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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안철수의 욕심

by 장복산1 2011. 9. 10.

안철수가 연출한

            5일간의 드라마

안철수 5일간의 극적인 드라마가 기존 정치권의 해묵은 이념논쟁에 월드컵 4강신화후 최대의 감동을 주고 막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오늘도 전하는 뉴스마다 머리기사는 여야, `곽노현 교육감 구속' 놓고 견해차라는 제목을 뉴스의 헤드카피로 장식하고 있습니다. 물론 사람은 누구나 서로 다른 관점을 인정하고 판단하는 기준이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은 상식입니다.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부패진보'와 `위선진보'의 상징이 된 곽 교육감은 더는 선의라는 궤변으로 국민을 농락하지 말고 거짓 변명을 참회하고 석고대죄 해야 마땅하다"면서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의도적으로 피의사실을 공표하며 `마녀사냥'하는 검찰의 행태에 법원이 박자를 맞춘 셈"이라며 "곽 교육감에게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가 주어져야 하는데도 법원이 피의자의 기본적 권리를 빼앗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정말 국민을 헷갈리게 하는 논평들만 내고 있습니다. 무엇이 참인지 무엇이 잘못인지 하는 문제는 이미 논쟁의 중심에 없습니다.


억지와 욕심으로 가득찬 세상

모든 일들이 무조건 자기 생각과 같아야 하고 자기편에 유리하게 해석하고 자기와 다른 사람은 적이라는 논리는 억지입니다. 그리고 욕심일 뿐입니다. 신은 무슨 이유로 인간이 평생 욕심의 굴레를 쓰고 세상을 살도록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욕심이 없다면 새로움에 도전하지 못합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사람이 욕심이 없다면 자신의 능력을 초월하는 큰 힘을 발휘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은 욕심이 없다면 계속 진화하고 발전하지도 못합니다. 아마 사람의 욕심은 신이 준 최고의 선물이자 인간에게 내린 축복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욕심을 내려놓을 때 내려놓지 못하는 미련함이 인간의 한계인 모양입니다. 정치9단인 3김도 절대하지 못하던 모습을 안철수는 이번에 스스럼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 50%가 5%에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를 보여 주고 그는 더 큰 세상을 얻었습니다. 안철수 신드롬이라는 큰 세상을 열었습니다. 단 5일 만에 혼자서 국민들에게 월드컵4강신화후 최대의 감동을 준 드라마를 안철수가 연출 했습니다.


정체되고 역행하는 보수나 진보를 앞세워 뭔가를 강요하는 정치권에 이미 국민들은 지쳐 있습니다. 안철수는 전혀 정치인의 흉내를 내지 않았지만 가장 효율적인 정치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한없는 욕심과 권모술수로 얼룩진 정치판에 안철수의 절제된 욕심은 새로운 입맛으로 유권자들을 유혹했던 것입니다.

 

특별한 인연으로 기억하는 안철수 교수

지난 1990년대 초로 기억을 합니다. 내가 진해컴퓨터랜드라는 삼성컴퓨터 대리점 사업을 막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일입니다. 당시만 해도 컴퓨터를 판매하려면 우선 컴퓨터 사용방법을 가르치는 일이 우선하던 시절입니다. 컴퓨터 매장 뒤편에 20석 규모의 무료컴퓨터교실을 운영하면서 강의를 하던 시절에 안철수 교수가 진해 해의원에 군의관으로 근무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 때 처음 컴퓨터 바이러스라는 것이 컴퓨터 사용자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안철수 교수가 V-3백신을 개발해서 무료로 보급하던 시절입니다. 당연히 컴퓨터를 조금이라도 할 줄 아는 사람들은 안철수라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가기 마련이라 우리 매장의 무료컴퓨터교실에 초청강의를 하기로 했습니다. 안철수 교수는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기꺼히 진해컴퓨터랜드 강의실에서 무료강의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안철수 교수는 별로 말이 없었고 수줍음이 많은 해군의 초급장교 모습으로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안철수 교수에게 지금도 정말 고맙고 감사했던 기억은 남아 있는데 무료강의를 끝내고 차 한잔 대접한 기억도 없고 술 한 잔 대접한 기억도 없습니다. 그냥 해군초급장교에게 강의를 부탁했고 좁은 강의실에 사람들이 꽉 차게 모였던 기억만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강의를 끝내고 안철수 교수와 언제 어덯게 해어졌는지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 당시는 안철수라는 사람이 이렇게 대한민국을 뒤 흔들고 월드컵 4강신화후 최대의 국민적 감동을 주는 5일간의 드라마를 연출할 사람이라는 짐작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얼굴이 빨간색으로 자주 변하며 수줍음이 많던 해군 초급장교의 기억만 남아 있습니다. 지금도 나는 안철수 교수와 특별했던 인연과 감사한 마음을 고이간직하고 있습니다.               

 

지방정부도 안철수 욕심 배우길
내일이 지나면 모래는 추석입니다. 지역 정치인들도 이번 추석에는 지역을 살피고 주민들의 새로운 입맛을 찾아보기 바랍니다. 나는 지난 8일 경남도민일보에 경남대학교 유장근 교수가 기고한 ‘박시장은 마산과 진해가 보이지 않는가’ 라는 글을 지역 정치인들이 곰곰이 새기며 읽어 보기를 권합니다.


거칠게 말하면 두 도시가 발전시킨 역사성과 중심성을 해체하고 자원을 흡입하면서 옛 창원시를 배부르게 하는 작업인 셈이다. 그렇지 않아도 옛 창원시는 경남의 수부도시로서 넘칠 정도로 각종 혜택을 받으면서 성장한 도시이다.


우리는 통합 이후 대규모 공공시설물 신설을 통해 갈수록 중앙집권적이고 권위적인 도시로 만들고자 노력하는 박 시장의 정치적 의도를 궁금하게 여긴다. 마산과 진해의 상실감과 소외감을 보듬으며 통합 정책을 펼치기 바란다. 분권과 민주는 자치정부에서도 근본적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이자 역사적 대세이기 때문이다.


추석이 지나면 정치적으로는 기존정치인들이 내년에 코 앞으로 다가온 총선이나 대선에만 올인하는 작은 욕심을 버리기 바랍니다. 더 큰세상과 국민을 위해서 담대하고 용기있는 진정한 욕심을 내기바랍니다. 그리고 지방자치정부도 박완수 창원시장은 지자체 통합으로 인한 진해, 마산 주민들의 상실감과 소외감을 보듬고 창원중심적인 욕심을 버리는 용기와 안철수의 진정한 욕심을 꼭 배우기 바랍니다.  더 큰 세상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