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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경남지사후보들의 야합논쟁(野合論爭)을 보며

by 장복산1 2010. 5. 20.

정치인은 야합(野合)할 능력도 있어야 한다.

한나라당 이달곤 경남도지사 후보가 김두관 야권단일후보에 대해 ‘야3당과 야합하여 단일부호로 선출되었다'는 비난성명을 지난

4월 28일 발표하자 '희망자치만들기경남연대'가 명예훼손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는 보도를 시작으로 계속되는 야합논쟁(野合論爭)

은 TV 토론에서도 양 후보간에 게속되는지라 야합(野合)의 의미를 한 번 생각 해 보았다.

야합(野合)이란  사전적 의미는 1, 부부가 아닌 남녀가 서로 정을 통함. 2 좋지 못한 목적으로 서로 어울림.이라고 설명하면서 연관된

단어들은 통정하다, 간음하다, 내통하다, 사통하다. 는 등의 '좋지 못한 목적으로 서로 어울림'을 말하는것으로 표기하였다.

야합 (野合)의 문화원형백과사전에는 정식 혼례를 치르지 않고 부부가 되는 것을 말한다. 『화랑세기』 15세 유신공 조에 유신의 부

모인 서현과 만명이 야합하여 유신을 임신했던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한자사전에는 [野]를 들 야, 변두리 여, 농막 서로 설명하며 [合]은 합할 합, 쪽문 합으로 표기하여 각기 다른 해석에 쉽게 동의

하기 어려웠다. 

 

원래 말이란 시대에 따라 변하기도 하고 새로운 유행어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변화하고 발전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무슨 말이건 우리가 하는 말들은 말의 의미와 뜻을 서로 공유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본구조를 포함하고 있어야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한자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말과 단어들을 많이 혼용하고 있는 터라 간혹 원래의 의미가 변질되어 사용하는 단어들은 흥미

거리도 된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야단법석(野檀法席) 이라는 말은 떠들썩하고 시끄러운 모습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으나 원래는 불교에서

유래한 말로 ‘야단(野壇)’이란 ‘야외에 세운 단’이란 뜻이고, ‘법석(法席)’은 ‘불법을 펴는 자리’라는 뜻이다. 즉, ‘야외에 자리를 마련하

여 부처님의 말씀을 듣는 자리’라는 뜻인 것이다.


석가의 설법을 듣고자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법당이 좁아 많은 사람들을 다 수용할 수 없으므로 야외에 단을 펴고 설법을 할 때 최

대 규모의 사람이 모인 것은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법했을 때는 무려 3백만 명이나 모였다고 한다.
사람이 많이 모이다 보니 질서가 없고 시끌벅적하고 어수선하게 된다. 이처럼 경황이 없고 시끌벅적한 상태를 가리켜 비유적으로 쓰

이던 말이 일반화되어 일상생활에서 "떠들썩하고 시끄러운 모습이라는 뜻"으로 흔히 "야단법석"이 쓰이게 되었다.  

"희망자치만들기 경남연대"는 이달곤 후보가 "야권연합"의 줄임 말인 "야합"을 야합(野合) 으로 잘못 알고 쓴 것이 아니냐고 따지고 물

었지만 이어서 진행되는 각종 TV 토론에서도 계속 이 문제가 거론되는 것으로 보아 이달곤 후보가 잘못 알고 사용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나는 야합(野合)이라는 단어의 또 다른 의미를 내 나름으로 해석을 하면서 야단법석(野檀法席)과 같이 비유적으로 변형된 단어가 아

닌가 하는 의문과 함깨 무척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한자어가 뜻하는 의미인 들야(野)자와 합할 합(合)자를 직역을 하니 들과 합한다는 말이고 "들"이란 논이나 밭으로 되어 있는 넓은 땅

을 의미하면서 동식물을 나타 내는 일부 명사 앞에 붙어서는 ‘야생으로 자란다."는 뜻을 더하는 접두사로 들 고양이, 들 개, 들 쥐 등으

로 통용되고 있다.

한편 야생이란 집 안에서 보호 받지 못하고 집 밖에 방치하는 소외계층을 말하며 우리사회의 야인(野人)들인 소외계층을  보듬어 안

고 마음을 합하는 일은 사회통합과 사회복지를 주장하는 정치인들이 당연히 해야할 "야합(野合)"이라는 생각이다.

원래 야생으로 자라는 들 짐승이나 들 풀은 자연에 적응하기 위하여 자생력이 강하기 마련이라 야당(野黨)들은 자신의 주의 주장도

뚜렷하고 강한 것이 사실이며 정치인에게는 소외계층이나 야당세력과도 정당하게 공개(公開) 하여 야합(野合)하는 능력은 어쩌면 필

수사항이고 정치적 능력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치 야합(野合)의 두 얼굴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이 흔히하는 야합은 진정한 의미의 사회통합을 위한 야합보다는 야비한 밀실야합(密室野合)들

을 주로 하면서 문제가 발생했고 국민들은 야합(野合)에 대해 '좋지 못한 목적으로 서로 어울림'을 말하는것으로 그 의미가 고착되어

버린 것인지 모른다는 생각이다.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은 스스로 독재자라고 비판하던 전두환․ 노태우당과 3당야합으로 대통령이 되면서 구국의 결단을 강조하며 변

명했던 일을 경험 한 일도 있지만 야합과정은 공개되거나 정당한 절차가 생략되고 밀실에서 진행되면서 많은 국민들의 저항을 받았다

는 기억이다.

 

"희망자치연대와 민주당경남도당, 민주노동당경남도당, 국민참여당경남도당의 연석회의의 결정에 기초하여 민주노동당 강병기후보

와 무소속의 김두관후보 간의 경선을 통해 야권단일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이 공정하게 공개 되었고 정당한 절차로 진행이 되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으며 절차에 하자 없음을 도민들은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제일 먼저 한나라당 경남지사 예비후보로 등록을 하고 끝까지 당내경선을 주장하던 이방호 전 국회의원의 한나라당 예비후보

직 사퇴과정은 도민들의 일반 상식적 동의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석연하지 않은 소문만 남긴체 밀실야합(密室野合)이라는 의문을 남

기며 사퇴하고 말았다.

그저 소문으로 나도는 이야기는 이방호 예비후보가 윗선의 압력을 이기지 못했다는 이야기나 아니면 어떤 빅딜(Big deal)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성 소문까지 소문만 무성한 가운데 도민들이 납득하고 동의할만 한 해명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나라당 이달곤후보가 TV토론에서 주장하는 야권 단일후보가 당선되어 야3당의 주장과 도의회의 의견이 충돌할 경우에 원만한 도

정의 운영을 걱정하는 문제도 관점의 차이라는 생각이다.

한나라당 이달곤후보의 주장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경우지만 야3당이나 도의회가 진정으로 도민을 위하는 도정운영을 고민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나 하는 경우가 아니하면 서로가 충돌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서로 다른 의견과 주장들을 조정하고 화합하며 진심으로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수용하는 야합(野合)의 능력을 발휘하여 새

로운 개혁의 시대를 열어가는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타당한 민주적 방식인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집행부를 감시 견제하는 의회까지 일당이 독식하여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지자체 통합도 강제하는 일사분란한 현

실에서 도민들이 다시 한번 고민하고 이번 선거에 임애야 할  문제인 것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민주정치의 기본 이념은 다양한 구성원들의 서로 다른 의견이나 주장과  능력을 수용하여 새로운 더 큰 능력을 이루

어 내는 것이다.

결코 북한 김정일 독제체제와 같이 한사람의 능력이나 독선적 사고로 속도전만 주장하고 국민들의 의사가 무시되고 밀어 붙이기식으

로 하는 사회개혁은 우리가 지향하는 민주사회가 아니라는 사실은 이미 과거에 여러번 경험해본 경헙법칙에서 터득한 사실이다.

이제는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독선적 사고나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질 수 있는 위험한 생각은 과감하게 버릴 수 있는 용기도 필요

한 시기가 되었다.

국민들의 능력과 수준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사실을 인정 하고 과거 고무신짝이나 막걸리를 돌리며 선거를

하던 구 시대의 아날로그( Analog)식의 낡은 수법 보다는 진솔한 마음으로 유권자의 손을 잡고 반대의견도 수용하며 야인들도 합할 수 있

는 진정한 야합(野合)을 할만 한 큰 정치인이 필요한 시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