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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정답 없는 창원시장의 정치적 계산

by 장복산1 2010. 12. 15.

한 동안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라는 말이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난 88 올림픽이 끝난 직후에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에서 인질극을 벌리던 범인들이 TV로 생중계 되는 가운데 한 말이다. 범인은 사회의 불평등에 대한 절규를 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유행어가 되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모습이 모두가 다른 모습같이 똑같은 일이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보거나 똑 같은 사실(fact)도 서로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판단할 수 있다. 그러고 우리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서로 다른 정도의 차이를 감각적으로 계산하고 수용하는 상식이라는 능력도 있다. 하나에 하나를 더하면 둘이라는 것은 수학적인 정답이다. 그러나 하나에 하나를 더하면 둘도 되고 셋도 될 수 있다는 것은 복잡한 사회적 관계망을 유지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 사는 이치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스스로 정한 어떤 법이나 규정으로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일이거나 답이 없는 난제들은 보통 정치적으로 해결하라는 주문을 하기도 한다. 정치적 계산이란 하나에 하나를 더하면 둘도 되고 셋도 될 수 있는 아주 편리한 계산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정치적 계산이라고 할지라도 답이 아무것도 없는 제로(zero)거나 무한대는 답이 아니다. 아무리 정치적 계산이라도 분명히 일정 수준은 서로가 동의할 수 있는 답은 있어야 정치적 해결이라는 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지자체 통합과정에서 지역 국회의원이나 창원시장이 하는 정치적 계산은 전혀 답도 없는 이상한 계산을 하는 것 같아서 지역주민들은 궁금증만 더해 간다. 진해지역 김학송 국회의원은 지난 6,2지방선거를 앞두고 구, 해군교육사령부(구, 육대)부지를 군 관사 460세대를  지어주고 시유지로 양여 받는다는 MOU체결을 주선했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지자체 통합 일성으로 구, 시운학부 터 매각을 서둘러 발표하면서 지역 시민단체와 기자회견을 주고받았다. 창원시장은 구, 시운학부 터의 매각을 반대하며 공영개발을 요구하는 지역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하던 날 즉시 시민단체를 반박하고 비하하는 기자회견을 한 일이 있다.


지역 시민단체를 반박한 창원시장의 기자회견문은 통합 전 해군과 체결한 MOU의 성실한 이행과 업무의 연속성을 주장하며 구, 시운학부 터 매각의 타당성을 주장 했다. 그러나 14일 창원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창원시 내년도 예산인 2조 2,465억 원에는 해군관사 신축 예산은 한 푼도 책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통합 일성으로 창원시장이 구, 시운학부 터 매각을 서둘러 발표한 강한 의지로 군 관사 건립의지도 있어야 구, 교육사 부지를 시유지로 확보하고 통합청사 유치나 진해 서부지역 개발이 가능한 일이라는 계산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아주 쉬운 계산이다.


박완수 창원시장이 국가기관의 예산은 세입과 세출은 엄연히 구분한다는 사실을 모를 이유도 없다. 구, 시운학부 터를 매각하는 것은 세입 예산이고 군 관사 건립을 위한 세출 예산은 당연히 다른 항목으로 내년도 예산에 편성하거나 조건부 특별회계를 편성해야 하는 것이다.

전혀 답이 없는 구, 시운학부 터 매각과 군 관사 건립을 연계하여 주장하는 창원시장의 정치적 계산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어떤 자금조달 계획도 없이 군 관사 건립을 약속하고 MOU 체결을 주선한 김학송 국회의원의 정치적 계산도 답이 없기는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


아무리 정치적 계산으로 하는 말이라도 지역 주민들의 수장이나 국회의원 정도라면 답도 없는 정치적 계산으로 시민들을 속이려고 하거나 시민들이 신뢰할 수 없는 이야기들은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한다. 이제는 스마트폰같이 스마트한 시민들은  정치적 쇼나 정답 없는 정치적 계산 정도는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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