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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용역공화국, 창원시의 참 이상한 조사용역

by 장복산1 2011. 6. 15.

보도에 의하면 박완수 창원시장은 지난 2월 28일 간부회의에서 "앞으로는 용역비 산출 때 그 근거를 명확히 해서 올리도록 하라"면서 "정부 단가 기준이다, 전체 사업비를 고려한 것이다 등의 근거는 나로서는 수긍이 안 된다. 예를 들면 전체 공사비가 100억 원이니, 용역비는 10분의 1인 10억 원, 뭐 이런 식인데 무책임하지 않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 한다  창원시가 지난 4월 19일 밝힌 제도 도입 요지는 용역실명제로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내용의 불필요한 용역 남발을 막고, 용역 결과를 있는 그대로 공개하겠다는 것이었다.


원래 용역이란, 물질적 재화의 형태를 취하지 아니하고 생산과 소비에 필요한 노무를 제공하는 일을 말한다. 우리나라 고유어로 ‘품’이라고도 하고, 청소용역, 경비용역, 경호용역, 용역서비스 등이 있을 수 있는데 최근에는 연구용역이라는 것이 공직사회에 유행하면서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연구용역이나 타당성 조사용역의 남발로 인하여 예산 낭비적 요소가 강했던 것도 사실이다.


연구용역은 공직사회에서 특정 사업을 추진하기 전에 그 타당성이나 근거가 될 자료들을 미리 전문기관에 의뢰해서 점검함으로 시행착오를 줄이자는 목적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담당 공무원이 자칫 자신의 주관적 판단이나 오직 공직의 경험을 바탕으로 특정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기 보다는 외부 전문기관의 객관적 시각을 담보하기 위해서도 절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원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연구용역이 남발되면서 심지어는 공무원들이 자신이 할 일들을 연구용역이라는 명분으로 외부에 용역을 발주하면서 예산을 낭비하거나 지자체들이 결론부터 정해놓고 구색 맞추기로 갈라주기 식 용역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발주기관의 요구에 맞춰 부풀리기를 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하고, 용역을 하는 단계에서부터 사전에 짜 맞추기를 하다 보니 용역비도 과다 산정되거나 전체 사업도 부실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다.


창원시청 홈페이지에는 창원시장의 공약사항이행 내용을 알아볼 수 있는 ‘약속과 실천’이라는 항목이 있다. 창원시장의 공약 중에는 진해구 전통시장 활성화 추진을 약속하고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용역을 2011년 2월경 실시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으니 나 같이 전통시장에서 어렵게 장사를 하는 처지에서는 무척 반가운 일이고 기대되는 일이다. 그러나 창원시의 참 이상한 진해 전통시장 활성화구역 지정을 위한 타당성 조사용역발주를 나는 이해할 수 없다.


며칠 전 (사)한국습지학회 부설연구소 소장이라는 분이 진해지역 전통시장 활성화구역 지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실시한다고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 전혀 생소한 습지학회라는 문구가 좀 의아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창원시에서 4천만 원의 용역을 발주한다면 당연히 공개입찰을 진행했을 것이고 공개입찰에는 규정에 따른 응찰자격을 규정했을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용역을 수행하는 업체가 이미 용역결과에 대한 성과를 예측하고 성공을 자신하지 못하면서 국가의 예산을 낭비하는 조사용역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통시장의 상권 활성화지역은 전국에 한정적으로 지정을 하는데 이미 지난 5월 말경 창원시 마산 창동 오동동지역이 상권 활성화지역으로 지정이 되었기 때문에 같은 창원시의 진해전통시장 활성화구역지정은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이미 결론이 난 사실을 창원시장은 무슨 이유로 4천만 원의 예산을 낭비하면서 조사용역을 진행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단지 창원시장의 공약이행을 위한 생색내기 조사용역이라면 아까운 예산만 낭비하지 말고 당장 중단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중앙시장은 실제 진해주민들이 인식하는 중앙시장의 개념과 중앙시장의 전통시장업무를 수행하는 중앙시장번영회라는 상인조직이 다른 구조적 모순 때문에 특정지역에만 국가 예산이 집중 투자되는 문제가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나는 지난 9월에 서부상권 전역을 아우를 수 있는 상인조직을 위해서 ‘진해 서부상권 활성화추진위원회’를 창립하였다.


그런데 (사)한국습지학회 부설연구소장은 담당공무원이 ‘아무도 만나지 말고 꼭 중앙시장번영회장만 만나서 의논하고 중앙시장번영회를 중심으로 상권 활성화구역 조사용역을 수행하라’는 지침을 주었다는 이야기를 나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의문은 아직도 풀리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지침을 내린 공무원이 누군지 너무 궁금해서 나는 진해 상권 활성화구역 조사용역 계약서와 과업지시서의 정보공개를 청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