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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요즘 진해사람들이 자존심 상하는 이유

by 장복산1 2020. 3. 24.

자존심(自尊心)이란 말 그대로 자기 자신이 세상에 존재하는 근거가 되는 가치로 마음속 깊이 내재하고 있는 인간 삶의 근거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누구라도 자존심이 조금이라도 상하는 일이 생기면 매우 예민해지기 마련이고 참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이들은 그 자존심 때문에 다투기도 하고 심하면 살인까지 저지르기가 일수고 심지어 스스로 생명을 끊기도 하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진해사람들은 자존심이 몹시 상하면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1955년 9월 1일 진해읍이 진해시로 승격된 이래 진해시민으로써 자존감을 지키며 반세기 가까이 잘 살아 왔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지자체 통합이라는 이상한 이야기가 나오더니 주민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진해시를 창원에 강제로 흡수통합하고 말았습니다. 2010년 3월 2일 국회에서 진해시, 마산시, 창원시를 창원시로 통합하는 법안이 통과된 날을 진해사람들은 제일 부끄러워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사람이 누구에게 무시당한다는 것은 정말 자존심 상하는 일입니다. 진해사람들이 지자체통합을 부끄러워하고 자존심이 상하는 이유는 기초자치단체를 같은 기초자치단체로 흡수통합하면서 진해의 자치권을 뺏어 버리는 중대한 문제를 정작 진해사람들에게는 가타부타 의사를 묻지도 않고 무시해 버렸습니다. 진해사람들에게 더 큰 상처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진해, 마산, 창원만 졸속으로 통합하는 문제를 진해출신 이달곤 행자부 장관이 중심에 서서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진해출신 김학송 국회의원과 진해시의회 한나라당 의원들이 같이 춤을 추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요즘 다시 진해사람들 자존심을 건드리는 해괴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래통합당 4·15 총선 진해지역 후보가 이달곤(66) 전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확정되면서 통합 창원시 출범에 책임이 있는 인물을 공천한 것은 지역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더욱 해괴한 일은 여론조사에서 줄곧 앞서던 같은당 김영선후보와 유원석후보를 제치고 이달곤후보가 공천되었다고 합니다. 남의당 후보를 공천하는 문제까지 내가 시비를 걸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더욱 기가 막히고 가관인 것은 이달곤후보가 진해지역 국회의원에 출마하면서 발표했다는 구청장 직선제 공약이 잔잔하던 진해사람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며 가슴에 불을 댕기고 말았습니다. "올해 통합 10주년을 맞이한 창원시는 통합 과정에서 주민투표가 없었고, 상생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대등한 통합 시너지 효과를 살리지 못하고 지역 박탈감과 소외감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진해구민 손으로 뽑은 구청장이 진해 행정을 책임지는, 진해 주권 시대를 열겠다."고 한 사실이 요즘 진해사람들이 자존심상하는 이유입니다.


진해사람들을 얼마나 무시하면 이런 새빨간 거짓말을 또 하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행자부장관이 기초자치단체를 다시 기초자치단체와 통합하면 임명직 구청장으로 바뀐다는 사실조차 몰랐었단 말인가요? 그리고 허성무 창원시장을 비롯한 전국의 대도시 시장들이 힘을 모아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를 특례시로 만들자는 제안도 아직 받아드려지지 않는 상황에서 국회의원 혼자서 기초자치단체의 구청장을 선출직으로 바꾸겠다는 것을 선거공약이라고 발표하는 것 자체가 진해사람들을 바보로 취급하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허기야 이번 미래통합당 공천과정을 보면 여론조사에서 앞서던 김영선후보와 유원석후보가 팽 당하며 공천을 받지 못하고, 졸속으로 지자체를 강제통합하며 진해시민을 진해구민으로 전락시킨 장본인인 이달곤 후보가 공천을 받았다는 것도 당사자들에게는 어지간히 자존심이 상하는 일일지 모릅니다. 당 대표까지 지내던 홍준표도 공천보따리를 싸 들고 창녕에서 양산으로 다시 대구까지 떠돌아 다니다 팽 당하고 결국 무소속으로 출마할 때는 어지간히 자존심이 상했겠지만 요즘 진해사람들이 자존심 상하는 이유가 더 심각합니다. 나는 이번 4.15총선에선 진해사람들이 최소한의 자존심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진해사람들의 자존심을 찾아 줄 후보는 과연 누구일까요? 맞춰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