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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창원지역 시의원들의 참 치사한 '꼼수'

by 장복산1 2011. 12. 23.

요즘 '나는 꼼수다'가 인기 절정입니다. '나는 꼼수다'는 2011년 4월 27일에 첫 방송을 한 이후로, 매주 1회씩 업데이트 되고 있고, 지난 12월 18일 32회가 팟케스트(Pod Cast)에 올라왔습니다. 이어서 19일에는 32회 호외 2호도 올라와 있군요.

 

김어준의 '쫄지마 ㅅㅂ' 정신, 정봉주의 깔때기, 주진우의 어리숙한 말투에 숨긴 독기, 김용민의 편집과 성대모사가 적절하게 어우러져 청취자로 하여금 재미를 느끼게 하는 모양입니다. 그렇게 나꼼수는 정치적으로 무관심했던 국민들을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시켰습니다. 기존의 언론들이 제역할을 했었다면 나꼼수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러나 원래 '꼼수'란 시시하고 치사한 수단이나 방법을 말합니다. 꼼수의 ‘수’는 한자어 ‘수(數)’가 아니라 ‘어떤 일을 해결하거나 처리하는 방법이나 도리’를 가리키는 순우리말입니다. ‘꼼수’는 ‘수’ 가운데에서도 수준이 낮고 치졸한 수를 이르는 말로, 흔히 소인배나 사기꾼이 사용하는 비겁하고 사기성이 농후한 일 처리 방법을 말합니다. 이 말은 ‘꼼수를 쓰다’의 형식으로 많이 쓰이는데 이번에 창원시 의회에서 창원지역 시의원들이 보여준 행태는 영락 없는 이런 꼼수를 쓴 것이 분명합니다.

 

내가 창원지역 시의원들의 행태를 '꼼수' 로 보는 이유와 문제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창원시의회의 올해 마지막 본회의가 욕설과 몸싸움으로 끝났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고 합니다. 통합 창원시의 새 청사 소재지 선정을 둘러싼 출신 지역별 시의원들 간 갈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하지만 '난장판 국회'를 그대로 답습히고 말았습니다.

 

내년도 예산안과 올해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조차 내팽개친 시의원들의 행태는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통합 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할 판에 만나면 싸우기만 하니 의식있는 시민들이라면 당연히 통합 창원시의회에 대한 실망이 크기 마련입니다.

 

창원시의회는 지난 11월 4일 임시회에서도 ‘통합 청사 소재지 조기 결정’ 및 ‘통합 창원시 분리 촉구 결의안’ 을 동시에 의결했습니다. 창원시 의회는 통합청사 위치를 조기 결정하자면서, 한편으로는 통합시를 분리하자는 모순적인 주장을 하는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의사결정을 했습니다. 이런문제도 사실은 속을 드려다 보면 마산지역 출신 시의원들이 조기에 통합청사 소재지 결정을 하자는 생각에 창원지역 출신 시의원들이 어기장을 놓는다고 통합시 분리안을 상정하고 일부 진해지역 출신 시의원들이 동조한 내용입니다.

 

 

이번에도 마산지역 의원들이 제출한 '창원시 3대 중요시설 지역안배 결정 촉구결의안'이 상정되는 것을 창원지역 시의원들이 막기 위해서 신성한 의회에서 상식도 없고 치사한 충돌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이 결의안은 통합청사를 마산지역에, 야구장을 진해지역에, 상징물을 창원지역에 만들자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 창원지역 의원들은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통합청사 위치 결정시기를 논의하고, 지역주민과 시민단체 의견을 수렴하며, 통합청사 용역결과를 심사하자고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해놨다고 합니다.

 

창원지역 의원들은 마산지역 의원들이 결의안을 접수 취소하면 그들도 같이 취소하겠다는 입장이라니 이는 정말 ‘꼼수’ 가운데에서도 가장 수준이 낮고 치졸한 꼼수를 쓰는 것이 분명합니다. 말은 그럴 듯 하게 특별위원회니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니 하지만 창원지역 시의원들이 '꼼수'를 쓴다는 사실은 통추위 결정과 지자체 통합정신을 무시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각각 독립된 지자체인 진해·마산·창원의 3개 시가 통합되는 과정에서 주민 의사를 반영하지 않은 채 반강제적으로 이루어진 데서 태생적 모순이 있습니다.

 

아무리 기형으로 태어난 지자체 통합이라고 하지만 통합을 하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주민의사를 반영하기 위한 수단으로 운영했던 '통합준비위원회'의 결정마저 무시하려는 창원지역 시의원들의 놀부같은 욕심이 문제의 발단이 되고 있습니다. 비록 국가권력이 개입된 반강제통합이라고 하지만 통합시 명칭이나 통합시 청사 소재지문제에 대한 통추위의결이 달랐다면 지자체 통합과정의 상황도 달라졌을 것이 분명합니다.

 

통합시 명칭도 창원시로 하고 통합시 청사도 진해·마산·창원 중에서 18개월의 용역을 거쳐서 결정한다거나 다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해서 결정할 것이라는 의결을 했다는 사실을 가정해 봅니다. 과연 시의회 의결로 지자체 통합을 의결하고 소급입법으로 통합을 추인하는 국가권력이 개입된 강제 지자체통합이 가능했을까 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통합시 청사소재지 제1순위는 진해 (구)육대부지와 마산 종합운동장 부지라는 사실은 어떤 명분이나 방법으로도 바꿀 수 없는 지자체 통합의 최고순위에 있는 조건입니다. 또한 진해·마산·창원의 3개 지자체 주민들이 지자체통합의 상징으로 합의한 절대적 가치입니다. 이와 같이 지자체통합과정에서 주민들이 가장중요하게 합의한 내용마저 무시하는 창원지역 시의원들의 처사는 참 치사한 꼼수가 분명합니다. 

 

그리고 지자체통합의 절대적 가치기준인 시너지효과나 균형발전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는 접어두고 오직 시의원 자신들의 정치적 꼼수로 창원당, 마산당, 진해당 시의원으로 분당해서 소지역주의에 매달린다면 창원시의회는 의회의 기능마저 상실하고 시민들로부터 외면받을 것은 자명합니다. 통합청사 소재지만큼은 창원지역은 한 발 물러서서 이야기해야 하고 만약 청사 리모델링을 한다고 해도 (구)진해, 마산시청사 리모델링을 우선해야 합니다. 창원지역 시의원들의 참 치사한 '꼼수'가 시민들의 눈에 빤히 보입니다. 

 

   □아래는 경남도민일보 동영상입니다. (화면을 클릭하면 됩니다.)

          ※ 아래 링크를 따라가시면 KBS 창원뉴스에서 좀 더 자세한 충돌상황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changwon.kbs.co.kr/news/news_01_01.html?find_date=201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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