니다.


마포산책 마을여행협동조합을 소개하는 시간이 지나고 마포 지역화페인 '모아'에 대한 소개를 하더군요. 온누리 상품권이나 지자체에서 발행하는 전통시장 상품권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민간단체가 발행하는 지역화패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마포에는 민간단체들이 연대를 형성하여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아주 특별한 힘들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한 불럭을 사이에 두고 성미산마을과 망원시장을 중심으로 한 마을 공동체들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서울지역 사회적경제의 메카로 자리 잡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중심도로에서 조금 떨어진 골목에 있는 연이랑 한 끼라는 식당에서 오감을 즐기며 점심식사를 하는 것도 아주 색다른 체험이었습니다.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그냥 지나쳐버릴 골목들을 지나며 골목에서 살아 숨쉬는 이야기들을 더하는 동내 골목을 걷는 마포산책 여행은 상품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음과 함께 걸어야 하는 골목투어라는 사실 때문인지 가이드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이어폰을 하나씩 받아서 목에 걸고 시작한 골목투어를 진행하는 가이드는 전문가 수준이었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실제 전문 가이드를 하던 경단녀나 번역 일을 하는 사람들이 외국인 가이드를 한다고 하더군요.





마포가 가지고 있는 아주 특별한 힘

아주 예쁘게 꾸며진 작은 점포들이나 좀 특별한 디자인으로 장식한 점포들이 우리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우리가 손거울 만들기 체험을 한 아이유베베협동조합도 망원동에 거주하는 경단녀들이 모여서 인형도 만들고 손수건도 만들어서 판매하는 협동조합을 설립했다고 합니다. 아기자기한 제품들이 가득한 점포를 돌아보고, 작고 둥근 거울에 바느질을 해서 예쁜 그림을 씌우는 현장체험도 했습니다. 동네사람들이 직접 만들어 직접 판매하는 가게를 운영하는 아이유베베협동조합 체험은 아직 깊은 여운이 남아있습니다.




서울대 학생이 시작한 스타트업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중고 의류 거래 판매점인 마켓인유 망원역점은 그 규모면에서 놀랬습니다. 과연 중고의류를 판매해서 이렇게 큰 매장을 운영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중고의류이기 때문에 더럽거나 상태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은 매장을 돌아보면서 사라집니다. 매장에서 옷을 매입할 때 철저한 검수를 거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오염.얼룩 없이 깨끗한 계절에 맞는 유행이지나지 않은 제조년도 5년 이하의 쾌적한 상품만 매입해서 되판다고 합니다. 





나는 프랑스 타이어 회사에서 발간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여행정보 안내서인 미슐랭 가이드라는 책에서 시작했다는 'MICHLIN 마크'를 게시한 식당도 처음 보고 알았습니다. 마포산책 가이드의 설명이 참 재미있습니다. 1990년 타이어 구매 고객에게 나눠주던 자동차여행 안내 책자에 식당 정보와 함께 음식과 맛, 가격, 분위기, 서비스 등을 바탕으로 식당을 추린 다음, 일반 손님으로 가장해 여러 차례 방문해서 직접 확인한 결과를 가지고 최고 등급에는 별 3개를 부여하면서 신뢰가 쌓이고, 고객들은 'MICHLIN 마크'가 게시된 식당을 찾아 가면서 타이어가 달아 결국 타이어를 교체해야 하는 타이어 판매마케팅 전략이라고 합니다. ㅎㅎ 


초상권문제 어디까지 보호해야 하나?

나는 오늘도 이렇게 또 하루를 보내면서 연이랑 한 끼 식사도 맛있게 하고, 마을산책도 여행상품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배웠습니다. 그리고 누가 초상권문제로 시비를 걸면 행사사진도 제대로 촬영하지 못하고 주눅이 든다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오전에 행사내용을 기록하려고 사진촬영을 하는 나에게 일행 중 한 분이 본인의 얼굴이 촬영되지 않게 해 달라고 하며 초상권 문제제기를 하더군요. 그래서 좀 조심스럽게 행동의 제약을 느끼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같이 행사를 하면서 행사를 기록하는 촬영을 제약한다는 느낌이지요.


몇 년 전에도 같은 일을 경험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숲을 산책하는 행사였습니다. 내가 앞서 가면서 산책하는 일행의 모습을 촬영하려고 카메라를 일행이 걸어오는 방향으로 스치며 지나갔습니다. 한 여성분이 자기 얼굴을 촬영했다고 시비를 걸면서 내 카메라를 조사해야 하겠다고 합니다. 나는 카메라를 그 방향으로 돌리기만 했지 그림이 별로라는 생각으로 실제 촬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상대는 행사진행요원에게 항의하면서 내 카메라를 꼭 조사해야 하겠다고 합니다. 나는 촬영하지 않았으니 보여줄 필요가 없었습니다.


결국은 행사가 끝날 때까지 시비를 걸어오더군요. 나도 카메라를 보여주면 될 것을 상대가 억지 같은 주장을 하면서 내 카메라를 조사해야 하겠다는 사실에 더 화가 나면서 일부러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나는 카메라 앵글만 그 쪽으로 돌렸을 뿐 실제 사진을 촬영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더 강력하게 상대의 요구를 거절했던 것입니다. 불확실한 자신의 초상권 침해에 대한 문제는 중요하고, 내가 촬영한 사진들은 마구 뒤져 보아도 된다는 주장을 도저히 수용하기 어려웠습니다. 결국은 서로 얼굴만 붉히고 말았습니다.


법전 어디에도 초상권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더군요. 다만 이러한 초상권은 헌법 제10조와 헌법 제17조(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서 그 근거를 찾았던 것 같습니다. 이것을 인격권이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법률 전문가들도 인격권 안에 초상권이 포함된다고 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초상권이 무제한적으로 인정되는 권리는 아니라고 합니다. 침해를 통해 얻어지는 이익이 침해로 인해 훼손되는 이익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닌 것으로 판단된 경우에는 위법성이 조각(阻却)될 수 있다는 견해입니다. 결론은 행사에 참여한 본인의 얼굴이 공개되는 사실을 거절할 권리와 행사를 기록할 권리가 충돌하는 문제 같았습니다.


<마포산책 망원동시장 현장체험 쿱투어 기록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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