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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by 장복산1 2010. 12. 10.

논어의 선진편(先進篇)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나온다. 정도를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뜻으로, 중용(中庸)이 중요함을 이르는 말이다.

 

중용(中庸)이란 지나치거나 모자라지도 아니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아니한다는 뜻이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인간적 욕심과 도덕적 본성이 함께 내재되어 있어,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인간적 욕심이 없을 수 없으며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도덕적 본성이 없을 수 없는데, 두 마음을 다스리는 이치가 중용이라 했다. 오히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고 했는데 요즘 우리사회는 모두가 너무 차고 넘치는 모양이다.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4대강을 모두 파 해치겠다고 하고 야당은 절대 안 된다고 아우성이다. 국회에서도 여당은 예산안을 법대로 처리하겠다고 하고 야당은 날치기 통과라며 난투극을 벌린다.  서울시장도 서울시의원들이'전면무상 급식 조례안'을 야당 시의원들의 물리적 압력행사에 의해 강제 처리되었다며 밤잠도 이루지 못하고 분하다면서 시의회 출석을 거부했다. 경상남도의회도 무상급식과 어르신 틀니지원 사업 예산삭감 여부를 놓고 예결특위가 밤샘 공방을 이어갔다. 통합 창원시장은 의욕이 차고 넘치는지 시민들 의사도 무시하며 밀어붙이기식 막무가내 행보가 거침없어 보인다.


모두가 너무 잘하려는 과욕 때문이다. 무엇이건 너무 잘 해보려는 욕심이거나 자신의 임기 내에 특별한 일을 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强迫觀念)에 시달리는지도 모른다. 내가 아니라도 세상은 돌아가고 발전한다는 사실은 잊어버리고 모두가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착각을 하는 모양이다. 시대가 바뀌고 세상이 바뀌지만 우리나라의 정치풍토는 변화를 거부한다. 똑 같은 사실도 여와 야가 전혀 다르고 상반된 주장만 한다. 전 세계를 하나로 묶어  버린 인터넷 세상이 이제는 똑똑한 스마트폰 출현으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소통공간의 생태계도 바꾸고 말았다. 


SNS라는 새로운 소통공간이 생기면서 이제는 세상이 복잡해서 극단적으로 이쪽 아니면 저쪽이라고 쉽게 단정할 수 없다. 스마트한 세상을 흑백논리로 보는 건 굉장히 위험한 사고방식이다.  실시간으로 전 세계가 소통하는 융합시대의 시대정신은 수평적인 사고방식이다. 흑백논리는 머리 나쁜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다. 수평적인 사고방식은 균형 감각이 절대적 필요조건이다. 균형감각에 대한 참 좋은 표현 중의 하나로 일본 여류작가 "시오노 나나미"의 표현이 주는 메시지를 우리 모두가 의미 있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균형 감각이란 양극단의 정확한 중간지점에 가만히 서 있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균형감각은 양극단을 오고 가면서 끊임없이 최적 점을 탐색해 나가는 과정이다. 균형감각은 정적인 개념이 아니라 동적인 개념이다. 두개의 선택 중에서 정답은 그 도중에 있게 마련인데 그건 상황에 따라서 역동적으로 바뀐다. 그러므로 그것을 찾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균형을 추구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 이제는 지나치거나 모자라지도 않는 중용(中庸)의 문제를 넘어 최적 점을 향해 균형감각을 찾아 부단히 노력하고 열심히 뛰어야하는 스마트한 세상이다.


제품을 파는 사람이 이윤을 너무 많이 남기면 사는 사람은 그만큼 손해를 보기 마련이다. 내가 너무 똑똑하면 상대가 바보가 되기 마련이고 내가 너무 잘하면 상대가 할 일이 없어진다.  이제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도 너무 잘하겠다는 욕심을 조금만 버리자. 그리고  지방의원들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장들도 너무 잘하겠다는 욕심을 반만 버리자. 다음 세대들이 할 일이 없을 만큼 모두 다 해버리고 너무 잘하면 다음세대가 할 일이 없어진다.  그러면 그도 참 난감한 일이다. 

 

밤새 고통스럽게 고민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평소에 가끔 찾아뵙던 노스님께서 "일은 되도록 돼있는만큼 되는 거다. 혼자 애쓰지 마라." 고 하더라는 이야기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세상사라는게 발버둥친다고 안 될 일이 되는 것도 아니고, 될 일이 안되지도 않는다는 말씀으로 알아 들었다고 한다.  이제 우리도 너무 발버둥치며 자기주장만하지 말고 자신이 다하려고 애쓰지도 말자. 그리고 우리 모두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의 절반만 잘하자.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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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면 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