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7)>
진해시의 모든 공무원은 시정이 시민을 위해 존재함을 깊이 인식하고 우리의 고객인 시민에게 질 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시민과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지방자치 시대의 참모습을 실현하는데 앞장서 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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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시가 2000년 12월 29일 진해시 조례 제 1807호로 제정하여 스스로 선포한 행정서비스 헌장의 내용이다.
진해시의 모든 공무원은 시정이 시민을 위해 존재함을 깊이 인식한다는 단 한 마디가 가슴을 파고드는 신선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진해시의회 제223회 본회의가 열리는 시 의회로 갔다.
내가 얼마나 세상을 무심하게 살았으면 시의회 본회의 진행을 처음 방청한다는 사실 하나로 가슴이 설레는지 부끄러운 일이다.
진해시의회 본회의장에서 개최된 제223회 본회의는 -예비비 승인 -결산 승인 -감사결과보고 -기타 의안심의 등을 일사천리로
진행하면서 예비비 지출내역의 대부분을 소송비용 부담금으로 지출하는 문제를 김성일 의원이 질문하고 있었다.
진해시는 무슨 이유로 그리 많은 소송을 진행하며 진해시가 원고로 진행하는 소송정도는 충분히 예견이 가능한 문제를 예비비로
지출하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는 지적이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진해는 민선 4기 이재복시장이 취임하면서 시운학부 문제로 시작한 소송은 끝일 날 없이 이어지며 소송공화국
을 연상하게 하는 지루한 법정 다툼으로 시민들을 식상하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다.
집안에 송사가 세 번이면 기둥뿌리가 뽑힌다는 이야기같이 진해시 예비비 지출의 대부분을 소송비용으로 지출하겠다는 예산승인
자체가 못마땅하기는 나도 마찬가지다.
진해시의회 본회의 진행과정에서 더 큰 문제가 발생한 것은 시정질문을 하면서 시작 되었다.
김하용 의원이 질문한 진해시가 추진하고 있는 해양레저 산업의 적정성 여, 부와 예산확보 문제가 정확한 근거나 타당성도 없이
막연하고 추상적인 근거와 자료에 의존하여 사업을 추진하는 진해시장의 정책적 판단의 실책문제로 따지는 문제 제기와 함께
김성일 의원이 질의한 진해시청 홈페이지 열린 시장실의 공개운영 문제와 시정소식지 편집방향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재복 시장이 총괄적 답변을 하고 담당 실 국장들의 각론적 답변이 이어지며 문제가 붉어지고 말았다.
김하용 의원이 주문한 요점답변을 무시하고 장황한 상황설명을 담당관이 읽어 나가면서 답변중지를 요구하는 의사진행발언과
답변을 하겠다는 집행부간의 설전이 회의장을 술렁이게 하였고 답변과 중지를 반복하면서 의장이 산회를 선포하였던 것이다.
진해의 유일한 관광명소인 해양공원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시운학부문제나 제황산 모노레일사업도 실패한 정책이라고
판단하는 김하용 의원과 관광레저 산업을 진해시의 비전 있는 중점사업으로 판단하고 관광레저산업의 인프라구축을 위한 투자
의 개념으로 보는 이재복시장간의 정책적 문제가 톤 높은 논쟁으로 번지고 있었다.
나는 진해시장은 무슨 이유로 이 같은 중요한 정책적 판단을 내리면서 시의원들을 충분히 이해시키고 동의를 받지 않았으며
시의원들은 무슨 이유로 총규모 9,000억이 넘는 진해시의 핵심적 비전을 담은 중요한 정책사업을 입안하는 과정에서 방관자적
입장이었는지 무척 궁금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시장과 시의원들의 소통부재를 탓하고 있었다.
그래도 다행한 일은 김성일 의원이 제기한 열린 시장실의 <시장에게 바란다.> 코너의 공개운영문제를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오는 8월 1일부터 공개 운영하여 시민들과 소통하겠다는 진해시장의 의지와 답변이 갑갑한 가슴을 풀어주고 있었다.
<시장에게 바란다.>코너를 공개 운영하는 문제는 시정에 대한 시민들의 알 권리와 시정에 대한 정보접근성을 보장하는 문제로
이는 시민들의 기본권이며 시정의 최대 목표이자 진해시 스스로 제정하여 선포한 행정서비스 헌장의 기본인 것이다.
진해시장은 시민들과 소통하지 못하고 시민들의 대표인 시의원들도 소통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훌륭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성공한 시장으로 남으려는 의지를 편다고 한들 장사꾼 수준의 사업가로는 성공할지 모르나 17만 진해시민들을 함께 아우르는
진정한 진해의 수장인 진해시장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는 사상누각(沙上樓閣)의 허황한 꿈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나는 진해시청 게시판에 이재복 시장을 고집불통이라고 몰아치며 열린 시장실의 <시장에게 바란다.>코너의 공개운영을 요구
하였다.
그러나 오늘 진해시장이 마음의 문을 열고 시민들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사실을 나는 높게 평가하면서 한 걸음 더 해서
지금까지 진해시장을 비토하며 프랑카드를 들고 거리에 서 있는 도서관을 사랑하는 어머니들의 손을 보듬어 주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비판적이고 인신공격성 글을 시청 게시판에 줄기차게 올리는 시민들 모두도 진해시민들이라는 생각이라면 그들 모두를
시장실에 초청해서 따뜻한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서로가 소통하는 성숙한 아픔을 나누기를 기대한다.
진해시민 누구도 우리들 스스로 적법한 절차와 방법으로 선출한 진해시장을 자신들의 극히 주관적 판단과 기준의 잣대로 사퇴를
요구할 수 없으며 진해시장은 적법한 절차와 방법이 아니라면 어떤 명분으로도 타도의 대상이 될 수도 없는 것이다.
잘못된 시정이나 시장의 잘못된 정책적 판단에 대하여 불평은 해도 불만은 없어야 하며, 비판은 해도 비난은 하지 않는 성숙한
시민으로 우리 모두가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진해시장은 아무리 시정을 비판하는 비판세력도 모두가 진해시민이며 그들 모두를 보듬어 안고 가야하는 것이 진해시장의 운명과
절대적 사명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시정운영에 자신의 정당한 정책적 주관과 고집을 분명히 구분하리라고 믿는다.
진해시장의 굽힐줄 모르는 지나친 소신은 잘못하면 시민들과 대치나 대결하는 모습으로 비치거나 시민들을 관리나 감시감독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주인인 시민들을 무시하는 시장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해시장은 지역의 수장(首長)이며 위민(爲民)행정은 시장의 흔를림 없는 원칙이기 때문에 시민들과 끝없는 소통을 유지하며
오직 시민을 위하여 시장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대할 뿐이다.
나는 진해시장과 같은 시대를 함께 살아 온 사람으로 이재복 시장을 존경한다.
내가 이재복 시장을 존경하는 이유는 그의 시정에 대한 열정이나 개인적 능력, 또는 인격을 평가하는 문제와는 별개의 문제다.
극히 객관적 수치로 계산해서 그는 나와 같은 시대를 살면서 나보다 성공한 사업가의 길을 걸었고 진해시장이라는 정치적 입지를
구축했으며 나보다 훨씬 넓은 세상을 보고 살았고 나보다 훨씬 높은 경지의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돈이나 명예나 신분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하지만 그는 분명히 나 보다 더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그를 존경하며 성공한 진해시장으로 진해시민들에게 영원히 기억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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