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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깊은산속 옹달샘 하루명상 체험기

by 장복산1 2010. 12. 13.

지난 주말에는 고도원의 아침편지가 운영하는 깊은 산속 옹달샘을 다녀왔다. 그동안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통해서 충청북도 충주에 있는 노은면의 어느 산속에서 명상센터를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하루명상이나 비체명상 또는 꿈꾸는 부부학교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런데 하루명상 체험코스에 초청하는 행사에 초대장을 받았다.

 

마침 나는 지난해부터 우연한 기회에 시민운동을 한답시고 이런저런 문제에 시비를 걸면서 자신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을 만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자신의 기준과 잣대로 간섭하는 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나도 모르게 어느 사이에 자신이 마치 무슨 투사라도 된 양 용감하게 수시로 창원시청 브리핑 룸을 찾아가 기자회견도 하고 신문에 기고문도 쓰기가 일수다. 마치 싸움닭이라도 된 것 같이 참견할 일이건 아니건 두루 참견을 하면서 주위에 시비를 걸다보니 차츰  주변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를 떠나고 있다는 느낌이다. 자신을 한번쯤 돌아보고 쉬어갈 필요를 느끼던 터라 하루명상 프로그램이 나에게는 무척 반가운 기회다.


새벽 4시에 일어나 5시에 출발해서 충주휴게소에 들려 아침을 먹고 주위를 살피니 휴게소 뒤편에는 아직 녹다 남은 잔설들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진해에서는 느끼지 못하던 추운 겨울이 이미 온 모양이다. 산길을 굽이돌아 올라가는 길에는 아직도 추워서 미처 녹지 못한 눈들이 나를 반긴다. 충주 문성 자연휴양림을 지나자 눈이 발목을 잡고 있는 옹달샘 대형버스가 옹달샘입구 안내판을 걸머지고 나를 기다리는 모양이다.


주차장을 지나 미끄러운 눈길에 겁을 먹고 엉거주춤한 어정걸음을 걸으며 작은 나무다리를 건너서 오르는 오솔길은 깊은 산속 옹달샘을 찾아 오르는 느낌을 나에게 넉넉히 안겨준다. 작은 언덕을 오르자 “꿈은 이루어진다.”는 안내문과 함께 깊은 산속 옹달샘을 개척하고 만든 손길들의 이름들을 빨간 벽돌에 새긴 벽간판이 이채롭다. 예상보다 일찍 도착해서 아직은 이른 아침이라 나는 인기척이 뜸한 주변을 돌면서 주변경관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접수와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깊은 산속 옹달샘이 처음 자리를 잡으며 세웠다는 첫 문에서 고도원님이 안내하는 걷기명상을 시작했다. 모두가 한 줄로 이어 서서 아주 느리고 느린 걸음으로 산길을 오른다. 얼마를 지나자 크게 징이 한번 울리면 모두가 잠시 걸음을 멈추며 산에는 고요가 찾아 든다. 정적(靜寂)이 온 몸을 감싸며 멀고 가까운 바람소리 새소리가 들린다. 세상을 살면서 힘들고 어려웠던 모든 짐들을 산길에 버리고 모두를 용서하고 사랑하는 마음만 가지고 가라는 걷기명상의 깊은 뜻을 모두 받아드리기에 아직은 내가 너무 작은 그릇인지 모르겠다.


점심식사를 하다가도 종이 한번 울리면 모두가 그대로 멈추는 짧은 순간의 고요와 정적이 흐른다. 그 짧은 순간에 마치 자신의 기나긴 삶의 여정이 빠르게 뇌리를 스치는 느낌이다. 오수명상이나 향기명상 그리고 춤 명상을 경험하면서 인간의 영육(靈肉)이 각기 다른 영역에서 나를 지배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평소 이해하기 힘든 느낌도 든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라는 전자메일 하나를 매개로 서로 소통하면서 이렇게 큰 힘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마음과 마음이 통하고 가슴과 가슴이 소통한 결과일 것이다.


사람들이 누구나 가슴에 응어리진 모든 미움과 원망을 비우고 용서와 사랑으로 뜨거운 가슴을 채운다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미움과 용서들을 깊은 산속 옹달샘 여기저기에 버리고 간 흔적들이 보인다. 욕심과 미움을 버리고 용서하는 마음이 벽돌 한 장을 쌓고 나무 한그루를 심었을 것이다.


영육이 혼란스럽던 하루의 피로감을 느끼며 수원에 있는 아들집에 도착하자마자 잠에  취해 버렸다. 하루 밤을 자고 진해로 돌아오는 귀향길은 유난히 정신이 맑아진 느낌을 느끼며 승용차의 주행속도를 알리는 계기가 이상하게 시속 100km 속도를 넘지 않으면서 편안한 마음의 여유를 느끼고 있었다. 이유 없이 남의 일에 참견하고 정의와 자유, 선과 진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원칙과 상식을 오로지 자신의 잣대와 기준에 맞추어 남을 비판하는 일로 일관하던 스스로를 다시 돌아본다.

과연 내가 오직 자신의 잣대와 기준으로 비판하는 사람의 위치에 있었다면 나는 얼마나 잘할 수 있을까? 

 

                            깊은 산속 옹달샘을 들어가는 입구에서 만난 잔설들의 모습이다.

                                       옹달샘 입구에는 충주 문성자연휴양림이 먼저 길손을 맞는다.

                                    옹달샘 버스가 눈길에 발이 묶인체 웅달샘 입구를 안내한다.

                                                    온달샘을 오르는 오솔길이다.

                                   오솔길을 지나 담벼락에 세겨진 이름들이 유난히 아름다워 보인다.

                                

 

 

 

 

 

                                    갇기명상이 시작되는 첫문입구의 모습이다.

 

 

                               아직도 깊은 산속 옹달샘의 역사는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